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UA 선교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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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사단법인 파우아교육협력재단은 최근 삼일교회 C관 3층에서 ‘한국선교의 미래는 교육 선교다’라는 제목으로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연세대 김재능 교수는 ‘선교대학(학교)와 기독교대학(학교)의 관계’라는 주제로 강연을 전했다.

초기 언더우드 선교사에 의해 설립된 기독교대학인 연세대 교수인 그는 “한국 개신교 선교 초창기는 교육 선교로 특징 지워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연세대, 이화여대, 숭실대 등 한국 선교 초창기부터 교육선교로 세워진 학교들은 수많은 인재들을 양성했다”며 “이로 인해 한국은 오늘날 세계에서 괄목할 성장을 이룬 나라로 손꼽힌다”고 힘주어 말했다.

다만 그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참다운 기독교 대학의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일반대학과 거의 차이가 없게 됐다”며 “이처럼 한국교회가 선교지에서 기독교의 정체성을 유지한 채 참다운 기독교 대학의 교육을 이행하는 부분은 큰 숙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선교대학과 기독교대학의 관계를 고찰했다. 그는 “선교대학은 우선 피선교지의 학생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가르쳐, 주님의 은혜로 그들을 회심시키는 교육에 중점을 둔다”고 전했다. 반면 그는 “기독교 대학은 복음으로 중생한 피선교지 학생들에게 하나님의 창조물인 일반학문을 기독교세계관의 관점으로 가르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강조했다.

하여, 그는 “선교지의 학생들에게 은사와 소명을 찾도록 돕고, 영적 어둠에 있는 다른 영혼을 구하기 위해 다시 세상으로 보내도록 훈련하는 곳”이라며 “이런 교육과정에서 자신의 소명과 사명을 사용해, 세상 속에 하나님 나라를 이루기 위한 일터와 직장을 찾고 노동을 통해 하나님 나라를 건설하는 성도를 교육하는 데 그 중요성이 있다”고 전했다. 때문에 그는 “이 두 사명이 균형을 잡고 시간의 흐름 속에서 기독교 대학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게, 선교지에 세운 기독교 학교가 견지해야 할 사명”이라고 역점을 뒀다.

한편, 그는 한국 기독교 대학의 실패를 진단했다. 그는 “개화기 많은 선교사들이 설립한 한국의 기독교 학교는 20세기를 거쳐 오면서 그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세속화의 길을 걸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일제 강점기 해방 후, 친일파 청산의 실패와 좌우이념의 극심한 대립, 그리고 오랜 군사정권의 압박, 기복신앙, 직장에서 하나님 나라 건설이라는 사명으로 살아가는 성화의 삶 외면 등이 문제였다”며 “평신도에게 소명의 중요성을 강조하지 못한 한국교회 신학의 부재가 전반적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나아가 그는 “세상 속에 들어가서 사회를 변혁해야 할 기독교가 한국 사회와 분리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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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 그는 몇 가지 제안을 했다. 먼저 그는 “기독교 대학의 모든 구성원(교수, 직원, 학생)의 기독교세계관 정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선교지의 문화를 깊이 이해하고 기독교세계관을 토착 문화에 어떻게 적용할 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는 “한국에서 30년간 기독교세계관운동, 직장사역 연구소 등을 통해 이에 대한 상당한 지식과 경험이 축적돼 있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그는 “이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학교에서 가르치는 모든 교과목이 하나님의 일반계시로서, 성경을 중심축으로 어떻게 설명할지 연구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즉, 그는 “일반계시(학교 교과목)와 특별계시(성경)의 통합을 강조하며, ”하나님이 이 세상을 어떻게 창조하시고, 어떻게 다스리시는지 그리고 궁극적으로 하늘의 뜻이 이 땅에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 성경을 통해 학교 교과목을 조망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여, 그는 ”특별계시의 성경이 일반계시를 통해 풍성하게 확인 되고, 일반계시의 증거로 특별계시에 대한 이해가 더욱 선명해 지는 상호작용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가령 그는 평양의 숭실대와 서울의 연세대의 교육방향에 중요한 역할을 한 아더 베케 선교사를 예로 들었다. 이어 그는 “베커가 가졌던 ‘신학 사상’은 한마디로 ‘성경과 과학’이 하나님의 뜻을 동시에 보여 준다”며 “그는 성경과 자연계시를 동시에 수용하는 입장 이었다”고 전했다. 때문에 그는 “베커는 당시 선교대학을 세우면서, 조선에 과학과목을 개설하는 데 앞장섰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그는 “베커는 한국에서 과학 분야의 훌륭한 인재를 육성하고 근대과학을 우리나라에 도입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그는 “베커와 앨비온 대학 시절부터 절친한 친구이자, 평양숭실대학과 배재학당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던 칼 루푸스는 한국선교를 마무리하고, 미국으로 돌아가 미시간 대학에서 박사를 받고 물리학교수를 역임했다”며 “베커는 한국인들 중 앨비온 대학과 미시간대학교로 유학한 사람들의 가교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또 그는 “한국천문학의 창시자로 불릴 이원철은 루푸스의 천문학 강연을 듣고 앨비온 대학과 미시간대에서 루푸스의 지도 하에 박사를 받은 대표적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이처럼 그는 “한국 초기 선교대학에서 ‘성경과 과학’이 하나님의 뜻을 동시에 보여준다고 설명한 미국 선교사들로 인해, 훌륭한 한국인 학자들이 배출됐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이와 같은 전통이 계속 이어지지 못한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지난 세월 조선선교를 통해 하나님이 한국교회에 주신 최고의 축복 중의 하나는 바로 교육”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는 “한국 선교사들이 이를 귀하게 사용해, 이제는 선교지의 대학(학교)이 한국과는 다르게 창조주 하나님이 단지 교회에만 머무르지 않고 온 우주의 하나님으로 인식되도록 교육해야 한다”며 “선교지의 문화 전반에 하나님의 통치가 이루어지도록 일하는 기독인재를 길러내는 복된 선교대학이 되길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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