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축구 보는 재미를 더해줬던 무적함대 스페인의 '티키타카' 축구가 몰락하면서, 오래전의 쓰리백 축구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스페인은 19일 오전 4시(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에스타지우 마라카낭에서 열린 칠레와의 2014브라질월드컵 B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0-2로 졌다.

이번 대회의 화두는 그동안의 패스 위주의 점유율 축구가 아닌 두꺼운 수비를 바탕으로 한 빠른 역습 축구였다. 아울러 최근 10년 간 지배했던 포백 전술이 아닌 90년대 후반 유행했던 스리백이 다시 주요 전술로 등장했다.

네덜란드의 아리언 로번(사진 가운데)이 19일(한국시간)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리의 에스타지우 베이라-히우에서 열린 2014브라질월드컵 B조 조별리그 호주와의 경기에서 선제골을 터뜨리고 있다.   ©뉴시스

네덜란드·이탈리아·멕시코 등 대회 초반 선전을 이어가고 있는 팀들은 대체로 3-4-3과 5-3-2로 변화하는 변형 스리백을 쓰고 있다.

수비를 두껍게 하면서 길고 정확한 패스로 최전방을 향해 볼을 배달하는 간결한 플레이다.

스페인이 네덜란드에 참패를 당한 주 원인은 빠르고 날카로운 역습을 제대로 막지 못해서였다.

네델란드의 무적함대 격파전술은 대부분 달레이 블린트(24·아약스)가 전방을 향해 길게 찔러주면 발 빠른 공격수가 수비수와의 경합을 이겨내고 결정짓는 형태의 슈팅이었다.

이에비해 스페인은 티키타카를 고수했다. 중원에서 높은 볼 점유율을 바탕으로 상대 수비를 벗겨내려고 했다. 그러나 사비 에르난데스(34·바르셀로나)·사비 알론소(33·레알 마드리드) 등 대부분이 서른 줄을 넘긴 노쇠한 중원 미드필더 라인의 패스는 예전만큼 빠르지 못했고, 이미 깊게 자리잡은 네델란드의 두터운 수비벽을 교란하지 못하면서 오히려 역습의 위기를 맞이했다.

상대적으로 발이 느린 중원 센터백의 문제까지 겹치면서 한 번 맞은 위기는 무기력하게 실점으로 이어졌다.

스페인 축구의 위기는 이미 감지돼 왔다. 티키타카의 상징인 FC바르셀로나는 올 시즌 좀처럼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정규리그 우승을 내줬다.

스페인의 비센테 델 보스케 감독이 19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에스타지우 마라카낭에서 열린 2014브라질월드컵 B조 조별리그 칠레와의 경기에서 답답한 표정을 짓고 있다. 스페인은 0-2로 패해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뉴시스

바르셀로나는 세계축구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는 4년 째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에는 8강에서 고배를 마셨고, 지난 시즌에는 4강에서 떨어졌다.

스페인 축구대표팀은 23명 최종엔트리 가운데 바르셀로나 소속 선수가 7명이나 된다. ⅓에 해당한다. 에르난데스·알론소·이니에스타 등 대표팀의 패스를 전담하고 있는 미드필더들이 모두 바르셀로나 소속이다.

핵심 피드필더 자원의 세대교체까지 실패한 스페인은 때늦은 낡은 전술로 일관하다가 몰락을 맞았다. 84년 월드컵 역사상 전 대회 우승팀이 다음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5번째로 기록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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