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학회
단체사진 촬영. ©개혁신학회

개혁신학회(회장 문병호 박사)가 지난 10일 신림 동산교회 3층 본당에서 ‘칼빈의 『기독교 강요』’를 주제로 제47차 정기 학술대회를 성황리에 개최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학술대회는 16세기 종교개혁의 산물이자 개혁주의 정통 신학의 모본인 존 칼빈의 『기독교 강요』를 교리적 체계, 역사적 유산, 주해 및 설교 등 다양한 각도에서 심층적으로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대회는 동산교회 담임 김도훈 목사의 개회예배 설교로 문을 열었다. 김도훈 목사는 에베소서 6장 10~13절을 본문으로 한 ‘전신갑주를 취하라’ 설교를 통해 “오늘날 영적 혼란과 세속화의 물결 속에서 개혁신학의 근본으로 돌아가 영적 무장을 단단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오전 주제발표 세션에서는 본회 회장 문병호 박사, 김요섭 박사, 송영목 박사가 발제자로 나섰다. 문병호 박사(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조직신학)는 1559년 최종판(4권 80장)의 사도신경적 구조(성부·성자·성령·교회)를 상세히 분석하며 “칼빈의 『기독교 강요』는 단지 목회적 단상을 모아놓은 수상록이 아니라, 성경 교리를 유려한 문체로 종합적·체계적으로 개진하여 개혁 언약신학의 장을 연 기독교 교리사 최고의 조직신학서이자 정통 신학의 모본”이라고 밝혔다.

문 박사는 루터의 신학이 독일 토양에 깊이 뿌리내려 권내를 크게 벗어나지 못했던 것과 달리, 칼빈의 신학은 “어느 지역의 정황에 얽매이지 않고 성경에만 부착하는 그가 수행한 종교개혁의 특성상 그 ‘객관성’으로 인하여 유럽 대륙과 영국과 스코틀랜드 및 미국 등지로 급속히 확산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 박사는 “칼빈은 단지 『기독교 강요』 단 한 권의 신학자가 아니며, 그가 남긴 신학적 논문, 목회적 권면, 설교, 주석, 강의, 서신 등을 통하여 빛을 더발하는 최고의 조직신학서임과, 기독교 교리사에 있어서 대작 중의 대작임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며 “이 체계가 튜레틴의 『변증신학 강요』를 모본으로 삼아 찰스 핫지와 헤르만 바빙크의 기념비적인 조직신학서로 계승·심화되었다”고 결론지었다.

개혁신학회
주제 발표가 이뤄지던 모습.©개혁신학회

김요섭 박사(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역사신학)는 1536년 초판(6장)부터 1559년 최종판(80장)에 이르는 20여 년간의 치열한 증보 과정을 추적하며 “칼빈이 이 작품을 쓴 유일한 목적은 종교에 대한 얼마만큼의 열의로 감동된 사람들이 참된 경건을 형성하는 데 필요한 어떤 근본적인 것들을 가르치려는 데 있었다”고 밝혔다.

김 박사는 1539년판부터 칼빈이 성경 주석 작업과 신학적 변증 저술 사이의 분업 규칙을 확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후에 제가 성경을 주석하는 글들을 출판하게 되더라도 긴 교리적인 논쟁들을 벌일 필요나 일반적인 주제들로 빗나갈 필요가 없어질 것이기 때문에 언제나 개요만 간략하게 제시하면 될 것”이라는 칼빈의 서문 발언을 인용하며 주석과 강요의 상호 보완적 관계를 강조했다.

김 박사는 “프랑수아 1세에게 보낸 헌사에 나타난 칼빈의 기독교 강요 핵심 저술 목적은 ‘참된 경건(vera pietas)’과 ‘합법적인 예배(legitimus cultus)’의 회복”이라며 칼빈의 말을 인용해 “내가 경건이라고 부르는 것은 하나님을 향한 사랑과 결합된 경외심인데, 하나님의 은총을 아는 지식이 그것을 불러일으킨다. 사람들은 자기들이 모든 것을 하나님께 빚지고 있다는 것, 자기들이 그의 부성적 돌보심에 의해서 양육된다는 것...을 지각해야만 어느 것 하나도 하나님 밖에서 찾지 않게 된다”고 했다.

김 박사는 “존 칼빈은 16세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잉글랜드 청교도, 17세기 네덜란드 개혁파, 프린스턴 신학, 20세기 신칼빈주의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영향을 미쳤다”며 “오늘날 이 고전을 정당하게 활용하기 위한 세 가지 유의점으로 ① 저자의 본래 저술 의도(종교의 개혁) 존중, ② 16세기 역사적 맥락과 대화 상대 파악, ③ 특정 신학 체계의 교조화 지양 및 성경의 명확한 가르침으로의 회귀”를 제언했다.

송영목 박사(고신대학교 신약신학)는 칼빈의 성경 주해와 설교의 강조점 및 특징을 예리하게 파악해 발표했다. 송 박사는 『기독교 강요』에 성경이 무려 6,804회 인용된다는 사실을 짚으며 그의 주해적 특성을 정리했다.

송 박사는 “우선 칼빈은 율법의 최고 해석자인 그리스도를 따라 모형론을 적절히 사용해 신구약의 실체적 동일성을 파악했으며, 풍유적(알레고리적) 해석을 사탄의 책략으로 배격했다”며 칼빈의 하나님 나라에 대한 정의를 인용해 “하나님은 사람들이 자기들 자신을 부인할 뿐만 아니라 세상의 지상적인 삶을 경멸하는 가운데 하나님의 의에 헌신하여 하늘 생명을 얻고자 갈망하게 하심으로써 다스리신다. 칼빈에게 하나님 나라는 정적이고, 움직임이 없으며, 자기 안에 폐쇄된 실체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역동적인 실재로 나타난다”고 했다.

설교자로서의 칼빈에 대해 송 박사는 “하나님의 전령으로서 본문의 문자적 의미를 회중에게 단순하고 직접적이며 명료하게 전달하려 애썼으며, 3대지 구조의 획일성을 거부하고 본문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따랐다”고 평가했다.

특히 송 박사는 인공지능(AI) 시대의 목회 환경을 언급하며 “현장 경험, 성령님의 조명과 인도, 그리고 성경신학과 교리적 확신을 겸비한 실천적 사역자였던 칼빈에 비추어볼 때, AI는 기술적으로 일관성 있는 설교문을 생성할 수 있지만 실제 삶의 경험이나 신적 영감과 신학적 확신을 가지고 있지 않다. 설교자가 신앙이나 양심이 없는 AI를 석의와 설교 작성에 많이 의존하면, 소중한 과정을 ‘탈영성화하고’ 자신의 영적 분별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칼빈 #기독교강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