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으로서 미국 최초의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에 오른 자넷 앨런이 18일(현지시간) 처음으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주제했다. 다음날, 그의 결정에 미국 국채금리가 오르고 미국과 아시아의 주가지수는 떨어졌다.

연준은 19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양적완화 규모를 현재의 월 650억 달러에서 550억 달러로 100억달러 축소하기로 했다.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제로(0∼0.25%)에 가깝게 운용하는 초저금리 기조는 계속 이어가되 단기금리 인상 시점을 연준의 종전 실업률 목표치(6.5%)와 더는 연계하지 않고 여러 상황을 종합 검토해 결정하기로 했다.

앨런 의장의 전임인 버냉키 재임기간동안 연준은 제로금리(연 0~0.25%)만으로는 경기부양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2012년 9월부터 매달 850억달러어치씩 채권을 사들이며 양적완화라는 이름으로 시장에 돈을 풀어왔다. 그러다 지난해 12월과 지난 1월 FOMC 회의에서 월 850억 달러였던 채권 매입 액수를 각각 100억 달러씩 줄이는 테이퍼링(tapering·자산매입 축소)에 착수한 데 이어 세 차례 회의 연속으로 양적완화 축소를 결정한 것이다. 연준은 최근의 혹한으로 경제활동이 둔화됐지만 민간소비와 기업투자 개선세가 지속된 점을 미국 경제의 회복세의 신호로 보고 테이퍼링을 결정했다. 경기부양을 위해 이례적으로 운용해온 통화정책을 정상화하려는 것이다.

향후 기준금리에 대해서도 연준은 상당 기간 현재의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되 그 이후로 금리 인상을 단행한다고 밝혔다. 앨런 의장은 양적완화가 종료된 뒤 6개월 정도로 상당기간을 예상했다. 16명의 FOMC 위원 가운데 1명이 연내 기준금리를 올리는 게 타당하다고 주장했으며, 13명은 내년 중 인상을 예상했고 나머지 2명은 2016년 금리 인상 단행을 내다봤다. 이들은 일단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되면 애초 예상보다 가파르게 올라가 내년 말 1%, 2016년 말 2.25%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대해 시장은 당혹해하는 반응이다. 테이퍼링에 대해서는 이미 예상된 사항이라 반응은 크지 않다. 문제는 기준금리인상 시기였다. 시장은 내년 9월로 금리인상을 예상했지만, 앨런 의장의 말대로 하면 그 시기는 내년 여름에 해당되 예상보다 빠른 것이다. 글로벌 유동성이 확대에서 축소로 바뀌는 대전환이 본격화하면서, 그 영향은 길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신흥국들도 자금유출을 피하기 위해 금리인상을 단행하게 되면, 경기에 부정적 영향이 발생되어, 경제기초가 취약한 곳에는 충격이 클 수 있다.

이날 연준 결정의 영향으로 미국 내에서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연 2.67%에서 2.77%로 오르고, 다우지수는 0.7% 떨어졌다. 20일에 개장된 아시아 금융시장에서도, 일본 닛케이평균주가(-1.6 %)를 비롯한 아시아 주가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미국이 2008년부터 이어온 '제로금리' 정책에서 벗어나는 시기가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세계 금융시장의 유동성이 축소될 것이란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았다. 20일, 코스피지수는 1920선이 붕괴됐다. 전날보다 18.16포인트(0.94%) 내린 1919.52에 장을 마쳤다. 예상보다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기준금리인상 시기가 투자심리에 악재로 작용했다. 한국 또한 유동성 우려가 커진 것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도 원-달러 환율이 5.7원 오르는 등 달러가 강세를 보였다. 한편, 우리 정부는 테이퍼링 영향을 제한적으로 보았다. 기획재정부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예상된 일이고 시장지표도 예상범위 안에 있어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다만 중국의 경기 둔화나 우크라이나 사태 등과 맞물리면서 단기적으로 시장 불안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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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연방준비제도 #기준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