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소영(미국 변호사, 세인트폴 세계관 아카데미 대표)
정소영(미국 변호사, 세인트폴 세계관 아카데미 대표)

'데이빗 게일의 진실(Life of David Gale)'이라는 영화가 있다.

이 영화는 열렬한 사형제 폐지론자였던 데이빗 게일이라는 철학과 교수가 성범죄 누명을 쓰고 인생의 막다른 길로 내몰리면서 겪은 일을 한 여기자의 인터뷰를 통해 밝히는 내용이다.

영화 속 주인공 데이빗 게일은 삶에 대한 희망이 사라지자 마지막으로 의미 있는 일을 하기로 결심한다. 자신이 일평생 외쳐 온 사형제 폐지를 위해 스스로 순교자가 되기로 한 것이다. 그는 뜻을 같이하는 동료 콘스탄틴 및 그녀의 카우보이 애인과 공모하여 스스로를 콘스탄틴의 강간 살해범이 되도록 꾸며 사형언도를 받는다. 사형제도를 폐지하기 위해서는 사형제도로 인해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죽은 한 사람이 필요했던 것인데 자신이 바로 그 한 사람이 되기로 결정했고 결국 사형집행이 되어 죽음으로써 사형제도 존폐에 대한 논란의 불씨를 지핀 것으로 이야기는 끝이 난다.

영화 속의 등장인물들은 사형제 폐지라는 자신들의 신념을 위해 자살도 마다 않고(콘스탄틴), 살인자의 누명을 쓰는 것도 불사하고(데이빗 게일), 자기 애인의 죽음을 태연히 녹화하고 뒤처리를 감당한다(카우보이).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한다'는 마르크스의 프롤레타리아 윤리의 극치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이들 사형제 폐지론자들은 범죄자들의 인권에만 관심이 있었지, 범죄자에게 희생된 사람들과 남은 유족들의 고통에 대한 관심은 전혀 없다. 이들은 대의를 위해 모든 것을 버렸다고 자부할지 모르지만, 실상은 스스로가 규정한 정의를 위해 타인의 고통에는 공감하지 못하고 편향된 이데올로기에 경도된 무법 분자들일 뿐이다. 우리는 이런 사람들을 '위선자'라고 부른다.

우리 사회에도 성소수자 또는 사회적 약자의 인권보호라는 아름다운 이름으로 선전·선동과 폭력을 동원하거나 민주화와 통일이라는 민족적 이상을 위하여 북한 정권이라는 거대한 악과 타협하고 손을 잡은 일들이 있었다. 숭고한 목적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말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하지는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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