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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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취리히주 복음주의개혁교회(Evangelical Reformed Church of the Canton of Zurich) 교인들이 교회 건물의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2035년까지 ‘넷제로’로 줄이는 기후 목표를 교회 헌법에 명시하기로 했다.

스위스 개혁교회 전문 매체 ref.ch에 따르면, 교인들은 지난 28일(이하 현지시간) 교회가 제시한 ‘창조세계 보호 운동’에 대한 반대 제안에 52.7%의 찬성표를 던졌다.

이번 투표로 수개월간 교회 총회(Synod)를 분열시켰던 논쟁도 일단락됐다. 논쟁의 핵심은 교회가 환경을 보호해야 하는지 여부보다 관련 정책을 누가 결정할 것인지에 있었다. 교회 건물을 소유하고 유지·관리 비용을 부담하는 지역 교회가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과, 주 단위 교회 조직이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 맞섰다.

반대 측은 기후 대응이 설교와 목회, 사회봉사 등 교회의 핵심 사역보다 우선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찬성 측은 각 지역 교회가 자체적으로 적절한 환경 대책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율성이 유지된다고 주장했다.

지역별 찬반 격차는 크지 않았지만, 취리히시를 포함하는 취리히 지역에서는 70% 이상이 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개정안은 교회 건물의 2035년 온실가스 순배출 제로 목표를 설정하고, 각 지역 교회가 환경경영을 시행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또한 스위스 교회 환경단체인 ‘오이쿠(oeku–Kirchen für die Umwelt)’가 운영하는 환경 인증제도인 ‘그뤼너 귀겔(Grüner Güggel·Green Rooster)’ 인증을 받을 수 있는 제도적 기반도 마련됐다.

‘그뤼너 귀겔’은 유럽연합(EU)의 환경경영·감사제도인 EMAS를 기반으로 한 환경관리 인증이다. 스위스 개혁교회 첨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수탉 풍향계에서 이름을 따왔다. 이는 복음서에 나오는 베드로의 예수 부인 사건을 상징하며, 스위스 개신교 교회를 가톨릭교회와 구별하는 상징으로도 사용돼 왔다.

개정안은 신학과 교육, 영적 생활에서도 생태 문제를 보다 중요하게 다루도록 했다.

교회 집행위원회는 투표 결과를 환영하며 “창조세계 보전에 대한 책임이 교회 규정에 구속력 있는 의무로 자리 잡았다”고 밝혔다. 또한 이를 통해 국가가 요구하는 수준을 넘어 환경과 기후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창조세계 보호 운동을 주도한 토비아스 아담은 높은 투표율이 교인들의 기후보호에 대한 관심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기후위기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오늘의 투표는 희망을 준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결과를 도시와 농촌 간의 대립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면서, 농촌 지역에서도 찬반이 팽팽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역 교회가 자체적으로 대책을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결정이 지역 교회에 일방적인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반면 반대 운동을 벌인 위원회는 결과에 실망감을 나타냈다. 이들은 앞으로 지역 교회가 복음 전파와 디아코니아 사역 등 교회의 핵심 사역보다 기후보호를 우선하도록 요구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대 측은 특히 ‘그뤼너 귀겔’ 인증을 의무화하는 데 문제를 제기해 왔다. 인증을 위해 지역 교회 지도자와 직원들에게 상당한 업무 부담이 발생하고, 4년마다 재인증을 받아야 하며 관련 비용도 지역 교회가 부담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반대 측에 따르면 취리히주 전체 지역 교회의 약 4분의 1인 27곳만이 현재까지 해당 인증을 받은 상태다.

이번 논쟁은 2022년 교회가 개최한 ‘기후정의’ 주간에서 시작됐다. 이후 기후운동가들은 약 1,600명의 서명을 받아 2023년 창조세계 보호 운동을 공식 발의했다. 이는 취리히주 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성사된 교인들의 대중 발의였다고 ref.ch는 전했다.

교회 집행위원회는 발의안의 주요 요구를 반영한 대안을 제시했고, 총회에서는 이를 놓고 격론이 벌어졌다.

찬성 측은 교회가 창조세계 보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반대 측은 중앙집권화와 지역 교회의 행정 부담을 우려했다.

총회는 찬성 54표, 반대 45표로 대안을 채택했고, 발의자들은 이를 수용해 기존 발의안을 철회했다. 이후 대안에 대한 주민투표 요구가 제기되면서 최종적으로 교인들의 투표에 부쳐졌다. 취리히주 교회에서는 만 16세 이상 교인이 투표권을 갖는다.

취리히 복음주의개혁교회는 스위스에서 주법상 공교회로 인정받는 지역 교회 가운데 하나다. 스위스 복음주의개혁교회연맹에 소속돼 있으며, 이 연맹은 24개 주 개혁교회로 구성돼 세계교회협의회(WCC)에도 가입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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