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진 한경협 회장 “반도체 호황 이후 대비해야”… ‘뉴K 인더스트리’ 제시

AI·서비스·에너지 혁신 강조… 신기술·신산업 중심의 규제 시스템 재설계 촉구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이 17일 제주 서귀포시 인근식당에서 열린 ‘2026 한경협 경영자 제주하계포럼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경협

류진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회장이 반도체 호황 이후에도 한국 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하려면 반도체를 이을 새로운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 회장은 지난 17일 제주 서귀포시의 한 식당에서 열린 ‘2026 한경협 경영자 제주하계포럼’ 기자간담회에서 “지난달 미국 워싱턴을 방문했는데, 미국 의원들이 우리 반도체와 조선 산업에 관심을 보이며 한국에 대해 좋은 이야기를 해줬다”고 말했다.

그는 “기분은 좋았지만 동시에 생각이 많아졌다”며 “지금의 반도체 호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전통 제조업은 언제쯤 회복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한 경제지 칼럼에서 반도체 호황 이후에도 안정적으로 성장하려면 제2, 제3의 반도체를 키워야 한다는 대목이 인상 깊었다”며 차세대 성장동력 육성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일부 산업에 성장 편중… 전반적인 시너지 부족”

류 회장은 콘텐츠와 식품, 뷰티를 비롯해 반도체·조선·방산 등 한국 산업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지만, 성장세가 일부 분야에 집중돼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떠오르는 분야가 몇 군데에 편중돼 있고 전통 제조업의 주력 분야들은 빠져 있다”며 “고용의 70%를 차지하는 서비스산업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어 “산업 전체를 아우르는 시너지가 부족하다”며 “제도적 기반과 인프라가 부실하면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를 만들기 어렵다”고 말했다. 개별 산업의 성과만으로는 한국 경제의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류 회장은 반도체 호황의 성과를 다른 산업으로 확산하려면 산업구조와 성장 방식을 함께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전략으로 한경협이 추진하는 ‘뉴K 인더스트리’를 제시했다.

◈AI·서비스·에너지 혁신으로 산업구조 전환

‘뉴K 인더스트리’는 산업 전반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하는 ‘AI 혁신’, 국내 서비스를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산업으로 육성하는 ‘서비스산업 고도화’, 안정적인 전력과 친환경 에너지 기반을 확충하는 ‘에너지 혁신’을 핵심으로 했다.

류 회장은 새로운 산업을 육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제조업과 서비스업 전반의 생산성과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산업정책을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경협도 산업구조 전환을 지원하기 위해 AI 혁신위원회를 가동하고, 정부와 함께 서비스산업 강화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등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류 회장은 한국 기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만큼 이를 뒷받침할 제도와 인프라가 마련되면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뉴K 인더스트리’를 통해 산업 간 연계와 시너지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신기술·신산업부터 네거티브 규제 도입해야”

류 회장은 산업 전환을 뒷받침하려면 기업에 적용되는 규제 시스템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존 산업을 기준으로 설계된 규제가 신기술과 신산업의 성장을 가로막지 않도록 제도를 다시 정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식 네거티브 규제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도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신기술과 신산업, 특별구역 등으로 범위를 특정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더 늦기 전에 규제 시스템을 재설계해야 한다”며 “과거의 잣대로 미래를 제한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 회장은 신기술과 새로운 사업이 시장에서 자유롭게 시도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산업 경쟁력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3대 메가프로젝트’에 기대

류 회장은 정부가 추진하는 ‘3대 메가프로젝트’에 대해서도 기대를 나타냈다. 그는 “제도와 인프라를 잘 챙겨 큰 결실을 거두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기업의 역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정부의 강력한 뒷받침이 더해진다면 한국 경제는 새롭게 도약할 수 있다”고 밝혔다.

류 회장은 반도체 호황을 한국 경제의 전환점으로 활용하는 동시에 AI와 서비스, 에너지 등으로 성장 기반을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산업 현장의 혁신과 함께 규제 시스템 및 기반 시설의 정비도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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