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복교회 이덕형 목사
팔복교회 이덕형 목사 ©노형구 기자

이태원 클럽을 다녀온 인천의 학원 강사 A씨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는 현재(19일)까지 22명이다. 그 중 학원 수강생 2명이 감염사실을 모른 채 동구 온사랑교회, 미추홀구 팔복교회에 다녀간 사실이 알려져 방역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웠다. 하지만 교인 모두(팔복교회 485명, 온사랑교회 303명)가 최종 음성 판정을 받으면서 국민들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후 이 두 교회가 감염예방수칙을 철저히 지켰다는 소식이 언론 등을 통해 전해졌다. ‘기적’이라고 표현한 언론도 있었다. 이에 본지는 온사랑교회 이광식 담임목사에 이어 팔복교회를 담임하는 이덕형 목사를 19일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아래는 그와의 일문일답.

Q. 이태원 클럽에 다녀온 인천 학원 강사로부터 학생인 교인이 감염되었다. 처음 확진 사실이 알려졌을 때 어떠셨는지?

A. 아무래도 갑작스런 소식이다 보니 놀랐다. 수요일(13일) 새벽 1시 반 경에 확진 사실을 처음 들었다. 학생은 월요일(11일)부터 입원 중이었다. 교회 사무실 부목사로부터 연락을 받아서 후속조치를 했다. 많이 기도하면서 조치하고 협력했다.

Q. 확진 학생은 지금 어떤 상태인가? 다른 교인들도 힘든 상황일 것 같은데.

A. 확진 학생은 대학 병원 격리병동에 현재까지도 있다. 연락해보니 잘 지내고 있다고 했다. 학생이 속한 해당 부서 관계자는 현재 자가격리 중이다. 대게 자가격리 통보를 받으면 평소 다니는 직장에서 물품이나 급여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자영업을 하는 교인 분들은 그렇지 못해 어려움이 있다. 음성 판정을 받은 것은 다행이지만 지금부터가 더 어렵고 힘든 시간이다. 교회가 이런 분들을 위해서 기도하고 특별 헌금을 잘 마련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설교를 통해서도 어려움 당한 성도들을 위해 기도하고 도울 방안을 함께 모색하자고 당부했다.

Q. 그동안 예배는 어떻게 드려왔나?

A. 현장과 온라인을 병행해 드려 왔다. 현장 예배엔 250명 정도 모였는데, 지난 부활절 예배에는 350명 정도가 참석했다. 이 상태로 오래 가는 것이 한국교회에 어려움이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5월 10일을 ‘리스타트 데이’(Restart Day)로 지정해서 예배를 회복하자고 선포했다. 그 때 480여 명이 모였는데, 우연찮게 이런 일을 겪게 됐다. 많이 놀랐다.

Q. 교인 전원이 음성 판정을 받아 다행이지만, 교회 이름이 알려져 어려움도 있을 것 같다.

A. 일부 언론에 이름이 드러나서 내려달라는 요청을 했다. 인천시 재난 문자에 교회 실명이 나와서 교인들이 피해를 받은 부분이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시 당국에서는 선(先)조치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서 불가피하다는 해명을 했고 사과를 받았다. 다행히 전원 음성 판정을 받고, 방역 지침을 잘 지켰다고 보도가 되어서 감사하다. 성도들과 한국교회가 기도해주신 덕분이다.

Q. 지역사회에서 항의도 받았나?

A. 교회 앞에 돌을 던진다는지, 초인종을 눌러 댄다는지, 술 마시고 행패를 부리는 사람도 있었다. 잘 설명을 드렸음에도 교회에 대한 안 좋은 보도가 많이 있었기에 비난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잘 마무리 돼 그런 피해는 없다.

팔복교회 이덕형 목사
팔복교회 이덕형 목사 ©노형구 기자

Q.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정부가 유독 교회에 과잉대응했다는 지적이 있다.

