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와 불교의 믿음과 수행, 그 접점은 있는가

▲한국기독자협의회·한국교수불자연합회 공동학술대회. ⓒ신태진 기자

한국기독자교수협의회와 한국교수불자연합회가 4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사간동 법련사(송광사 서울분원) 강당에서 ‘믿음과 수행, 그 접점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공동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학술대회에는 기독교·가톨릭·불교·원불교·유교 등 5대 종단의 학자들이 참석해 의견을 나눴다.

먼저 기독자교수협의회 회장인 이정배 박사는 인사에서 “기독교의 경우 수행적 측면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까닭에 믿음 안에 진정한 수행방법이 없는지 모색하고자 한다”며 “종교다원주의 현실에서 종교간 접점을 찾기 위해서라도 이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정재현 박사가 발표하고 있다. ⓒ신태진 기자

기독교를 대표해 첫 강사로 나선 정재현 박사(연세대)는 “있는 그대로의 하나님이 아닌, 자신이 믿고 싶은대로 하나님을 믿는 것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며 “자기도취로 부터 헤어나오는 비움의 수행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깨달음과 수행은 마치 믿음의 절대성에 방해가 되는 것처럼 여겨지고 있다”며 “있는 그대로의 하나님을 향해 무장해제를 해야 한다. 자신을 성찰함으로써 깨달음과 수행의 길을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내가 믿고 싶은 대로 하나님을 믿는 원인은 지성·감정·의지 등 마음과 정신을 이루는 요소들이 균등하지 않고, 어느 한 쪽으로 쏠려있기 때문”이라며 “지성적 믿음은 주지주의적 교만, 감정적 믿음은 주정주의적 착각, 의지적 믿음은 주의주의적 독선에 빠질 위험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믿음의 자리는 정신과 육체 어느 한 곳이 아닌, 전인(全人) 즉 ‘통사람’이어야 하며, 이는 삶을 의미한다. 즉 믿는다는 것은 그렇게 산다는 것이고, 믿음이 수행을 포함한 행위의 차원을 지니는 결정적 이유”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정 박사는 “마술과 같은 모양새를 취하는 구원의 환상은 값없는 은총을 값싼 은총으로 전락시키고 있다. 깨달음과 수행의 자기 십자가가 없는 대속은 이기주의적 발상일 뿐”이라며 “자기 십자가를 지고, 깨달음과 수행을 통한 자기비움을 실천해 나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이날 학술대회에는 가톨릭·원불교·불교·유교를 대표해 최현민 원장(씨튼연구원), 김도공 교수(원광대), 한자경 교수(이화여대), 이광호 교수(연세대) 등이 강사로 나섰고, 한국교수불자연합회 최용춘 회장, 경민대 홍문종 총장, 사회통합위 송석구 위원장 등이 참석해 환영사와 격려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