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북부의 체르니히프의 한 학교가 전쟁의 폭격으로 파괴됐다. 전쟁으로 우크라이나의 750만 명의 아동은 교육의 혼란을 겪고 있다
우크라이나 북부의 체르니히프의 한 학교가 전쟁의 폭격으로 파괴됐다. 전쟁으로 우크라이나의 750만 명의 아동은 교육의 혼란을 겪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 제공

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3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시작한 지 100일째가 된 가운데, 오는 4일 국제 침략 희생 아동의 날을 맞아 우크라이나 아동의 생존과 교육권 침해를 경고했다.

지난해 세이브더칠드런이 발표한 보고서 ‘아동에 대한 전쟁을 멈춰라 – 징병 위기'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 세계적으로 4억 5천만 명 이상의 아동이 분쟁 지역에 살고 있다. 이는 2019년보다 5% 증가한 수치이자 20년 만에 최대치이다. 그중 치명적인 분쟁이 진행 중인 13개 국가에 약 1억 6천 2백만 명의 아동이 살고 있고, 이 역시 2019년과 비교해 20% 이상 증가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유엔의 휴전 촉구로도 막을 수 없었던 현실은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더욱 악화됐다. 지난 100일간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한 교전을 피해 해외로 탈출한 인구는 유엔난민기구 추산 약 680만 명에 달한다. 이 중 절반가량이 아동이며, 매일 평균 3만 4천 여명의 아동이 피난길에 오른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국외로 떠나지 못한 수천 명의 아동은 여전히 우크라이나에 남아있으며 학교 건물 등에 마련된 임시 대피소에서 지내고 있다.

2월 24일 교전이 고조된 이래 100일간의 무력충돌로 목숨을 잃거나 다친 아동은 최소 677명이다. 이는 5월 29일 기준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의 공식적인 발표이기에 실제 우크라이나 내부에서 벌어지는 상황은 훨씬 심각할 수 있다.

현재 우크라이나 전역의 학교는 휴교 상태다.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아동 750만 명의 교육이 차질을 빚고 있다. 우크라이나 교육과학부에 따르면, 100일 동안 적어도 학교 1,888 곳이 포격과 폭격의 피해를 입었으며, 10곳 중 1곳인 180여 곳은 완전히 파괴됐다. 지난 2014년부터 2021년까지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기록 된 파괴되거나 폐교한 학교 수가 750개인 것과 비교해 짧은 기간 동안 2배 가까운 피해가 발생한 셈이다. 단 한 번의 공격에도 아동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크게 다칠 수 있으며, 수백 명의 학생들이 양질의 교육을 받을 권리를 박탈 당하게 된다. 교육은 위기 상황 속에서도 아동과 부모 모두에게 우선 순위가 높은 서비스이지만, 대부분의 분쟁 상황에서 가장 먼저 중단되고 가장 늦게 재개되는 서비스이기도 하다. 세이브더칠드런이 2019년 분쟁지역 아동 1,2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역경에 맞서는 교육(Education against the odds)' 보고서에 따르면, 30%에 가까운 아동이 다른 어떤 서비스보다도 교육의 재개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네츠크 동부에 거주하던 마리아(13세, 가명)는 고향 근처에서 교전이 격화되자 어머니와 6살 남동생, 고양이와 함께 피난을 떠났다. 마리아의 가족은 이틀에 걸쳐 르비우까지 기차를 타고 이동했으며, 지난 4월부터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체르니우치에 소재한 대피소에서 지낸다. 이곳은 학교 공간을 이용한 대피소로, 약 60명의 피난민이 교실 공간에서 생활하며 화장실을 함께 사용하는 열악한 환경이다.

마리아는 인터뷰를 통해 “집을 떠날 때 더는 폭발음이 들리지 않아서 기뻤다. 하지만 우리 집, 우리 아파트를 떠나야만 했던 게 슬프다. 이제 우리 가족은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 살고 있다. 여기는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 모든 게 변했다”라며 “몸은 괜찮지만 마음이 힘들다. 하지만 집에 돌아갈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만약 그렇지 못한다 해도 우리는 이곳에 정착할 것이다. 모든 사람이 평화로운 하늘 아래서 살았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마리아의 어머니 올레나(가명)는 분쟁으로 인해 딸 마리아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이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고 걱정했다. 그녀는 “딸이 스트레스에 취약한 만성 질환을 앓고 있다. 지금 같은 분쟁 상황에서 아이의 상태가 급격하게 나빠지고 있어 걱정이다. 최근 금전적 지원을 받아 치료를 재개한 덕분에 차도를 보이고 있다”라고 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이들 가족에게 긴급 현금을 지원해 필요한 의약품과 식료품 등 필수품을 살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 우크라이나 사무소장 오노 반 마넨은 “우리 모두는 우크라이나의 교육 시설에 대한 기록적인 피해 수치에 분노해야 한다. 전쟁 속에서 흘러가는 매일 매일이 아동의 삶과 미래에 커다란 위협을 가한다. 지금 당장 전쟁을 끝내야 한다”며 “지난 7년간의 분쟁 기간보다 지난 100일간 폭격을 입은 학교가 두 배 더 많다. 모든 전쟁은 아동에 대한 전쟁이며, 학교에 대한 공격은 아동에 대한 공격이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동부 지역 교전이 격화되면서 인도주의적 위기 상황이 악화되었다. 이 지역에 거주하는 아동들은 이번 사태 이전부터 학교 안팎으로 무장한 군인이 늘어나면서 수업에 참여하기 무서워하거나 두려움을 호소해왔다“며 “세이브더칠드런은 분쟁 당사자들에 교육 시설을 군사적 목적으로 이용하는 것을 자제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군대나 무장 단체가 학교에 머무르면 학생들의 교육을 방해하거나 심한 경우 상대편의 공격을 촉발할 수 있다. 학교는 아동의 보호받을 권리와 배우고 놀 권리를 지키는 곳으로 반드시 안전하게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분쟁 상황에서도 아동의 교육받을 권리를 지키기 위해 교육 키트를 제공한다. 안전한 장소를 찾아 기차역이나 지하실 등 대피소에 머무는 아동을 위해 장난감과 교육 도구가 담긴 벙커 키트를 나눠주고 있다. 또한 우크라이나 교육과학부 및 지역사회 파트너와 함께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디지털 교육 센터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교육 센터는 아동에게 안전한 공간과 디지털 기기를 제공함으로써 계속해서 배울 수 있도록 지원한다. 그 외에도 분쟁으로 피해를 입은 가정에 대피소, 식료품, 현금, 연료, 심리 지원, 신생아 위생 키트 등 생활필수품을 제공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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