A. 정부의 신속한 조치나 그런 것은 필요하다. 그러나 형평성에 맞아야 한다. 이름을 공개하려면 교회든 어디든 똑같이 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정부의 조치에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일관성 있게 가야 한다. 우리는 예배자 참석 명단부터 준비하고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예배를 보류하는 등의 조치도 취했다. 하지만 정부가 과연 클럽이나 주점 등에도 그 정도의 방역을 요구했는지 되묻고 싶다.

교회는 참석자 파악이 된다. 그러나 불특정 다수가 모여 그것이 어려운 집합시설, 노래방, 클럽 등에는 더욱 철저히 대처를 해야 하지 않았을까? 교회도 많이 모이는 곳이니까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이번 이태원 클럽발(發) 코로나19 확진자도 속이지 말고 정직하게 했으면 사람들이 그렇게 비난하지 않았을 것이다. 정직하고 투명하게 하는 게 필요하다. 우리 교회 성도들에게는 칭찬이 있었다. 아마 정직하게 협조를 잘 해서 그런 것 같다.

Q. 방역을 잘 했다는 정부의 평가와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한국교회에 대한 이미지도 개선된 것 같다.

A. 감사하다는 연락을 받았다. 많은 언론들이 보도해줬고 신앙을 가지지 않은 분들도 ‘바람직한 모습’이라는 댓글을 달아주셨다. 지금까지 성도들이 많이 불안해했지만 아직까지는 나쁜 소식이 전해지지 않아서 자랑스러워하고 있다.

Q.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사람들이 공공성을 자각하게 됐다. 이것이 복음 전파에도 영향을 미칠까?

A. 양면이 있다. 강력한 복음전파는 당분간 쉽지 않을 것 같다. 전도사역에 있어서 지역주민에게 다가가기 어려운, 보이지 않은 장벽이 있을 것 같다. 또 한편으로는 이것을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 목회자들과 성도들에게 고민이 있을 것 같다. 교회는 단순히 교회만의 교회가 아니라 사회 속에서 민족의 사명을 감당해야 하는 교회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공성을 지니면서 대사회적으로 협력하고 그리스도의 선한 행실을 어떻게 펼쳐갈지를 생각하고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Q. 끝으로 한국교회에 전하는 메시지가 있다면.

A. 인천지역에 있는 사람은 우리교회를 잘 알겠지만 실은 팔복교회는 평범한 교회다. 우리교회가 강조하는 것은 원칙이다. 교회가 사회로부터 지지받지 못하는 이유가 있을텐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 바로 잡고 마땅히 개혁하고 고쳐가야 할 것이다. 우리 교회는 전통교회지만 정관이라든지 시행세칙이 잘 안된 부분도 있었다. 올해부터 이런 부분을 잘 개정해서 정관을 만들고 있다. 시행세칙도 만들어서 하나하나 고쳐가고 있다. 투명하고 정직하게 바로 세워야 하는 필요성을 느껴 이를 잘해가자고 생각하고 있다. 올해는 행정적인 과정을 통해 잘 고쳐가고 있는 중이다. 이번 사태를 통해 격려해주셔서 건강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가진 교회로 성장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또 우리 교회가 행하려 했던 ‘리스타트 데이’(Restart Day)를 통해 한국교회 예배에 대해 고민했었다. 온라인 예배를 드리든지 현장 예배와 병행하든지 교회 재적 인원의 10%는 이탈할 것이라고 말한 신학자들도 있다. 코로나19 이후 한국교회 교인수가 감소하면서 강력한 영향력을 끼치기보다 소수의 집단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교회가 선제적으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일지 고민하면서 지난 10일을 ‘리스타트 데이’로 지정했던 것이다. 그런 와중에 이번 일이 생겼다. 올해 우리 교회 표어가 ‘교회의 미래를 준비하자’는 것이다. 이번 사태를 통해 하나님께서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말씀하시기 위해 이렇게 역사가 있던 것이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팔복교회
팔복교회 예배당 자리에는 안전거리를 당부하는 안내가 부착돼 있었다.©노형구 기자
팔복교회
정부가 제시한 방역수칙에 없던 라텍스 장갑까지 팔복교회 예배당 입구에 구비해 놓았다. ©노형구 기자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독교 종합일간지 '기독일보 구독신청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