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연 미디어 강연
©기독일보 박용국 기자

[기독일보 박용국 기자] 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원장 : 김영주, 이하 기사연)은 ‘미디어, 도시, 교회: 연관성 위기에 대한 기독교적 고찰’의 세미나를 열었다. 14일 오후 7시 서대문 소재 기사연 이제홀에서 진행됐다. 주제 발제자로 나선 연세대 김용찬 교수는 ‘연관성 위기에 대한 기독교적 성찰’을 전했다.

그는 “연관성이 높은데 중요하게 여기지 않은 것”과 “중요한데 연관성이 낮은 것”을 제시하며 “현대사회에서 연관성과 중요성은 서로 어긋나 있다”고 전했다. 이를 “연관성의 위기”라고 그는 불렀다.

이에 그는 “산업화, 도시화와 더불어 가속화 된 것”이라며 “문제는 '무엇이 중요한 가치인지'를 대중매체가 결정해준 측면이 강하다”고 전했다. 즉 '자신이 누구이고, 일상의 어디에 가치를 부여해야하는지'는 '내가 결정한 게 아니'라는 주장이다. 김 교수는 “대중매체가 나를 대신해 결정한 것”이라며 “자기 정체성조차 미디어에 의해 일방적으로 주입될 수 있다”고 경계했다.

이어 그는 연관성에 대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거나 적절한 상태”라며 '나의 정체성, 지금, 여기'로 규정했다. 예로 그는 “가족, 이웃, 친구 공동체”를 제시했다. 그러면서 그는 “디지털 미디어 시대는 두 가지 가능성에 직면했다”며 “연관성과 중요성의 간극은 메워질 수 있고, 아니면 더 벌어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그에 따르면, 1930년대·1950년대 전화와 인터넷의 등장은 공동체의 관계망을 파괴할 것이란 예측이 있었다. 이과 달리, 관계망은 더욱 끈끈하게 연결된 현상이 나타났다. 미디어가 연관성 즉 공동체의 연합에 기여한 것이다.

그렇다면 인공지능이 과연 연관성에 기여할 수 있을까? 김 교수는 먼저 비관적 입장을 냈다. 그는 “기술적 효율성을 바탕으로 관계는 오로지 합리성만 극대화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전 지구적 네트워크를 통해 관계는 언제든지 나의 합리적 필요에 따라 제공 받는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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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언론정보학과 김용찬 교수 ©기독일보 박용국 기자

특히 그는 “가족·이웃·친구 등의 관계는 합리성을 기준으로 분쇄될 것”이라며 “인공지능으로 구성된 스마트 시티는 개인에게 최적화된 관계를 공급 한다”고 주장했다. 때문에 그는 “세상의 땅 끝은 바로 우리 이웃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계했다.

곧 그는 “서로의 프라이버시에 대해 이웃과 모르는 척해야만 하는 미지의 세계”라며 “왜냐면 현대사회의 관계는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바꿔 말해 그는 “현대 사회에선 바로 옆집 사람과 관계를 맺는데 소요되는 거래 비용이 높다”고 말했다.

물론 그는 새로운 정보기술이 연관성을 더욱 끈끈히 할 수 있음도 말했다. 가령 그는 “'스트리트 H'란 인터넷 매체는 홍대라는 지역에 국한해, 지금의 홍대 트렌드를 말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홍대라는 지역 연관성을 극대화하는 뉴 미디어 매체”라고 강조했다.

반면 그는 “정보기술이 연관성의 위기를 촉발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페이스북, 아마존, 구글 등 IT기업들은 방대한 데이터로 ‘내 삶에 무엇이 중요한지, 어떤 것에 연관되어 있는지’를 결정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유로 그는 ”IT기업들은 나보다 더 많은 데이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 강조했다. 특히 그는 “IT기업들은 내 동의 없이 자기들 논리대로 알고리즘을 창출해, 내게 강요 할 것”이라며 “이는 자본의 논리로 결정 된다”고 밝혔다.

이 대목에서 김 교수는 연관성의 위기 속에서 정보기술을 통해, 연관성의 위기를 극복한 사례를 전했다. 그는 “2017년 11월 15일에 발생한 포항 지진 사태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라며 “지진 자체는 포항 주민들의 연관성 위기를 촉발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지진에 대한 원인, 보상 문제, 여진 등”을 제시하며, “불안은 계속 유발되고 지진 문제는 포항 주민들에게 여전히 지속되는 이슈였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주류 미디어는 지금 포항 주민들의 ‘여기, 현실, 정체성’과 동떨어진 얘기만 했다”고 꼬집었다. 또 그는 “포항 주민들이 '자신들이 겪고 있는 고통에 대해 중앙매체들은 관심이 없다'고 토로했다”며 “지역 언론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덧붙여 그는 “포항 지진은 자연적이 아닌, 지열발전소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를 전했다.

하여 그는 뉴 미디어 매체를 통한 새로운 연관성 회복을 말했다. 그는 “중앙 언론이 해줄 수 없는 연관성의 위기를 뉴미디어가 해결해 줬다”며 네이버 카페 ‘포항맘 놀이터’를 말했다. 그는 “이 매체를 통해서 직·간접적으로 포항시민들이 공동체를 형성했다”며 “실시간 포항 지진 앱은 여진이 울리면 지진 상황을 신속히 사람들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포항맘 놀이터 회원은 현재 8만 명에 이른다. 약 50만 명의 포항인구 중 대략 20%를 차지하는 셈이다.

아울러 그는 “지진과 관련된 포스팅은 실시간으로 네이버 블로그를 통해 업로드 된다”고 했다. 하여 그는 “이런 연관성 위기 시대에 풀뿌리 시민들은 위기 극복을 위해 직접 뉴미디어 곧 팟캐스트, 유튜브 채널, 인터넷 카페를 열었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교회의 역할은 무얼까? 그는 “지역 공동체에 뿌리 깊게 침투한 교회는 연관성 위기 극복에 주도적 역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교회는 그 지역에 대해 연관성 있는 이야기를 만들고, 유통하고, 공유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때문에 그는 “'여기, 지금, 우리' 이야기를 유통하는 일에 교회를 중심으로 할 수 있어야한다”며 “교회는 그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단지 선교를 위해서만 미디어를 사용하는 게 아니”라고 했다. 이어 그는 “교회는 오히려 현대 사회 속 다양한 미디어가 연관성 강화에 기여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며 “지역 커뮤니케이션에서 하부구조의 중심축 역할을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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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여대 박진규 교수 ©기독일보 박용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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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소속 성결대 이민형 박사 ©기독일보 박용국 기자

서울 여대 박진규 교수는 논찬을 통해 “교회는 그 자체로 미디어가 돼야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교단 중심, 서열 중심의 제도적 네크워크”에서 벗어나 “이슈중심으로 ‘지금, 여기, 정체성’을 마련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이민형 박사(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는 신학자 제임스 스미스를 빌려 “하나님 나라를 욕망하는 것은 예배를 향한 갈급”이라고 전했다. 이는 “정욕(Lust)과 다르다”며 “어쩌면 갈망(Desire)과 같은 개념"이라고 그는 밝혔다. 아울러 그는 ”하나님을 향한 욕망이자 갈망이 회복될 시공간은 바로 예배”라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하나님을 향한 사랑이 강화되는 미디어의 장은 또한 예배”라고 역설했다.

하여 그는 “기독교인들의 연관성 회복의 길은 미디어의 올바른 사용“보다 “예배를 통한 하나님 사랑의 회복이 급선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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