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증세법 시행령 개정, 해외 선교에 어떤 영향 미칠까?

세무·법률·선교 현장 관점서 한국교회 대응 방안 모색 토론회 열려
‘선교비 증여세 대응 정책 토론회’가 CTS기독교TV 사옥 11층 컨벤션홀에서 개최됐다. 참석자들이 단체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 ©다니엘 최 기자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개정이 한국교회의 해외 선교비 송금과 선교 재정 운영에 미칠 영향을 진단하고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선교비 증여세 대응 정책 토론회’가 11일 오전 CTS기독교TV 사옥 11층 컨벤션홀에서 개최됐다. 이번 토론회는 CTS문화재단 노량진정책연구원이 주최하고 CTS기독교TV가 후원했으며, ‘상속세 시행령이 한국교회 선교에 미칠 영향, 해외 선교 송금, 무엇이 달라지고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주제로 진행됐다.

토론회에서는 김영근 회계사가 ‘법령의 실제에 대한 분석’을 주제로 첫 번째 발제를 맡았다. 이어 권순철 변호사가 ‘상증세법 시행령의 법률적 검토’를 주제로 법률적 쟁점을 짚었고, 김찬곤 목사가 ‘한국 선교에 미칠 영향’을 주제로 선교 현장의 우려와 과제를 제시했다.

김영근 회계사가 ‘법령의 실제에 대한 분석’이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다니엘 최 기자

김영근 회계사는 발제에서 2026년 2월 27일 개정된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의 주요 내용을 분석했다. 그는 이번 개정으로 종교 공익사업의 주체가 ‘거주자 또는 비영리내국법인’으로 제한되고, 해외 종교단체와 해외 선교단체에 대한 지원이 기존보다 엄격한 세무 판단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내 교회가 해외 교회나 현지 선교단체, 선교사 개인에게 재정을 지원할 경우 수령 주체와 사용 목적, 증빙 자료에 따라 증여세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 회계사는 해외 선교비 지출이 모두 금지되는 것은 아니지만, 기존의 관행적 송금 방식으로는 세무 리스크를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교회가 선교비를 집행할 때 정기 사례비, 선교사 생활비, 자녀교육비, 교통비, 숙박비, 교회 사역비, 구제비, 장비 구입비 등 지출 항목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송금 목적과 수령자, 실제 사용 내역, 영수증과 보고서 등 사후 증빙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순철 변호사가 ‘상증세법 시행령의 법률적 검토’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다니엘 최 기자

두 번째 발제에 나선 권순철 변호사는 상증세법 시행령 개정의 법률적 쟁점을 검토했다. 권 변호사는 이번 개정이 대법원 판결 이후 정부가 시행령을 통해 해외 공익사업 지원 범위를 조정한 데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종교단체의 해외 선교와 구호 활동이 단순한 재산 이전이 아니라 종교 활동과 공익 목적 사업의 연장선에 있는 만큼, 이를 일반적인 증여와 동일하게 판단하는 데에는 법률적 논쟁의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권 변호사는 특히 종교의 자유, 평등 원칙, 조세법률주의, 위임입법의 한계, 과잉금지원칙 등을 주요 쟁점으로 제시했다. 시행령 개정이 법률의 위임 범위를 넘어 해외 선교비 지원을 지나치게 제한할 경우 헌법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불법적인 해외 자금 은닉이나 세무 회피는 엄격히 차단해야 하지만, 투명하게 진행되는 해외 선교와 구호 활동에 대해서는 조세 지원을 유지할 수 있는 명확한 제도적 기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찬곤 목사가 ‘한국 선교에 미칠 영향’을 주제로 발제했다. ©다니엘 최 기자

세 번째 발제를 맡은 김찬곤 목사는 이번 시행령 개정이 한국교회의 선교 현장에 미칠 영향을 중심으로 발표했다. 김 목사는 한국교회가 오랫동안 해외 선교사와 현지 교회, 학교, 병원, 구호 사역 등을 지원해 왔다며, 선교비 송금에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현지 사역자와 선교지 공동체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목사는 이번 사안을 단순히 세금 문제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외 선교비 송금은 단순한 재정 이전이 아니라 복음을 전하고 영혼을 섬기기 위한 사역의 통로라며, 한국교회가 제도 변화에 대응하되 선교의 본질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재정 지원 중심의 선교를 넘어 현지 교회와 동역하는 선교, 함께 배우고 세워가는 동반자적 선교로 나아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토론회에서는 한국교회가 변화된 제도 환경 속에서 해외 선교 사역을 지속하기 위해 내부 회계 기준과 사후관리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모아졌다. 해외 선교비 집행 과정에서 송금 목적을 명확히 하고, 수령 기관의 성격과 사용 내역을 기록하며, 필요한 경우 교단과 선교단체 차원의 공동 대응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미국과 영국 등 해외 사례도 참고점으로 제시됐다. 이들 국가는 해외 단체에 재정을 지원할 때 자금 사용에 대한 통제권, 사후 보고, 집행 내역 확인 등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한국교회 역시 선교 재정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면서도, 선교 사역이 위축되지 않도록 현실적인 제도 개선과 행정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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