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앞 1만명 “민법 개정안, 종교 자유 침해 위헌적 악법”

사회
사회일반
노형구 기자
hgroh@cdaily.co.kr
  •   
종교법인해산법반대대책위 주관으로 기자회견 및 국민대회 열려
단체사진 촬영이 이뤄지는 모습. ©노형구 기자

종교법인해산법 반대대책위원회(대표 김승규 장로, 이하 종반위)는 1일 서울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기자회견과 국민대회를 열고, 최혁진 무소속 의원이 대표발의한 민법 일부개정법률안의 즉각 철회를 촉구했다. 이번 행사는 조배숙 국회의원실이 주최했고 종반위가 주관했다. 이날 주최 측 추산 1만 여명이 모였다. 역대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열린 기자회견 중 최다 인원 참여라고 한다.

종반위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민법 일부개정법률안을 “헌법이 보장한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반헌법적 악법”으로 규정하고 즉각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해당 개정안은 영장 없는 검사와 감독, 정교분리 위반이나 정치 개입을 이유로 한 법인 해산, 잔여재산의 국고 귀속 등을 규정하고 있다”며 “이는 헌법상 영장주의와 재산권 보장, 과잉금지 원칙을 위반할 소지가 크다”고 주장했다.

또 “법안이 특정 종교를 겨냥한 ‘통일교·신천지 방지법’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모든 종교법인과 비영리 단체에 적용될 수 있다”며 “정권의 판단에 따라 종교단체를 해산시키고 재산을 몰수할 수 있는 위험한 구조를 담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종반위는 “행정청이 사법 절차 없이 종교법인을 조사하고 해산까지 명령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법치주의 원칙에 반한다”며 “종교를 자유 영역이 아닌 행정 통제 영역으로 편입시키려는 시도”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교분리 개념이 일제강점기 왜곡된 형태로 도입된 측면이 있음에도 이를 근거로 종교의 사회 참여를 제한하려는 것은 본래 취지를 벗어난 것”이라며 “종교의 공적 발언과 사회적 역할까지 제약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해당 법안이 시행될 경우 종교계 전반에 대한 광범위한 통제가 가능해지고, 국가 권력에 비판적인 종교 활동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며 “이는 종교의 자유뿐 아니라 표현의 자유와 결사의 자유까지 침해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종반위는 이어 ▲민법 개정안 즉각 철회 ▲발의 의원들에 대한 책임 촉구 ▲종교 자유 침해 입법 중단 등을 요구하며 “법안이 강행될 경우 강력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악법대응본부 사무총장 최광희 목사가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노형구 기자

이날 자유발언에서는 개정안의 위헌성과 위험성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조배숙 의원은 “정교분리는 국가와 종교의 분리로, 국교를 금지하는 헌법 원칙을 분명히 한 것일 뿐 종교가 정치에 대해 비판하거나 국민으로서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는 것까지 금지하는 개념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어 “종교 역시 국민의 한 구성원으로서 정치적 입장을 표명하고 결사 활동에 참여할 수 있으며,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자유의 영역”이라며 “이를 ‘정치 개입’으로 규정해 제재하는 것은 정교분리 개념의 오용”이라고 지적했다.

또 “일각에서는 정교분리를 종교의 정치 참여 금지로 해석하고 있지만, 이는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가 교회의 사회 참여를 억압하기 위해 왜곡한 논리를 그대로 차용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낙태 문제와 같은 사안에서 국가 정책이 하나님의 법과 충돌한다고 판단될 때, 종교인들이 참정권을 가진 국민으로서 의견을 표명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라며 “이를 제한하려는 시도는 헌법 정신에 반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개정안은 영장 없이 행정청이 종교단체를 조사할 수 있도록 해 헌법상 영장주의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있으며, 법 위반 시 교회 재산을 국가에 귀속하도록 한 부분 역시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초배숙 국민의힘 의원. ©노형구 기자

