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선 목사님의 기도와 말씀 강변교회 대담
(왼쪽부터) 사회자 김철영 목사, 강변교회 김명혁 원로 목사, 송파제일교회 박병식 원로 목사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16일 오전 9시 반에 강변교회에서 김명혁 원로 목사와 송파제일교회 박병식 원로 목사가 ‘박윤선 목사님의 기도와 말씀과 온유·겸손의 영성을 염원하며’란 주제로 대담했다. 합동신학대학 교수였던 박윤선 박사는 한국이 낳은 세계적 성경 주석가이다. 66권의 성경을 주석한 세계에서 몇 안 되는 신학자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신학뿐 아닌 말씀과 기도에 목숨을 걸었던 박윤선 박사였다고 김명혁, 박병식 목사는 입을 모았다. 사회를 맡은 김철영 목사는 먼저 박병식 목사에게 “박윤선목사의 수업을 직접 들었던 소회”를 물었다.

이에 박병식 목사는 “1963년 총신대 입학 할 때 강의를 들었는데, 보통 신학자들과 달리 쉽게 풀어서 설명한 것”에 대한 인상을 술회했다. 김명혁 목사도 “박윤선 박사는 개혁주의 신학이란 명칭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며 “신학보다, 기도와 말씀에 전력하신 분”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목에서 사회자는 “한국 교계에서는 여전히 박윤선 박사를 대표적 개혁주의 신학자로 여긴다”고 덧붙였다. 박병식 목사는 “합동신학교 창립할 때부터, 개혁주의라는 이름을 넣자는 의견도 있었다”라며 “박윤선 박사는 이를 반대하셨고, 한국교회 일치를 위해 ‘합동’신학교를 주장하셨다”고 기억했다.

아울러 사회자는 “한국 장로교는 조선신학교, 고려 신학교 등 분열의 역사였다”며 “보수 신학이 추구하는 교단이 난립하는 상황에서, 한국 교회 분열상”을 놓고 김명혁 목사에게 생각을 물었다.

김명혁 목사는 “박윤선 박사는 칼빈주의, 개혁주의 신학에 경도된 분이 아니”라며 “먼저 신학이 아닌 말씀, 은혜, 기도를 사모하신 분”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예수님은 의인을 부르지 않고 죄인을 부르러 오셨다”며 “예수님처럼, 박윤선 박사도 신학을 초월해 모두를 끌어안으셨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가족과 친척들 보다 주변 사람들을 많이 챙기신 분”이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예수님의 ‘가족을 버리고 나를 쫓으라’는 말씀대로, 박윤선 박사는 전력의 신앙을 하셨던 분”이라고 술회했다. 마치 손양원 목사의 “아내, 자식 보다 예수를 더 사랑하게 하소서”라는 말처럼, “박윤선 박사도 그러셨다”고 김 목사는 강조했다.

물론 “너무 가족을 소홀히 했다는 박윤선 박사의 평가도 있다”는 사회자 의견이 던져졌다. 이에 박병식 목사는 “아내가 돌아가신 후, 자녀들 앞에서 많이 눈물 흘리시면서 ‘내가 소홀히 했다’고 사과하셨다”고 덧붙였다.

추가로 사회자는 “한국 교회 분열의 핵심에는 자기 신학을 고수하려는 태도였다”며 “그러나 신학을 지키기 위해 분열까지 해야 하는가라는 생각도 든다”고 전했다. 이에 박병식 목사는 “숙명여대 이만열 교수는 한국 교회 분열을 놓고, 박윤선 박사에게 지적했다”며 “박윤선 박사는 변명하지 않고, 묵묵히 듣고만 계셨다”고 술회했다. 특히 그는 “싸우는 건 하나님 뜻이 아니고, 한국 교회는 어쨋든 합해야 한다”는 박윤선 박사 말을 빌리며, “그분은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대해 변명을 하지 않으셨다”고 했다.

김명혁 목사도 이에 대해 “온전한 신학은 세상에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칼빈주의, 웨슬리, 루터도 옳은 점·나쁜 점이 있다”며 “중요한 건 신학보다 하나님 말씀을 앞세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그는 “말씀을 읽을 때 무슨 신학적 주장을 내려놓아야 한다”며 “단순히 말씀을 받아들이고, 해석하는 게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나아가 그는 “단순히 예수님·하나님 말씀에 순종해야 한다”며 “신학적 주장이 말씀보다 앞설 수 없다”고 단언했다.

더불어 사회자는 “박윤선 박사의 주석을 보면, 한 편의 설교문을 듣는 것 같은 은혜가 있다”고 진술했다. 또 그는 “박윤선 박사는 신학과 목회를 구분하지 않으시고, 기도·성령의 사람인 것 같다”는 생각을 덧붙였다.

