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채 총장
서병채 총장
인간관계나 사역진행에 있어서 이 두 가지는 다른 것 같다. 신뢰는 너와 나 즉 일대일의 관계인 반면, 믿음은 상대방의 리더십에 대한 것이다. 물론 신뢰가 깨어지면 리더십에도 치명타이지만, 신뢰는 되어 있더라도 리더자로서 주어진 사명을 완수하는 데에 대한 “믿음을 주느냐” 하는 문제는 다른 것 같다.

예를 들어 A라는 사람이 주위의 열 명에게 인간적으로는 신뢰는 받고 있다. 즉 “돈 떼먹을 사람은 절대 아니다.” 그러나 어떤 사역이나 프로젝트를 맡아서 완성할지에 대한 믿음은 의구심을 가질수도 있는 것이다. 신뢰는 타인의 미래 행동이 자신에게 호의적이거나 또는 최소한 악의적이지는 않을 가능성에 대한 기대와 믿음을 말한다. 즉 신뢰는 상대가 어떻게 행동할 것이라는 믿음 하에 상대방의 협조를 기대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신뢰에 대한 다양한 정의들을 정리하면, 신뢰란 ‘한 행위자가 위험에도 불구하고 다른 행위자가 자신의 기대 혹은 이해에 맞도록 행동할 것이라는 주관적 기대’이다. 이러한 신뢰는 사회적 관계를 전제로 하며, 그 관계 속에서 존재하며, 신뢰가 있음으로 해서 관련 행위자들은 협동을 할 수 있고, 감시와 통제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 자본의 전형적인 경우이다.

또한 신뢰는 사회적 자본으로서 공공재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이는 다시 말해 신뢰 또한 공중재로서의 딜레마를 갖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사회적 관계 내에서 합리적 개인이라면 자신은 신뢰를 주지 않으면서 타인들은 자신에게 신뢰를 주거나 혹은 자신과 관련된 사람들간에 사회적 신뢰가 형성되기를 바랄 것이다.

한마디로 구성원들에게 믿음을 주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과 자기개발이 지속적으로 있어야 할 것이다. 리더가 신뢰도 백퍼센트, 능럭도 백퍼센트라고 인정받으면 더할나위없이 좋겠지만 그것은 신이 아닌 이상 불가능하다고 생각된다. 믿음이 가야지 함께하는 사람들이 희생을 감수하고 또 용감하게 뛰어들 것이 아닌가? 그런 믿음이 가지 않는데 누가 뛰어들겠는가? 믿음(Belief, Faith)은 어떠한 가치관, 종교, 사람, 사실 등에 대해 다른 사람의 동의와 관계 없이 확고한 진리로서 받아들이는 개인적인 심리상태라고 한다.

리더에 대한 그런 믿음이 있을 때 함께 해보려고 시도해볼 것이다. 이것은 과거보다도 더 절실한 문제인 것 같다. 과거에는 리더가 주위 사람들보다 월등히 뛰어났기에 무조건 믿고 함께 한다. 그러나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다. 모두가 다 뛰어난 사람들이기에 “가자!” 그러면 동시에 다 뛰어가는 때가 아니다. 이것이 지도자의 지속적인 자기개발이 어제와 다르게 진행되어야하는 이유일 것이다.

결국 어떤 조직이든 사역이든, 리더는 이 두 가지가 필수적으로 갖추어 져야 될 요소일 것이다. 하나는 인품일 것이고, 다른 하나는 경쟁력일 것이다. 인간적으로는 신뢰(trust)가 쌓여야 하고, 공적인 일에서는 믿음(faith)을 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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