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사회에서 기독교 핵심 교리에 대한 대중의 이해가 약화하고 종교적 질문에 확답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동시에 교회에 새롭게 출석하는 복음주의자들도 확인돼 영국의 종교 지형이 복합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리고니어 미니스트리(Ligonier Ministries UK)와 여론조사기관 화이트스톤 인사이트(Whitestone Insight)가 공동으로 실시한 ‘2026 신학 인식 조사(State of Theology)’에 따르면, 영국 성인들은 삼위일체와 성령의 역할, 구원에 관한 기독교 핵심 교리에 대해 상당한 불확실성을 보였다.
이번 조사는 2026년 1월 23일부터 27일까지 영국 성인 517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매월 한 차례 이상 교회에 출석하고 개인적으로 성경을 읽는 실천적 기독교인 1000명에 대한 별도 조사도 실시했다. 2018년 조사와 비교해 종교적 인식의 변화를 분석했다.
조사 결과, 영국 성인의 39%는 성부·성자·성령의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한 기독교의 가르침에 동의하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56%는 사람이 예수 그리스도를 믿기 전에 성령의 역사로 거듭난다는 진술에 대해 판단을 내리지 못했다. 또 46%는 인간이 자신의 행위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하나님 앞에서 의롭다 함을 얻는다는 가르침에 확답하지 못했다.
리고니어 미니스트리는 이번 조사에 대해 “영국은 많은 사람이 성경의 가르침에 익숙하지 않은 선교 현장”이라고 평가했다. 기독교 교리를 적극적으로 거부하는 현상이 확대됐다기보다 일반 대중 사이에서 기본적인 신학적 개념에 대한 이해가 빠르게 약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영국 성인의 39%는 예수의 육체적 부활에 관한 성경 기록이 역사적 사실이라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았으며, 44%는 지옥이 영원한 형벌의 장소라는 가르침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연구진은 종교에 대한 확신이 약해지고 있지만, 세속주의에 대한 확고한 믿음 역시 약화하는 양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교회에 새롭게 출석하는 복음주의자들도 눈에 띄었다. 조사에서 복음주의자는 성경의 권위, 전도의 중요성, 그리스도의 대속적 죽음,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을 통한 구원에 관한 네 가지 진술에 강하게 동의한 응답자로 정의됐다.
이들 가운데 28%는 최근 1~2년 사이 성인이 된 이후 처음으로 주일예배에 참석하기 시작했다고 답했다. 이른바 ‘새로운 복음주의자’들은 25~44세 남성과 소수민족 출신 응답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그러나 새롭게 교회에 출석하는 이들의 신앙 이해에는 차이도 나타났다. 이들 가운데 99%는 삼위일체를, 97%는 예수의 육체적 부활을 믿는다고 답했지만, 71%는 “하나님은 기독교와 유대교, 이슬람교를 포함한 모든 종교의 예배를 받으신다”는 진술에 동의했다. 57%는 성경이 고대 신화에 관한 유익한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문자 그대로 참된 것은 아니라고 답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응답이 교회에 새롭게 출석한 이들의 제한적인 신학 지식을 반영할 수 있다며, 성경 교육과 제자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전체 복음주의자 집단에서는 전통적인 기독교 교리에 대한 높은 지지율도 확인됐다. 96%는 삼위일체를 인정했으며, 90%는 인간이 자신의 행위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하나님 앞에서 의롭다 함을 얻는다는 가르침에 동의했다. 낙태가 죄라는 응답은 87%, 결혼이 한 남성과 한 여성의 결합이라는 응답은 98%였다. 78%는 그리스도인이 지역 교회에 소속될 책임이 있다고 답했다.
반면 일부 응답에서는 전통적 교리와 상충하는 인식도 나타났다. 복음주의자의 34%는 “예수는 위대한 교사였지만 하나님은 아니었다”는 진술에 동의했다. 연구진은 특히 새 신자들의 경우 교리를 의도적으로 거부했다기보다 질문을 오해하거나 충분한 신학 지식을 갖추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죄에 대한 인식도 변화했다. 복음주의자의 63%는 대부분의 사람이 죄를 짓더라도 본질적으로 선하다는 주장에 동의했다. 이는 2018년의 48%보다 높아진 수치다. 반면 가장 작은 죄라도 영원한 형벌을 받아 마땅하다는 진술에 동의한 비율은 2018년 61%에서 2026년 47%로 감소했다. 연구진은 이를 죄의 심각성에 대한 이해가 약화하는 징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이번 조사 결과가 영국 사회에서 기독교에 대한 적대감이 일방적으로 커지고 있다기보다 신앙에 대한 이해와 확신이 약화하는 동시에 새로운 교회 출석자들이 나타나는 복합적인 상황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어 “자신의 믿음에 확신이 없고 구원이 오직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사회에서 신실한 복음 증거가 시급하다”며 “새로운 복음주의자들이 건전한 교리와 경건한 삶 안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충실한 성경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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