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진 목사
©한교연

[기독일보 박용국 기자] 한국교회연합(이하 한교연, 대표회장 권태진 목사)는 최근 일본 수출규제에 대한 논평을 냈다. 이들은 “일본은 주도면밀하고 치밀한 준비로 경제전쟁을 시작했다”며 “우리도 맞대응해 우리 경제를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지켜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들은 “100년 전 구한말 사색당파로 나뉘어 국론이 분열된 것”처럼 “지금 우리가 속수무책으로 당하지 않기 위해, 정부는 국민에게 신뢰를 심겨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이들은 “정부가 오직 외교력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바란다”고 역설했다.

또 이들은 “부존자원도 없는 대한민국은 오직 교육을 통해 인재를 길러냈다”면서 “이런 인재들이 모여 산업을 이루고, 수출 경제를 통해 나라를 부강 하는 길이 대한민국 경제 발전”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이들은 “수출경제를 지켜 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다만 이들은 정부에게 “반일 감정을 이용해서, 북한과 중국과의 관계만 도모한다면 이는 역사 앞에서 큰 죄를 짓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나아가 이들은 “대한민국 국민들은 자발적 운동으로 경제위기를 헤쳐나갔다”며 “정부는 국민들을 믿고, 자유시장 경제를 활성화 해 국민들의 저력을 촉진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이들은 “국민들도 감정적 흥분을 가라앉히고 각자의 맡은 일을 냉철히 해, 국가적 위기에 힘을 모으자”고 역설했다. 다음은 논평 전문이다.

    현 시국에 대한 호소문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서 비롯된 한일 간의 외교 갈등이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이어지면서 경제 파국에 이를 수 있다는 국민적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일본은 과거 우리나라를 무력으로 강점할 때처럼 치밀하고도 주도면밀한 경제 전쟁을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일본의 이 같은 선전포고에 우리 정부와 국민 모두가 제대로 대응해 우리 경제를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지켜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본의 이번 경제 보복조치는 그들이 얼마나 오래 전부터 치밀하게 준비해 왔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일본은 과거 일제가 조선을 송두리째 집어삼켰던 그때처럼 우리의 약점을 간파하고 일격을 가한 것으로 보입니다. 100년 전 구한말에 사색당파로 나뉘어 국론이 분열되고 스스로 세계열강의 먹잇감으로 전락했던 그때처럼 속수무책으로 당하지 않으려면 정부가 국민이 신뢰할만한 힘과 외교 전략으로 맞서야 할 것입니다. 부모는 가족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무엇보다 내 자식에게 피해가 오지 않도록 하는 게 최우선입니다. 그처럼 나라와 국민을 사랑하는 위정자는 국민의 안정과 행복을 최우선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6.25 전쟁이후 잿더미 속에서 ‘한강의 기적’을 일군 대한민국이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도약하기까지 지리적으로 가까운 일본의 경제 발전 모델이 우리의 경제 발전에 큰 도전과 자극이 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자원이 없는 나라가 살길은 교육을 통해 우수한 인재를 길러내고, 근면과 성실로 땀 흘려 일해 수출로 외화를 벌어들이는 길밖에 없었습니다. 가난에서 벗어나고 국민이 행복한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다른 길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21세기 글로벌 경제시대에 일본과 경제 전쟁이 벌어진다면 우리가 일본을 꺾고100년 전 나라 잃은 국민으로서 겪어야 했던 모든 고통과 모멸감까지 되갚아 줄 충분한 대비책이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만일 우리 정부가 일본의 보복 조치에 제 때,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그 피해와 고통이 고스란히 국가와 국민에게 돌아온다면 사태를 키운 정부의 외교 실패에 대한 책임은 국민적 원성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그러나 무조건 지도자를 나무라며 정죄하는 것은 미래를 위한 대안이 될 수 없습니다. 이제는 정부와 여야 정치권, 재계, 국민, 한국교회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 이 어려움을 극복해야 합니다. 대립과 반목으로 벌인 전쟁은 승자와 패자 모두에게 상처와 피해를 안겨줄 뿐입니다.

