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성현 교수가 발제하고 있다.(자료사진)   ©한국칼바르트학회

"'인간이 신 앞에 서도록, 신이 인간 앞에 서지 않는다면' 신인식은 일어날 수 없다. 따라서 인간의 신인식에서 일어난 모든 일은 '전적으로, 인간이 항상 뒤따를 뿐인 하나님 자신의 존재와 행위이다...'"

최근 칼 바르트 교회교의학 73개 명제 세미나(3학기)에서 오성현 교수(서울신대)는 "오늘 우리가 다루는 내용(25절)은 신론의 첫 장인 '하나님의 인식에 관한 교의'로서, 바르트는 하나님에 대한 인간의 인식이 어떻게 실행되는지를 설명함에 있어서, '신 앞의 인간'과 '인간 앞의 신'으로 나누어서 설명한다"고 소개했다.

오 교수는 "(신 앞의 인간)신에 대한 인식이 일어나는 것을 하나님이라는 인식 대상 앞에 서 있는 '인간의 편에서'다루려는 바르트의 의도를 표현한 것이다"며 반면 '인간 앞의 신'은 "신에 대한 인식을 '하나님의 편에서' 다루려는 바르트의 의도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바르트는 신론에서 '하나님은 도대체 존재하는가?', 혹은 '하나님의 존재를 어떻게 증명할 수 있는가?'와 같은 물음을 다루지 않는다"며 "그는 그런 식의 신존재 증명에 매달리는 기독교의 방어적 변증론은 오히려 외부로부터 끊임없는 공격과 논쟁을 불러일으키게 할 뿐이라고 여긴다"고 했다.

그는 "이미 실행 중인 신인식이라 함은, 하나님은 자신의 말씀을 통해서 교회 안에서 이미, 그리고 지금도 인식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바르트의 '신인식'에 관한 설명했다.

이어 "말씀에 대한 속박을 벗어버린 채 시도하는 '신'에 대한 해명은 '거짓 신들, 비(非) 신에게로' 인도할 뿐이기에, 교회에 주어진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속박 안에서 이루어지는 신
인식이라야 '참 하나님에 대한 참 인식'이 된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오 교수는 "바로 이런 사실로부터 하나님에 대한 인식은 '간접적인 인식'이라는 사실이 도출된다"며 "하나님은 자신의 계시 속에서 인간에 의해 직관되고 파악된다. 인간은 하나님 앞에 서 있음으로써, 하나님을 인식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간이 하나님을 인식한다는 것은 인간이 하나님의 존재 자체와 하나가 된다거나(19), 하나
님을 직접적으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대상이 되신 하나님을 인식하는 것이기에 간접적인 인식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바르트의 이해이다"고 했다.

오 교수는 "신인식의 대상성과 간접성은 결정적으로 '신인식이 믿음의 인식이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하며 바르트의 '교회교의학'의 한 구절을 소개했다.

칼 바르트   ©한국칼바르트학회

"자신의 말씀 속에서 자신을 인식하도록 해주는 하나님에 대한 인간의 실증적인(positive) 관계의 총체성, 이 하나님을 향해서 인간이 전향하고, 자신을 개방하고, 헌신하는 일의 발생, 인간이 그의 '가슴에서' 발설하는 긍정, 인간이 자신을 묶인 자로, 전적으로 묶인 자로 인식함으로써 이 하나님에 대하여 발설하는 긍정, ... 인간이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하나님께 속한 자로 인식하고 선언할 수밖에 없다고 여기는 구속성(拘束性) - 이것이 믿음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믿음'에 대해서도 "바르트는 다시금 하나님 말씀의 계시에 묶여있는 믿음, 곧 '성서적 믿음'에 기준점을 둔다"고 오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하나님이라는 대상에 대한 접근 권한과 처분 권한은 우리에게 전혀 없고, 이 인식은 오로지 '은혜의 상태'에서만 가능하다"며"하나님이 자신을 대상으로 세우고 우리를 자신의 인식자로 세우도록 간구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것은 그의 자유로운 선사가 아니고서는, 그의 은혜의 행위에서가 아니고서는 달리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또 오 교수는 "바르트는 '하나님에 대한 인식은 하나님에 대한 순종이다'고 말한다"고 했다.

"믿음의 인식으로서의 하나님에 대한 인식은 그 자체적으로 순종이며, 본질상 필연적으로 순종이다."

