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하바롭스크에서 체포되어 수감 중인 한국인 박태연 선교사가 러시아 검찰로부터 새로운 혐의를 입증하려는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순교자의소리(한국VOM, 대표 현숙 폴리)’는 러시아 검찰이 박 선교사가 자신과 함께 지내던 어린이들에게 기도를 ‘강요했다’는 주장을 재판에서 제기할 예정이라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30일 밝혔다. 나아가 검찰은 이른바 ‘강요된’ 종교 행위가 어린이들에게 미친 심리적 영향을 증언하기 위해 정신과 전문의를 증인으로 소환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현숙 폴리 대표는 이러한 러시아 당국의 대응이 개신교 활동을 억압하기 위해 흔히 사용하는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러시아 당국은 찬송, 기도, 헌금, 설교 등의 활동이 참여자를 심리적으로 취약하게 만들어 세뇌하기 위한 목적으로 계획되었다고 주장한다”며 “이들은 이러한 활동이 전통적인 러시아 사회에 반하는 가치관을 받아들이게 만드는 심리적 압력이라고 몰아세운다”고 설명했다.
박 선교사는 현재 3건의 이민 관련 혐의를 받고 있으며, 유죄 판결 시 최대 17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당초 5월로 예정되었던 재판은 7월 초로 연기된 상태다. 박 선교사는 현재 하바롭스크의 외국인 임시 구금 시설에 수감 중이며, 구금 기간은 7월 16일까지 연장됐다.
현숙 폴리 대표는 이번 재판 연기의 배경에 또 다른 의도가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러시아 당국이 박 선교사 사건을 기회 삼아 향후 ‘러시아 복음주의 신앙(오순절) 기독교인 연합’ 등 특정 교단을 겨냥한 법적 조치를 취하기 위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2025년 7월 개정된 러시아의 ‘극단주의 단체 지정 관련 법안’이 기독교계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현숙 폴리 대표는 “개정안에 따르면 단체 구성원 중 단 한 명이라도 법원에서 극단주의 활동자로 인정되면 해당 단체 전체가 극단주의 단체로 규정될 수 있다”며 “러시아에서는 자신의 종교만이 참된 신앙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극단주의자로 규정되는 기준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고 경고했다.
변호인단은 검찰 측의 모든 증언에 강력히 이의를 제기할 방침이다. 현숙 폴리 대표는 “박 선교사가 지난 33년간 러시아에서 헌신적으로 봉사해 온 세월이 그의 진실한 성품을 증명한다”며 “선교사를 해하려는 모든 증언은 사실무근임이 밝혀질 것”이라고 신뢰를 표했다.
한편, 한국VOM은 박 선교사의 석방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전개해 왔으며, 지난 4월 현숙 폴리 대표와 에릭 폴리 CEO는 서울 주재 러시아 대사관에 탄원서를 전달한 바 있다. 탄원서 사본은 한국 외교부와 유엔(UN) 자의적 구금 실무 그룹에도 제출됐다.
박 선교사는 70세 은퇴를 일주일 앞둔 지난 1월 15일 체포되었으며, 러시아 당국이 부과한 비자 관련 벌금 또한 구금으로 인한 체류 기간 위반이 원인이 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