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환 목사가 선교지 상황에 대해 나누고 있다.
지난해 콜롬비아한인침례교회에서 10년 근속 예배를 드리고 올해로 11년째를 맞는 최인환 목사. 그는 올해를 본격적인 선교 원년으로 삼고, 지난달 멕시코로 단기선교를 다녀왔다.

카톨릭이 변형된 이단이 지배적인 곳인 이사말과 바야돌리 지역에서 그는 술, 마약에 찌들어 삶을 잃어버린 어른들을 보게 됐다. 희망은 어린이였다. 최 목사는 “선교지의 주일학교에서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것은 종이 한 장을 주고 그림을 그리라는 정도다. 자원이 없고 교사들도 교육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자원이 넘치는 미주 한인교회들이 자료를 제공하고 교사들을 교육하는 것이 절실히 필요함을 깨닫고 돌아왔다”고 소감을 전했다. 가능하다면 지역교회와 연합으로 멕시코 단기선교를 지속적으로 계획하고 싶다는 최인환 목사. 올해들어 해외선교와 지역선교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는 그를 만나봤다.

-얼마 전 단기선교를 다녀오셨지요?

그렇습니다. 1월 16일부터 21일까지 멕시코 이사말 지역과 바야돌리 지역을 돌았습니다.

-준비 기간이 오래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네. 김인자 사모님께 어린이 사역 훈련을 받았고, 선교비 마련을 위해 수개월 간 직접 만든 게장과 콩자반, 과자와 음식 등을 팔았지요. 선교지로 가는 일정이 임박해서는 지인들에게 선교편지를 보냈습니다. 목표 금액 4천불을 훌쩍 넘긴 6천여불이 모였습니다.

-현지 상황은 어땠나요?

굉장히 열악했어요. 술, 마약에 찌든 어른들은 복음 전도가 요원해보였습니다. 현지에서 어린이 사역을 준비해 달라고 부탁한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주일학교를 한답시고, 아이들에게 해주고 있는 것은 그림 한 장 씩 그리라고 종이를 나눠주는 정도였어요. 가서 율동, 찬양, 성구 외우기 등을 훈련했는데 시간이 짧아 아쉬운 감이 컸지만, 현지 교사들이 굉장히 좋아했습니다.

특히 선교지에서 기억에 남는 건, 화장실이 커튼이 쳐져 있어서 바람이 불면 문이 열리는 구조라는 거에요. 수세식 화장실이긴 한 데 지지대가 없어서 푸세식과 다름 없었고요. 우리가 얼마나 부요하게 살고 있는 지 새삼 깨달았죠.

-일정을 간략히 나눠주시겠어요?

오전 8시 아침 기도회를 하고 오전 9시는 심방, 오후 3시에 교사 훈련, 6시는 어린이 집회로 빡빡하게 돌아갔어요. 이사말 지역과 바야돌리 지역에서 각각 한 번씩 바이올린 콘서트도 가졌고요. 특히 콘서트의 경우, 현지 신문에2차례나 실리면서 “기독교에 대한 이미지가 쇄신된 계기가 됐다”는 찬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단기선교 경험이 적다보니, 시간과 일정이 너무 타이트 했어요. 차후에는 약 2주 정도를 계획하고 사역도 집중적으로 이뤄질 수 있게 해야겠다는 걸 알게 됐죠.

-어린이 사역 훈련을 계속할 예정이신가요?

네 그렇습니다. 다음 선교는 내년 6월 쯤으로 잡고 있어요. 지역 한인교회들도 큰 교회를 제외하고 아이들이 많지 않으니 주일학교가 활발하지 않지요. 선교지는 아이들은 넘치는데 자료와 기술이 없습니다. 우리가 가진 자료와 능력을 가지고 절실히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눠줄 수 있다는 게 굉장히 희망적입니다.

지역교회에서도 참여하고 싶은 이들은 자유롭게 참여하고 함께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었나요?

37세 된 여자 한 명이 있었어요. 미국으로 치면 교육감 딸 정도 되는 지위에 부유한 삶을 살았지만 5살 때부터 희귀병을 앓아 허리 밑으로는 두 다리를 다 잘라버린 사람이었죠. 아무래도 몸의 절반이 없으니 이제는 신진대사도 잘 안되고 눈도 침침해 진답니다. 하지만 얼굴 표정이 천사처럼 밝고, 하나님을 찬양하고 감사하며 사는 모습에 큰 충격을 받았어요.

그도 처음에는 절망도 하고 몇번 자살 시도를 하기도 했답니다. 하지만 신앙이 깊은 어머니와 많은 대화를 하면서 이제는 감사하는 삶을 살고 있다는 걸 들으며, 나의 신앙은 얼마나 허구였나 회개하게 되었지요.

▲콜롬비아한인침례교회 멕시코 단기선교 모습.

그동안은 미국교회 통해 간접선교, 이젠 직접 체험선교 할 것

최인환 목사가 시무하는 콜롬비아한인침례교회는 미국 교회의 한 언어 회중으로 사역하는데 이 교회 시스템이 독특하다. ‘한 교회, 다양한 언어(One Church, Many Language)’를 비전으로 한 창립자의 모토를 현재까지 이어온 이 미국교회에는 영어회중을 비롯 한국, 베트남, 러시아, 아랍, 브라질, 히스패닉 언어권이 공존한다.

▲최인환 목사.
재정과 운영, 교인총회도 통합으로 이뤄지며, 예산은 각 회중의 헌금 중 24%만 교회 관리비로 지불하고 나머지는 모두 중앙에서 총괄 관리, 목회자에게 월급이 지급되는 시스템이다. 일년에 남침례교단에 내는 선교비만 150만불이 되는 교단 내에서도 비중있는 교회다.

콜롬비아한인침례교회는 그동안 미국교회를 통해 간접 선교만 해왔던 셈이다.

한국에서 사역할 당시 광나루신학교를 통해 해외선교를 지원했던 최 목사는 당시에도 돈을 지원할 뿐 아니라 체험이 필요하겠다는 판단으로 교인들을 이끌고 단기선교를 다녀오기도 했다고 한다. 해외 선교는 거의 나가지 않을 때였다.

콜롬비아한인침례교회는 멕시코 단기선교 외에도 매주 굿스푼 빈민사역을 나서고 있다. 또 청년부와 장년부가 각각 중국 선교사와 멕시코 선교사 지원을 맡아 자발적인 선교 지원을 약속했다.

최 목사는 지난 11년 간 사역했던 미국교회에서의 경험을 다음과 같이 나눴다.

“미국교회에 속해 사역하면서 목회자 혼자 결정하지 않고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것이 인상적이에요. 목사들과 교회 직원들과의 관계가 매우 친근한 점이 좋고요. 한국교회는 문화적으로 담임 목회자가 주연배우가 안되면 안되는 상황 가운데 놓여있어 자신도 모르게 마음이 높아지기도 하는데, 자기를 부인하고 낮아져야 하는 목회자 입장에서는 미국 교회 시스템이 좋은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최인환 목사는 1980년 목사 안수를 받고 이후 총회신학대학 교수로 4년, 한국 우일중앙교회를 개척, 14년 간 시무, 1993년 이민 와 하와이에서 7년 간 목회했으며, 폴스처치에 위치한 콜롬비아침례교회에서 11년째 사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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