한편 사회자는 “오늘날 교회 안에서 소송이 남발되고 있다”며 “교회의 분쟁·소송에 대한 박윤선 박사의 입장”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박병식 목사 박윤선 박사의 말을 술회하며, “결국 주의 일을 하지만, 건물, 대지, 현금에 얽매이지 자꾸 소송하는 거 아닌가”라며 “다 좋지만 모든 걸 주님의 뜻을 따라 써야 한다”고 진술했다. 이어 그는 “주님의 뜻에 방해된다면, 다 내놓으라고 말씀하셨을 것 같다”고 밝혔다.

사회자는 “박윤선 박사가 소천한 1988년 8월 이후, 한국 교회에 강조돼야 할 그분의 가르침”에 대해 질문했다.

이에 김명혁 목사는 “박윤선 박사는 바울처럼 예수와 십자가 위해, 모든 걸 배설물로 여기셨다”고 했다. 이어 그는 “박윤선 박사는 바울처럼 말씀, 기도, 하나님께 미친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한 일화를 전하며, 그는 “박윤선 박사가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했어도, ‘산에 가서 기도해야 해’라고 말했다”며 “기도를 사랑하신 분”이라고 진술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박윤선 박사는 따뜻하고, 부드럽고, 온순하신 분 이었다”고 회고했다. 하여 그는 “모두를 끌어안는 포용력, 착하고 따뜻한 성품을 배웠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박윤선 박사의 기도 사랑에 대해, 박병식 목사는 “1988년 6월 30일 돌아가시기 전, 5월 교역장 수련회에서 목회자들을 모아 강연하셨다”며 “건강이 안 좋으셨음에도, 강연 후에도 무릎 꿇고 산에서 기도하셨다”고 기억했다.

이에 사회자는 “진보 신학 계열의 기독교장로회 증경총회장 전병금 목사도 늘 박윤선 박사의 주석서를 아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합신 교단에서 추앙하고 흠모하는 신학의 아버지인 박윤선 박사가 한국 교회 전체에 영향력을 끼진 분”이라면, “합동신학 만이 아닌 한국 교회 전체로 지경을 넓히도록 논의돼야 하지 않을까”라고 되물었다.

이에 김명혁 목사는 “기장 증경총회장 전병금 목사의 말처럼, 합동 신학 박윤선 박사는 교단을 초월해 성경 말씀을 순수히 전하려 하셨던 분”이라 평가하며, “통합, 합동, 합신, 고신 등을 뛰어넘어 박윤선 박사의 삶을 배우려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히브리서 11장에는 믿음의 선배들이 나왔다”며 “이후 히브리서 12장에는 ‘믿음의 주이신 예수를 바라보자’고 뒤 따른다”고 전했다. 또 그는 “예수를 알아가는 데 중요한 디딤돌이 신앙 선배들의 삶”이라고 강조했다. 하여 그는 이 시대의 목회자들에게 “너무 세상의 유행, 신학 조류 등에 매몰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사회자는 “최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석가탄신일 정치 인사들 모임에서, 불교 합장예식을 하지 않았다”며 “이에 대한 불교계의 비판이 거셌다”고 진술했다. 이어 그는 “정치인과 신앙인 사이 가장 곤혹스러운 부분”이라며 “신학이 어떤 기준을 제시해 줄 수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이에 박병식 목사는 “목회와 정치는 다르지만, 그럼에도 말씀 따라 처신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그는 “다니엘서에서 해답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 한다”며 “다니엘은 바벨론 금 신상 앞에서, 참배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다니엘은 총리였지만, 총리 전 신앙인으로 처신했다”며 “신앙인으로서 말씀 따라 먼저 처신하고, 그 결과는 하나님께 맡기는 것”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정치 때문에 신앙적 기준을 버려서는 곤란하다”고 역설했다.

김명혁 목사는 “종교 다원주의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고, 타 종교에는 진리가 없다”고 단언했다. 다만 그는 “종교 다원주의는 배척하되, 다른 종교인들 정죄하지 말고 친밀하게 교제했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그는 “타 종교의 종교의식을 따르진 말되, 구제·봉사·선행 같은 일은 같이 할 수 있다”며 “그러면서, 십자가 사랑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그는 “간접적으로 교제하면서, 예수 사랑의 실천 때문에 무슬림, 공산주의자들도 다 감동 받은 경우도 봤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그는 “요나서에서 하나님은 ‘우상, 타락의 온상인 니느웨 마저 격하게 아낀다’고 하셨다”며 “하나님은 요나에게 ‘그들에게 복음을 전할 것’을 말하셨다”고 역설했다. 또 그는 “길선주 목사도 우상숭배자 였다”며 “하나님은 그에게 ‘길선주야, 길선주야’라고 부르셨다”고 전했다. 이처럼 그는 “하나님은 예수님을 죽인 로마를 향해서도, ‘로마야, 로마야’라고 다정하게 부르실 것 같다”며 “타 종교인을 긍휼히 여기고, 품는 태도는 얼마든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재차 그는 “타 종교적 의식은 행하지 말고, 그 대신 인간적 친교는 나누면 된다”라며 “황교안 총리의 거절은 잘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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