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NATO 가입 위해 대통령직 포기 가능성 시사

트럼프와의 갈등 속 평화 및 안보 보장 촉구
볼라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기독일보 DB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3일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위해 대통령직을 내려놓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3주년을 하루 앞둔 가운데 나온 발언으로,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갈등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평화를 위한 결단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크라이나 평화 위해 대통령직 포기 가능”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수도 키이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평화를 위해 대통령직을 포기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우크라이나에 평화를 보장할 수 있다면 기꺼이 대통령직을 내려놓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NATO 가입이 보장된다면 대통령직과 맞바꿀 수도 있다”며, 국가의 안보가 최우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또한 NATO 가입이 무산될 경우 우크라이나 군대의 규모를 두 배로 늘릴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지속적인 안보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전략적 필요성을 강조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트럼프와의 갈등, NATO 문제로 확대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시작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고, 젤렌스키 대통령을 “독재자”라고 비난했다. 특히 트럼프는 젤렌스키가 지난해 5월 임기가 끝났음에도 선거를 치르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으며 정당성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시 비상계엄 상태에서는 헌법에 따라 대통령 선거를 치를 수 없다”며, 자신의 정당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진짜 독재자라면 그런 비난에 신경 쓰겠지만, 나는 합법적으로 선출된 대통령”이라며 트럼프의 비판을 일축했다.

◈미·러 종전협상과 우크라이나의 입장

현재 미국과 러시아 간의 종전 및 평화협상이 진행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가 배제된 채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단순한 중재자가 아니라 우크라이나를 위한 강력한 파트너가 되어주길 바란다”며, 우크라이나의 안보 보장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희토류 개발 협상도 진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과의 협의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양국 당국자들이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NATO 가입 또는 미군의 주둔 등 보다 명확한 안보 보장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협상이 진행 중이다.

율리아 스비리덴코 우크라이나 경제장관은 이날 “러시아군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에 약 3,500억 달러(약 503조 원) 상당의 중요 자원이 매장돼 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익을 강조하는 동시에, 우크라이나 영토를 러시아에 넘겨선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러시아의 공세 강화, 북한의 무기 지원 의혹

러시아는 이날 대규모 드론 공습을 감행해 최소 1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 국민은 매일 공중 테러에 저항하고 있다”며, 23일의 공습이 “이란제 드론이 우크라이나 도시와 마을을 공격하기 시작한 이후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한편, 키릴로 부다노우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장은 “러시아군의 최전선 탄약 수요의 50%를 북한이 제공하고 있으며, 170mm 자주곡사포와 240mm 다연장 로켓 발사 시스템도 대규모로 지원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우크라이나의 독립, 영토 보전, 주권은 타협 대상이 아니다”라며 미국과 동맹국들의 지속적인 지원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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