그는 "신인식에서 그 대상에 대한 공정한 관찰자적 입지, 객관주의적 중립의 입장을 고수하려는 자는, 그래서 하나님의 행위에 상응하는 우리의 순종으로 신인식을 시작하지 않으려는 유혹을 경계하라고 바르트는 지적한다"며 "신인식은 오로지 순종의 결단 안에서만 실행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우리 인간 앞에 서 있는 하나님은 어떤 분인지에 대한 내용적 규정을 바르트는 크게 두 가지 내용으로 나누어서 설명한다"고 했다.

"하나님에 대한 인식은 성령을 통한 그의(=하나님의)말씀의 계시 속에서, 그러므로 믿음과 그(=믿음의) 순종의 현실성과 필수성 속에서 일어난다. 그것의 (=하나님에 대한 인식)내용은, 우리가 어떤 무엇보다도 사랑하도록 허용되기 때문에 어떤 무엇보다도 두려워해야 하는 그분(=하나님)의 실존이며, 그분이 스스로 자신을 우리에게 그렇게도 명확하고 확실하게 만들었기(=드러내었기) 때문에 우리에게 신비로 남아 있는 그분의 실존이다."

인간 앞에 서 계시는 하나님은 '우리가 사랑할 수 있기에 두려워해야 하는 분'이며, 또한 '명백하게 드러나지만 신비로 남는 분'이라고 바르트는 설명한다.

오 교수는 "하나님의 말씀에 입각해서 우리가 얻게 된 하나님에 대한 인식이 가지는 명백성과 확실성은 우리가 조달하고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하나님 자신에게 기인한다"며 "그 인식의 명증성과 확실성은 우리가 책임질 몫이 아니라, '하나님이 스스로 자신을' 그런 방식으로 드러낸 것에서 기인한다"고 했다.

그는 칼 바르트의 말을 인용해 '인식되는 자가 하나님이지만, 인식하는 우리는 인간이다'는 사실을 폐기할 수 없기 때문에 '그가 계시에서 우리에게 자신을 인식할 수 있도록 내어준다는 사실에 근거해서 우리가 그를 인식한다면, 우리가 그를 인식하는 것은 바로 그의 신비 안에서 인식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또 "하나님의 자기인식은 영원성 안에서 가능하지만, 하나님이 우리에게 자신을 인식하게 할 때에 '시간 속에서 인식되기를 허락한다'"며 "그리하여 '그는 자신을 낮추어서, 본래적인 자신의 모습 그대로 자신이 인식되게 하지만, 그가 자신을 인식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즉 시간적으로 인식되게 한다'"고 설명했다.

오 교수는 "'하나님이 인간 앞에 서기' 전에 앞서서, 그리고 내재적으로 '하나님은 자기 자신 앞에 서 계신다: 아버지가 아들 앞에, 아들이 아버지 앞에 서 계신다. 또한 먼저, 그리고 우리가 신을 인식하는 진리의 내면 안에서 하나님은 자기 자신을 인식한다: 아버지가 아들을, 아들이 아버지를 성령의 일치 안에서 인식한다'"고 했다.

그는 "바르트는 출애굽기 3장의 여호와의 이름,'나는 나이다'에 근거해서 하나님의 영원한 주체성, 참된 일인칭의 '나'로서의 존재에 대해서 환기시킨다"며 "하지만 계시의 현실 속에서, 성례전적인 현실성 속에서 하나님의 '나'가 우리를 위하여 '너'와 '그'가 되신다"고 말했다.

"우리가 '그'와 '너'로 인식하는 그분이 '나' - 그 자체로서는 오직 자기 자신에게만 알려져
있는'나' - 이다...하나님이 우리에게 '그'로서,'너'로서 계시될 때에, '나'로서의 하나님, 자신의 신성의 존재와 본질에 있는 하나님은 우리에게 숨겨진 채로 남는다."

오 교수는 "여기에 우리의 신인식의 한계가 놓여있다. 바르트는 이와 같이 하나님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가지는 제약을 설명했다"며 "하지만 그것은 모두 제약이기도 하지만, 우리가 하나님에 대한 인식에 이르기 위해서 거쳐가야 하는 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12주간 진행되는 강의는 지난달 6일부터 오는 8월 21일까지 첫째, 셋째 목요일 저녁 7시부터 신촌성결교회 성봉채플 지하1층 채움3실에서 진행된다.

세미나는 오성현 교수(서울신대), 이정환 교수(한세대), 황덕형 교수(서울신대), 이형기 교수(전 장신대), 오영석 교수(전 한신대), 최영 교수(기장 목회학박사원), 김재진 교수(한국칼바르트학회장) 등이 강사로 나선다.

한편, 이 강의는 한국칼바르트학회가 주최하고 신촌성결교회 신촌포럼이 후원하며, 케리그마신학연구원이 주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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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바르트 #신인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