그러면서 “이 법이 통과될 경우 교회가 낙태 반대 등 사회 현안에 대해 의견을 밝히는 것조차 제재 대상이 될 수 있고, 나아가 법인 해산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결국 종교의 입을 막고 선지자적 사명을 수행하지 못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진 발언에서 김운성 목사(영락교회 담임)는 “이 법은 신천지나 통일교의 해악을 막기 위한 취지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종교법인뿐 아니라 교육·언론·문화 등 모든 사단법인에 적용될 수 있다”며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만큼, 법은 국민의 양심과 상식에 부합하는 정당성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단 문제는 교회가 감당해야 할 영적 싸움이지 법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며, 법 만능주의는 국가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운성 목사. ©노형구 기자

신용백 목사(시냇가푸른나무교회 담임)는 “개정안은 기준과 내용이 지나치게 모호해 권력자가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으로 악용할 수 있다”며 “행정청이 법원 영장 없이 조사하고 해산까지 명령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사실상 법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폭력”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교회가 낙태법, 차별금지법, 사학법 등 사회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낼 경우 이를 정치 개입으로 규정해 해산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정민 목사(금란교회 담임)는 “헌법 제20조는 종교의 자유와 종교 결사의 자유를 보장하고 국가가 이를 침해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특히 민법 제38조와 제38조의2 개정 및 신설 조항을 문제 삼으며 “해당 조항들은 행정청이 법원의 영장 없이 종교단체나 법인의 사무소에 출입해 조사할 수 있도록 하고, 나아가 해산과 재산 귀속까지 가능하게 만드는 구조를 갖고 있다”며 “이는 헌법이 규정한 영장주의 원칙과 적법절차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개정안은 ‘정교분리 위반’이나 ‘정치 개입’이라는 모호한 기준을 근거로 종교단체를 제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이러한 불명확성은 결국 권력자의 자의적 판단을 가능하게 한다”며 “특정 교회나 단체가 사회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냈다는 이유만으로 해산까지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구조”라고 우려했다.

그는 “종교가 사회적 불의에 대해 침묵하는 순간 그 존재 이유를 잃게 된다”며 “차별금지법, 낙태 문제 등과 같이 신앙적 양심이 요구되는 사안에 대해 교회가 입장을 밝히는 것은 본질적 사명”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발언을 이유로 종교단체를 통제하거나 해산하려는 시도는 결국 교회의 입을 막고 선지자적 사명을 차단하려는 것”이라며 “우리가 침묵한다면 돌들이 소리칠 것이라는 성경 말씀처럼, 지금은 진리와 정의를 지키기 위해 반드시 목소리를 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고명진 목사. ©노형구 기자

고명진 목사(수원침례교회 담임)는 “이번 법안은 기준이 모호해 결국 특정 단체를 표적 삼아 해산시키려는 의도만 남게 된다”며 “이는 법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합법적 폭력”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교분리는 국가 권력으로부터 종교를 보호하는 방패인데 이를 종교의 사회적 발언을 억압하는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끝으로 그는 “이번 민법 개정안은 단순한 법률 개정이 아니라 헌법이 보장한 신앙과 자유를 위협하는 중대한 문제”라며 “종교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태희 목사(그안에진리교회 담임)는 이번 민법 개정안을 해외 종교 통제 사례와 연결 지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번 개정안은 중국의 ‘삼자교회’와 같이 대한민국 교회를 국가 통제 아래 두려는 출발점이 될 수 있는 악법”이라며 “우리가 반대하는 이유는 교회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자유를 지키고 이를 다음 세대에 온전히 물려주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의 경우 법과 제도가 단계적으로 축적되면서 종교의 자유가 점차 억압돼 왔다”며 “2020년 종교단체 관리조치를 통해 국가의 감독이 강화됐고, 2022년에는 성직자 등록을 국가에 귀속시키면서 종교 지도자까지 통제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 설교 내용까지 국가 기준에 맞춰 제한되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대한민국의 종교법인 해산 관련 개정안 역시 이러한 흐름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교회와 신앙을 관리·감독하고 통제하려는 시도 자체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태희 목사. ©노형구 기자

