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관용의 종교이기 이전에 진리의 파수꾼”

제50회 영성학술포럼서 정치적 올바름과 기독교 가치 충돌 문제 집중 조명
기독교학술원이 15일 서울 양재온누리교회 화평홀에서 ‘PC(정치적 올바름), 올바른 이해’를 주제로 제50회 영성학술포럼을 개최한 가운데, 참석자들과 발제자들이 행사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기독교학술원 제공

기독교학술원(원장 김영한)이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온누리교회 화평홀에서 ‘PC(정치적 올바름), 올바른 이해’를 주제로 제50회 영성학술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정치적 올바름(PC)에 대한 기독교적 이해와 함께 현대 인권 담론, 교회의 역할, 성경적 가치관 등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개회사를 전한 김영한 원장은 정치적 올바름(PC)과 PC주의를 구분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PC는 언어 윤리적 운동으로서 일반은총(common grace)의 산물이지만, PC주의는 이념적 성격을 띠고 있다”며 “언어 윤리운동과 이념적 운동을 구분하는 지성적 섬세성이 요청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기독교적 관점에서 윤리적 운동으로서 정치적 올바름은 인간 존중이라는 선한 동기를 가지고 있지만, PC주의는 하나님 중심의 진리를 배제한 채 인본주의적 정의에만 매몰될 위험이 있다”며 “기독교인은 PC의 선한 가치를 수용하면서도 성경적 가치관을 훼손하는 지점에서는 신앙의 정체성을 지키는 균형 잡힌 태도가 필요하다”고 했다.

(왼쪽부터) 김중석 목사, 김영한 박사, 조평세 박사, 김영길 박사, 김성원 박사. ©기독교학술원 제공

이날 포럼에서는 조평세 박사(1776연구소장)가 ‘정치’에 대해, 김영길 박사(바른군인권연구소장)가 ‘윤리’에 관해 각각 발제했으며, 김성원 전 나사렛대 부총장이 논평을 맡았다.

◆ “기독교는 시대의 입맛에 맞춰 진리를 가공하는 종교 아냐”

조평세 박사는 발제를 통해 현대 사회가 요구하는 기독교의 모습이 지나치게 ‘수용’과 ‘친절’ 중심으로 고정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가 믿는 예수님은 세상이 말하는 친절함 때문에 선함을 타협하지 않으셨다”며 “예수님은 창녀와 세리의 친구가 되셨지만 동시에 회개를 촉구하셨다”고 했다.

이어 그는 오늘날 정치적 올바름(PC) 담론 속에서 기독교가 놓치지 말아야 할 본질로 ‘절대 진리의 수호’와 ‘도덕 기준의 확립’을 제시했다. 조 박사는 “기독교는 관용의 종교이기 이전에 진리의 파수꾼이어야 한다”며 “예수님께서 바리새인들의 위선을 꾸짖고 성전의 상을 엎으신 것은, PC주의적 에티켓보다 우선하는 가치가 존재함을 보여준다”고 했다.

또 “기독교의 역할은 시대의 입맛에 맞게 진리를 가공하는 것이 아니라 변하지 않는 하나님의 법을 선포하는 것”이라며 “그 진리가 세상의 정서에 반하고 불친절하게 느껴질지라도 진리의 날카로움을 무디게 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대 사회에서 죄의 개념 자체가 모호해지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조 박사는 “모두를 배려한다는 명목 아래 죄의 개념마저 흐려지고 있다”며 “교회는 세상과 구별되는 거룩함의 기준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세상이 다름이라고 부르는 것을 죄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며 “죄인을 불편하게 할까 두려워 죄를 죄라고 말하지 못하는 교회는 기독교의 본질을 잃게 된다”고 강조했다.

조 박사는 특히 “진정한 이웃 사랑은 때로 불친절을 감수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암세포를 발견하고도 환자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기 위해 침묵하는 의사를 친절하다고 하지 않는다”며 “기독교의 역할은 죄인들을 지옥의 낭떠러지 앞에서 돌려세우는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 “‘개독교’라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진리를 숨기는 비겁한 친절보다 비난을 받더라도 생명을 살리고 진리를 말하는 거룩한 고집이 필요하다”며 “교회는 죄를 지적하는 공의와 죄인을 위해 희생하는 사랑을 동시에 품어야 한다”고 전했다.

◆ “현대 인권 위기의 본질은 인간론의 위기”

김영길 박사는 발제에서 정치적 올바름과 현대 인권 담론이 결국 인간 존재에 대한 이해의 문제와 연결돼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현대 인권이 직면한 위기는 결국 인간론의 위기”라며 “스스로를 창조주로부터 분리한 현대인은 오히려 자신의 존엄성을 지탱할 기반을 잃어버렸다”고 했다.

이어 “PC정치가 가져온 혼란은 인권을 절대화하면서도 인간의 거룩함은 잊어버린 결과”라며 “정체성 혼란과 인권의 도구화를 극복할 길은 하나님이 설계하신 인간의 원형을 회복하는 데 있다”고 덧붙였다.

김 박사는 진정한 인권 회복의 출발점으로 인간이 하나님의 피조물임을 인정하는 자세를 제시했다. 그는 “하나님의 형상(Imago Dei)을 회복할 때 비로소 차이를 넘어선 보편적 형제애를 실현할 수 있다”며 “자의적 권리의 횡포로부터 인간 존엄성을 지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인간은 자유를 통해 하나님을 사랑하기를 선택하고, 언어를 통해 하나님을 찬양하며, 이성과 양심을 통해 거룩한 질서를 세우도록 부름받은 존재”라며 “이것이 성경이 말하는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인간의 본질”이라고 했다.

아울러 “인권은 내가 원하는 것을 할 권리가 아니라 창조 질서 안에서 인간답게 존재할 권리여야 한다”며 “파편화된 권리 담론을 넘어 창조주가 부여한 천부적 가치 위에 인권의 토대를 다시 세워야 한다”고 전했다.

◆ “교회는 ‘영적 올바름’ 외쳐야”

포럼에 앞서 열린 경건회에서는 김중석 목사(사랑교회 원로)가 ‘영적 목마름’을 주제로 설교했다.

김 목사는 “오늘날 현실 세계는 영적인 전쟁터이다. 정치적 올바름을 포함한 여러 사상과 문화가 교회와 신자들을 향해 공격하고 있다”며 “외부의 도전보다 더 무서운 것은 교회 내부의 도전”이라며 “세계가 동성애 문화로 뒤덮여 가는 가운데 한국이 마지막 방파제처럼 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공격이 최고의 방어’라는 말처럼 교회는 영적 올바름을 외치고 실천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정치적 올바름의 흐름에 대응하고, 영적으로 무너져가는 사람들을 살려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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