따라서 정부와 여야 정치권, 재계, 국민, 한국교회에 다음과 같이 호소합니다.

  첫째, 정부는 더 늦기 전에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가 경제 전쟁으로 확전되지 않도록 가능한 모든 정치 외교적 수단을 강구해 화합의 길을 마련하기를 바랍니다. 그럼으로써 기업과 국민들이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주기 바랍니다. 이런 위급한 때에 총리는 동남아로, 외교부 장관은 아프리카로 순방을 떠나는 모습을 보며 국민들의 마음이 어떨지 헤아려 보시기 바랍니다. 대통령과 정부는 희생의 자세로 회담과 협상에 임하고, 무능한 대일 외교 라인을 교체해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기 바랍니다. 반일 감정을 등에 업고 중국, 북한과의 관계만을 도모한다면 이는 민족과 역사 앞에 죄를 짓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둘째, 국회와 여야 정치권은 지금 시국에 정쟁을 일삼을 때인지 가슴에 손을 얹고 냉정하게 판단해 보기 바랍니다. 100년 전 사색당파로 나뉘어 싸우는 바람에 국론이 분열되고 나라를 빼앗겨 국민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먼저 하나되어 국가와 국민의 미래를 위해 초당적 협치의 길을 보여주기를 촉구합니다. 그런 점에서 제1야당 대표가 청와대 회담 제안에 조건없이 응한 것을 환영하며, 대통령과 야당 대표들이 국가적 위기 앞에서 한마음으로 단결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반드시 보여주길 기대합니다.

  셋째, 경제계도 노사가 협력하여 난국을 극복해야 합니다. 한강의 기적은 절대로 우연히 저절로 이루어진 것이 아닙니다. 파독 광부와 간호사, 베트남 파병, 중동에서 땀 흘린 근로자들의 희생과 헌신은 나라와 민족을 사랑하는 마음에 비롯되었습니다. 따라서 노사가 서로 한발짝씩 양보하고 하나되어 슬기롭게 이 난국을 헤쳐나가게 되기를 바랍니다.

  넷째, 우리 국민은 과거 IMF 국가 부도사태와 글로벌 경제 위기가 닥쳤을 때 금 모으기와 같은 자발적 애국운동으로 국가적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한 자랑스런 국민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일본의 경제 도발은 우리 국민의 나라사랑과 위기극복 정신을 흔들어 깨우는 기회라 믿습니다. 정부는 이런 자랑스런 국민을 믿고 정부가 주도하는 정책만 고집할 게 아니라 자유시장 활성화에 역점을 두어 경제 체질을 건강하게 바꾸는데 더욱 주안점을 둬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이런 경제위기도 잘 넘길 수 있습니다. 지금은 국민 모두가 감정적인 흥분을 가라앉히고 냉정하게 각자의 자리에서 제 몫을 감당하는 게 중요합니다. 국민이 똘똘 뭉치면 일본이 시작한 경제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습니다.

  끝으로 한국교회에 호소합니다. 한국교회는 나라와 민족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희망의 등불을 밝히고 사회와 국민을 통합하는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것이 하나님이 이 시대에 우리에게 주신 거룩한 소명이라 믿습니다.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자다가 깰 때(롬13:11)이며, 깨어 기도할 때(눅21:36)라고 주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우리 모두가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영적으로 무장하고 깨어 기도하는 길만이 대한민국과 한국교회가 살 길입니다.

지금은 한국교회가 교회로서의 본질 회복을 위해, 국가와 민족을 위해 재를 뒤집어쓰고 회개하며 기도할 때입니다. "모세가 손을 들면 이스라엘이 이기고 손을 내리면 아말렉이 이기더니"(출17:11) 하신 말씀처럼 하나님의 권세가 이 땅에 임하여 어둠의 권세를 몰아내고 새로운 공중의 권세 잡은 악의 영들과 싸워 승리하기 위해 기도의 손을 높이 들 것을 간곡히 호소드립니다.

2019.7. 16
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 권태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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