심하보 목사
심하보 목사 ©노형구 기자

은평제일교회 원로 심하보 목사는 지난해 8월 은퇴 당시 교회에서 준 위로금을 반납했다. 그는 “그것을 받게 되면 저의 봉사와 하늘나라에 심은 상급은 헛것이 된다”고 밝혔다. 이 위로금은 심하보 목사가 은평제일교회의 개척 초기부터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은 지난 20년 간 반려했던 사례비를 교인들이 모아 그에게 지급한 것이었다.

심하보 목사와 은평제일교회는 은퇴 직전 3년 동안 동사목사로서 섬겨온 이예경 목사(ANI선교회 대표)를 이 교회 담임목사로 위임했다. 심 목사 자신이 총회장으로 있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예장총회는 은퇴규정을 따로 규정하지 않았다.

심 목사의 이른 은퇴결심은 현재 그가 겪고 있는 기억력 장애 때문이다. 심 목사는 지난 2021년 9월 코로나19 감염으로 30일 동안 혼수상태로 있었다. 그는 “당시 교회 당회에선 저의 장례예배까지 준비할 정도로 저는 사경을 헤매었다”며 “그러나 은평제일교회 등 유튜브를 통해 제 소식이 알려지면서 교회와 전국 각지 성도들이 중보기도를 해주셨고, 그 덕택에 저는 살아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한 교회 집사님이 내게 인사를 했는데 이름과 얼굴을 알아보지 못했다”며 “양 99마리를 놔두고 잃은 양 한 마리를 찾으러 나간 예수 그리스도는 양의 이름을 아셨는데, 목자인 목회자가 양의 이름과 얼굴을 모르면 선한 목자가 될 수 없다”고 은퇴이유를 전했다.

코로나19 국면 당시, 심하보 목사는 교회에 대한 정부 방역지침의 부당성을 앞장서 제기했다. 지난 2021년 8월 1일, 그를 비롯해 은평제일교회 교인들은 방호복을 입고 주일예배를 드려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앞서 그해 7월 중순 이 교회에선 방역당국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이유로 내린 예배 인원제한 조치인 ‘집합인원 20명 미만’·‘예배당 수용인원의 10%’를 초과한 200명이 모여 예배를 드렸다가 운영중단 처분을 받았다. 이에 반발한 심하보 목사와 교회 측은 운영중단 처분의 취소소송을 법원에 제기했고, 한국교회 사상 첫 번째로 승소판결을 얻어내기도 했다.

[인터뷰] 은평제일교회 심하보 목사
오른쪽은 코로나19 감염으로 입원했을 당시 폐의 모습. 왼쪽은 코로나19 감염으로부터 치유된 폐의 모습. ©심하보 목사 제공

팬데믹 당시 방역당국의 예배인원 제한조치의 부당성에 대해 다투면서 코로나19 감염으로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 극적으로 살아난 심하보 목사. 심 목사는 “하나님이 주신 남은 인생을 마약 중독으로 죽어가는 양들을 구출하고자 결심했다”고 했다.

현재 그는 (사)한국청소년마약예방운동본부 이사장을 맡으면서 마약 및 약물 오남용 예방교육에 투신하고 있다. 서울시로부터 사단법인 설립 승인을 받은 이 단체는 지난달 22일 ‘2024 청소년 마약 예방 출정식’을 개최했다.

심 목사는 “지난 2022년 적발된 마약사범은 1만 8천명이었다. 인구 10만 명당 입건된 마약사범 수가 26명에 달해 국제적인 마약청정국가인 20명의 기준을 넘는다”며 “대한민국은 더 이상 마약 청정국이 아니”라고 했다.

이어 “마약에 한 번도 손대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마약한 사람은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마약 단약은 굉장히 어렵다”며 “마약예방은 교회부흥 여부와도 직결된다. 교회도 마약사각지대일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심하보 목사가 이끄는 (사)한국청소년마약예방운동본부는 올해 새 학기부터 전국 교회와 초·중·고등학교에 공문을 보내 이 단체가 주관하는 강연을 신청 받을 예정이다. 심 목사가 오프닝 메시지를 전하고, 이어 마약예방 관련 전문강사진들이 마약예방강의를 전한다.

심 목사는 “강의를 통해 자라나는 다음세대들이 애초부터 마약에 손대지 못하도록 하는 예방이 필수”라며 “이를 위해 아이들에게 마약의 위험성을 알리는 언어 백신을 접종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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