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올해 1분기 전기 대비 0.9% 경제성장률을 달성했다고 25일 발표했다. 실질 국내총소득은 교역조건 개선에 힘입어 1.0% 증가했다. 이는 당초 정부가 예상했던 경제성장률 0.5%를 웃도는 수치다.

지난 11일 기준금리를 동결한 한은은 이번에 발표한 지표가 지난해의 부진에서 벗어나 점차 성장세로 전환하고 있다는 결정적 근거라고 보고 있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2.0%, 올해는 2.6% 성장할 전망"는 진단을 내놨다.

그러나, 학계와 시장에선 전분기 성장률이 낮은데 따른 기저효과여서 경기가 회복되는 신호라고 보기 어렵다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정부도 난관하기엔 이르다는 중평이다. 대체로 올 1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0.9%가 나올 수 있었던 것은 건설, 설비투자, 수출의 선전 덕분이라는 해석이다. 또한 엔저의 가속화를 비롯 한계상황인 가계부채 등 대내외 악재가 여전한 상황에서 경기회복 신호로 풀이하기에는 이르다는 것.

◆기재부·예정처 "경기 살아난다는 신호 아냐"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 한 관계자는 "올해 1분기에 0.9% 나온다고 해도 절대 경기가 살아난다는 신호라고 해석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난 3,4분기 전분기대비 성장률이 각각 0.0%, 0.3%에 불과해 반등해봤자 얼마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1분기의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 작년 4분기와 같은 1.5%로 2009년 3분기(1.0%) 이후 최악이다.

기재부 현오석 부총리는 수출입은행에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어려운 현 대외여건을 언급하면서 "경제성장 엔진이 꺼질 수도 있다"고 극도의 우려감을 표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정부는 지금 당장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자칫 우리경제의 성장엔진이 꺼질 수도 있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추경예산안과 부동산 대책 등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국회 예산정책처(이하 예정처) 역시 비슷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예정처는 2013년 수정경제전망에서 "1분기 전기 대비 성장률이 지난 2개 분기보다 높아지겠지만, 이는 주로 건설투자 호조에 따른 것"이라며 "수출, 민간소비, 설비투자 등 여전히 부진한 상태로 자생적 회복이라 간주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은은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김 총재는 11일 기자회견에서 "0%대 성장이라 해서 매우 낮은 것으로 국민에게 혼선을 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은과 정부 중 어느 측 판단이 맞을지는 향후 올 하반기에나 가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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