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와 연계된 민병대가 기독교인이 다수인 카친주 침례교회 예배당에서 술을 마시고 춤을 추는 졸업식을 개최해 종교의 자유 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영국에 본부를 둔 국제기독연대(CSW)에 따르면, 미얀마 군부의 북부지역사령부에 직접 보고하는 민병대인 샨니민족군(Shanni Nationalities Army·SNA)은 지난 9월 23일(이하 현지시간) 난문 지역의 난문 침례교회(Nant Mun Baptist Church) 예배당에서 대원 400여 명을 대상으로 졸업식을 열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행사에 참석한 졸업생들은 예배당 안에서 술을 마시고 춤을 췄다.
미얀마 연구기관 버마연구소(Burma Research Institute)에 따르면 이번 행사는 민병대 신병들의 훈련 과정 수료를 기념하기 위해 마련됐다. 훈련을 마친 대원 중에는 여성도 100명 이상 포함됐다. 이들은 버마어로 '피투싯(Pyithusit)'이라고 불린다. 북부지역사령부를 지휘하는 아웅 자우 흐트웨이(Aung Zaw Htway) 소장이 졸업식을 감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병대는 카친주 수도 미치나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난문 지역은 모흐닌 타운십의 인다우지 지역에 속한다. 2024년 초부터 이어진 무력 충돌로 난문과 인근 지역 주민 대부분은 거주지를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버마연구소는 민병대가 의도적으로 교회를 행사 장소로 선택했다고 밝혔다. 미국 카친침례교회연합(Kachin Baptist Churches USA)의 라캉 다우 케(Lakang Dau Qae)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이번 행사가 "카친 기독교인과 카친 주민 전체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SNA와 북부지역사령부 사령관인 아웅 자우 흐트웨이 소장은 교회가 신성한 장소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라캉 총장은 미국 정부가 미얀마를 종교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국가에 부여하는 '특별우려국(Country of Particular Concern·CPC)'으로 다시 지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카친미국침례교협회(Kachin American Baptist Association)의 라 셍 라비아(La Seng Labya) 회장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박해받는 미얀마 기독교인들을 보호해 달라고 요청했다.
버마연구소의 조 툼 흥(Zo Tum Hmung) 대표 겸 최고경영자(CEO)는 카친침례교회협의회와 해당 교회에 연대와 기도를 표하며, 군부의 종교 자유 침해를 규탄했다.
CSW의 머빈 토머스(Mervyn Thomas) 회장은 종교시설을 모욕적인 군사 행사 장소로 사용하는 것은 "종교 또는 신념의 자유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고 밝혔다. 그는 책임이 있는 지휘관들에게 금융 제재를 가하고, 각국 정부가 미얀마 군부에 대한 무기와 군사 장비, 항공유 공급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전쟁범죄와 종교 박해를 국제법정에서 처벌할 수 있도록 유엔 미얀마 독립조사기구(Independent Investigative Mechanism for Myanmar) 등 관련 증거를 수집하는 독립기구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SW는 이번 사건이 군부와 그 연계 세력이 소수민족 지역에서 종교시설을 이용해 종교의 자유를 훼손하는 조직적 전략의 일부라고 지적했다. 단체에 따르면 친주와 카친주, 카렌주에서는 공습과 방화, 포격으로 수백 곳의 교회와 기독교 기관이 피해를 입었다. 일부 교회는 군사기지와 지휘소, 군부 선전 장소로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얀마 군부의 종교 탄압은 교회 시설 사용에만 국한되지 않고 있다. 버마연구소에 따르면 군부 통제하의 대법원은 지난 6월 9일 명령 제254/2026호를 통해 침례교 목회자 3명의 기독교식 결혼 주례 자격을 취소했다. 대상자 중 한 명은 카친 침례교 목회자로 예루살렘 침례교회(Jerusalem Baptist Christian Church), 일명 카웅 르완(Khaung Lwan) 교회를 섬기는 자우 타웅(Zaw Taung) 목사다.
카친침례교회협의회 회장을 지낸 흐칼람 삼손(Hkalam Samson) 목사도 과거 미얀마 군부의 기독교인 박해를 국제사회에 알린 인물이다. 그는 2019년 7월 17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군부의 기독교인 박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후 2023년 군부 통제하의 법원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았으나 현재는 석방된 상태다.
미얀마는 1999년부터 2023년까지 미국의 종교자유 특별우려국으로 지정됐지만, 이후 재지정되지 않았다.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는 2026년 연례 보고서에서 미얀마를 특별우려국으로 다시 지정할 것을 권고했다.
특별우려국으로 재지정되면 미국 정부는 공개 규탄과 표적 제재, 공식 방문 취소, 지원 제한 등의 조치를 통해 미얀마 군부에 압박을 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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