이 목사는 대한민국의 건국 정신과도 연결 지어 “이승만 대통령은 한 나라의 정치 수준은 국민 수준에서 비롯된다고 했고, 교회를 통해 사람이 변화될 때 정치의 근본도 바로 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며 “교회는 국가의 통제 대상이 아니라 국가의 도덕적·정신적 토대를 이루는 근원적 기반이며, 이번 개정안은 이러한 대한민국의 건국 정신을 근본적으로 흔드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오정호 목사(대전새로남교회 담임)는 대한민국 헌법과 3·1운동 정신을 근거로 이번 개정안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3·1운동 당시 민족대표 33인 가운데 16명이 기독교인이었고, 이들은 신앙과 양심에 따라 일제의 불의에 저항하며 독립운동에 앞장섰다”며 “기독교는 역사적으로 나라와 민족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해 온 전통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한민국 헌법 전문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명시하고 있다”며 “민법 개정안은 나라를 위해 투쟁했던 교회 역사인 3.1운동 정신을 원천 부정하고, 이는 결국 헌법 정신과 건국의 뿌리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정호 목사.©노형구 기자

손현보 목사(부산세계로교회)는 법안 발의 배경과 정교분리 개념의 왜곡 문제를 강하게 제기했다. 그는 “이번 민법 개정안 발의자 11명 중 대표 발의자인 최혁진 의원을 비롯해 다수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라며 “이 법안이 특정 정치세력 주도로 추진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서의 정교분리는 국가가 교회에 간섭할 수 없다는 의미인데, 이 개념이 대한민국 제헌헌법 제정 과정에서 ‘정치와 종교의 분리’로 잘못 번역되고 왜곡됐다”며 “이를 근거로 종교의 정치 참여를 금지하는 것은 본래 취지와 전혀 다른 해석”이라고 주장했다.

손 목사는 역사적 사례를 언급하며 “아돌프 히틀러 역시 정교분리 개념을 악용해 교회의 입을 막았고, 이에 저항했던 디트리히 본회퍼 목사는 결국 처형당했다”며 “일제강점기에도 정교분리 논리가 신사참배와 식민 통치에 저항하는 교회를 억압하는 데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손현보 목사.©노형구 기자

특히 그는 정부의 태도를 ‘이중적’이라고 비판했다. 손 목사는 “정부는 정교분리를 이유로 교회의 정치적 발언과 사회 참여는 문제 삼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여의도순복음교회 등 교회의 도움을 받아 미국과의 외교적 교섭에서 성과를 거둔 부분은 긍정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이는 정교분리를 자기들 유리한 대로 이용하는 명백한 내로남불”이라고 주장했다.

또 “코로나 시기에도 특정 종교를 이유로 대규모 압수수색이 이뤄지고, 이후 약 1만2천 개 교회가 문을 닫는 조치가 내려졌지만 당시 음식점과 영화관은 운영됐다”며 “종교에 대한 차별적 행정이 이미 현실에서 나타난 바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같은 법안이 통과되면 과거 전체주의 국가에서 나타났던 종교 통제와 유사한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며 “종교의 양심과 자유를 침해하는 법이 강행된다면 교회는 결코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손 목사는 “종교의 자유를 억압하는 악법은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며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종반위 대표 김승규 장로(맨 왼쪽에서 두 번째, 전 법무부 장관)가 조배숙·김미애 의원에게 성명서를 전달하고 있다.©노형구 기자

한편, 이날 종반위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에 성명서를 전달했다. 이날 행사에서 국민의힘을 대표해 조배숙·김미애 의원이 성명서를 전달받았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들은 불참해 종반위가 따로 전달할 예정이다.

#종반위 #종교법인해산 #최혁진의원 #민법개정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