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풍자 신문사 샤를리 엡도(Charlie Hebdo) 사무실 앞에서 괴한들의 총격을 당한 한 부상자가 앰뷸런스로 옮겨지고 있다. ⓒAP/뉴시스.

[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벌어진 프랑스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엡도(Charlie Hebdo)에 대한 테러 공격은 유럽 국가들이 이슬람화로 겪고 있는 고충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영국 BBC가 8일 보도했다.

계몽주의 시대 이래로 유럽에서 유대교나 기독교와 같은 종교들은 세속화된 사회 속에서 종종 풍자의 대상이 되기도 하며 조용한 뒷자리로 물러나 있었다.

그러나 이슬람은 중동에서의 전쟁 못지 않게 유럽의 거리를 무대로 수니파와 시아파 간의 분쟁과 경전 해석을 둘러싼 싸움을 벌이고 있으며 이는 유럽의 사회 통합을 해치는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이고 있다.

이번 파리 테러 사건은 단독으로 행동하는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소행일 것으로 추정되고는 있지만, 유럽 전역에 지난 수십년간 진행해 온 사회 통합 정책의 실패를 다시금 상기시키는 사건으로 유럽 전역에 그 여파를 미칠 수 있다.

무슬림 인구의 증가와 사회 통합 정책의 실패...반이슬람화 운동으로 확산

유럽에서 가장 무슬림 인구가 많아진 프랑스와 독일, 영국에서는 이미 이슬람 국가에서 온 이민자 사회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유럽에서 가장 무슬림이 많은 나라인 프랑스는 인구 7.5%가 무슬림이고, 독일은 4-5%, 영국도 5%가 무슬림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세 나라 모두에서 주요 정당들은 높아지는 이민자 수용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에 대처하는 동시에 서구 사회의 자유로운 삶의 양식에 동화되지 않으려는 이민 2세대, 3세대의 요구까지도 받아들여야 할 상황에 처해 있다.

영국에서는 이러한 요구가 좀 더 평화로운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물론 이슬람을 비난한 작가 샐먼 루시디에 대해 이슬람권이 사형 선고를 내린 사건이나 런던 지하철 테러 사건 등은 아직까지도 기억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프랑스에서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지난 수십년간 이슬람의 이름으로 프랑스의 거리에서 수많은 폭력 사건들이 자행되어 왔으며, 상대적으로 빈곤한 무슬림들과 유대인 이민자들이 함께 거주하는 지역들에서는 유대교 회당이 테러 공격을 당하거나 유대인들이 살해당하는 사건들이 증가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무슬림 인구 증가로 인한 사회 문제가 결국 반이슬람화 운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유럽의 이슬람화에 반대하는 애국적 유럽인들(PEGIDA)' 집회가 작년부터 독일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참여하는 국민들의 수도 늘어나고 있다. 반이슬람 정서가 극우파나 신나치주의자들에게 국한되지 않고 일반 대중들에게도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독일 정계와 종교계는 이러한 운동에 반대 입장을 공식적으로 표명했지만 국민들이 갖고 있는 극단주의 이슬람에 대한 두려움은 PEGIDA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

파리에서 벌어진 이번 테러 사건은 유럽 사회에서 젊은 극단주의자 무슬림 청년들이 언제든 자신의 경전 해석과 다르다는 이유로 살인을 벌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보여 주었다.

이는 유럽 국가들이 극단주의 이슬람이 사회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은 무엇이고 어떻게 그로 인해 발생할 문제들을 해결할 것인지 고민해야 하는 과제를 안겨 주었고, 또한 이번 사건으로 인해 피해를 입게 될 유럽 내 무슬림들을 보호해야 할 책임까지 안겨 주었다.

프랑스와 영국, 독일의 주류 무슬림 사회는 이번 테러를 '이슬람을 향한 테러'라고 일제히 규탄하고 나섰지만 결국 유럽의 무슬림 이민자 사회가 그 여파를 피해갈 수는 없을 것이다. 이에 유럽 정부와 종교계는 어떻게 하면 '이슬람포비아'라는 비난을 듣지 않고서도 이슬람의 폭력과 테러에 대처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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