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일터사명컨퍼런스2015 기자간담회
직장사역연합 대표 방선기 목사. © 기독일보DB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기성세대들은 다음 세대들에 대해서 걱정을 많이 했다. 세속사회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라 교회에서도 걱정을 한다. 특히 지금의 한국교회의 현실을 보면 그 걱정이 좀 더 크다. 그런 상황에서 이 시대 젊은이들에게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그들이 처한 상황을 제대로 이해야 한다.

지금 우리 사회가 경험하는 기성세대와 젊은이들과의 세대 차이는 이전 시대나 다른 사회에서의 세대 차이와는 다르다. 현재 기성세대는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부모보다 학력이 높고 부모보다 더 잘 살게 된 세대이다. 대부분이 자라날 때 고생을 했지만 부모들보다는 여러 면에서 나은 환경에 살게 되었다. 그런데 이 시대의 젊은이들은 정반대이다. 자랄 때는 별 고생을 하지 않았는데 막상 자신이 사회에 나가려고 하는데 부모세대보다 훨씬 못하다는 발견하게 된 것이다. 미국 같은 부자 나라에서도 역사적으로 자녀세대가 부모세대보다 경제적으로 더 나은 삶을 살았는데 최근 들어 반대현상이 일어나서 청년들이 당황한다고 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런 역전 현상이 단 한 세대만이 일어난 것이다. 이것이 이 시대의 젊은이들이 경험하면서 절망하게 만드는 현실이다. 그리고 기성세대는 성인이 되어서 인터넷이나 SNS를 접했지만 이 시대 젊은이들은 인터넷과 SNS 속에서 태어나서 그 속에서 자란 세대이다. 이로 인한 세대 차이는 이전의 세대 차이와는 많이 다를 수밖에 없다.

교회 내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난다. 현재 기성세대는 믿지 않은 가정에서 믿음을 갖게 된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것이 교회성장의 가장 큰 요인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반대로 믿는 가정에서 교회를 떠나거나 아예 믿음을 버리는 자녀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것 역시 서구 사회에서 역사적으로 일어났던 현상인데 한국교회에서는 단 한 세대 만에 이런 역전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한국교회의 다음 세대의 전망을 어둡게 만드는 현실이다.

둘째로는 기성세대가 젊었을 때에 변화를 주었던 메시지를 기억해 볼 필요가 있다.

나의 청년시절을 돌아보면 한국교회의 청년 운동이 가장 왕성했던 시대였던 것 같다. 그때 우리에게 주어진 메시지는 하나님의 말씀의 회복과 헌신이었다. 교회에서 설교만 듣던 젊은이들이 성경을 공부하면서 하나님의 뜻을 깊이 깨닫게 되었고 그 말씀을 전하는 일에 헌신하게 되었다. 선교단체를 통해서 시작된 영적인 운동이 지역교회에까지 확산되어 젊은이들이 주님께 돌아왔으며 훈련된 젊은이들이 전도하는 일에 헌신했으며 그 중에 많은 이들이 선교사역에 헌신하기도 했다. 이후로 젊은이들이 지속적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공부하고 나누었으며 말씀의 도전에 헌신으로 화답했다. 이것이 한국교회의 성장과 선교의 확산의 기폭제가 되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젊은이들이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일단 교회를 찾는 젊은이들이 줄어들고 교회 안에 있던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그 첫 번째 이유는 하나님의 말씀이 약화되었기 때문이다. 기독교 청년 문화가 감상적이 되면서 하나님의 말씀에서 조금씩 멀어져갔다. 젊은이들의 문화에 적응한다고 교회음악을 세속적인 음악을 수용했지만 그것이 젊은이들을 붙잡는데 별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두 번째 이유는 교회가 현재 사회에서 일어나는 변화와 그 변화가 젊은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고 그렇기 때문에 대처하는 방안도 제시하지 못했다. 그러니까 젊은이들이 자기들에게 다가온 문제를 해결하는 게 급급한 나머지 주님께 헌신할 수가 없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현재 상황에서 교회가 젊은이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해야 할 것인가? 요약하면 이전에 젊은이들에게 도전이 되었던 메시지를 현 세대에 맞게 전하는 것이다. 그 메시지는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1) 하나님의 말씀의 회복이다.

역사를 통해서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영적인 회복의 시작은 말씀의 회복에서 일어난다는 것이다. 지금 교회는 이 시대의 젊은이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회복해야 한다. 대부분 사람들은 성경을 기독교인을 위한 책으로 생각하지만 성경은 하나님이 모든 인류를 위해 주신 하나님의 말씀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인류의 삶에서 멀어진 성경의 위상을 다시 회복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성경의 성육신이 필요하다. 하나님이 사람의 몸을 입어 예수 그리스도로 나타났듯이 하나님의 말씀도 사람들이 접하기 좋은 말씀이 되어야 한다. 종교개혁 당시에 성경을 모든 사람들이 읽을 수 있도록 모국어로 변역했다. 이런 작업은 지금도 지속되어야 한다. 성경을 지금 세대 사람들이 익숙한 말로 번역하고 그렇게 번역된 성경을 읽도록 해야 한다. 성경의 내용을 이 시대에 맞게 번역하는 것은 물론 성경책의 형태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사람들이 거부감을 느끼지 않고 하나님의 말씀을 접할 수 있도록 변신을 할 필요가 있다.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다. 그렇다고 성경을 종교적으로 만들어서는 안된다. 성경을 현실에 적응하는 인류 최고의 고전으로 소개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성경이 인류 역사상 최고로 많이 팔리고 많이 번역된 책인 것을 안다면 그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인문학을 강조하는 시대에는 인문학 책 중의 책으로 성경을 소개할 수 있다. 이렇게 해서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인 것을 강요하기보다 말씀의 권위를 설득해서 성경에 매력을 느끼도록 해야 한다.

성육신의 원리는 성경을 가르치는데도 나타나야 한다. 성경을 가르칠 때 핵심부분은 먼저 가르쳐야 하지만, 적용부분은 먼저 질문하도록 하고 그것에 답을 해준다. 성경에서 추상적인 진리를 가르치기보다는 현실에서 부딪히는 문제들의 해답을 성경에서 찾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질문으로 시작하고 질문하도록 유도한다.

또 질문에 대해 성경으로 대답할 때 흑백으로 가르칠 것도 있지만 스펙트럼으로 대답해주는 것이 유익하다. 실제로 그렇게 하는 것이 성경을 이해하는 바른 방법이며 동시에 다양성을 추구하는 젊은이들에게는 잘 맞는 방법이기도 하다.

성경읽기나 공부를 크리스쳔의 의무로 요구하기보다 재미(fun)을 추구하는 젊은이들에게 성경의 재미를 느끼도록 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들이 관심이 있는 것을 공부하게 한다. 그리고 나서 성경의 의미를 깨닫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성경과 가까워져서 의무적으로 읽고 공부하게 될 것이다.

(2) 일과 직업에 대한 소명의식의 회복이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젊은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는 실업의 문제다. 실업의 원인은 일차적으로 경제적인 문제이지만 과도한 고등교육으로 인한 일자리 부족도 중요한 요인이 된다. 이 문제는 정부나 기업이 해결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대책이 없다. 그러니 교회는 더더욱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것 같다. 그러나 교회는 세속의 정부나 기업이 할 수 없는 것을 공급할 수 있다. 바른 직업관과 직업을 택하는 가치관을 가르치는 것이다.

무슨 일을 하든지 주께 하듯 하고 사람에게 하듯 하지 말라(골3:23)는 말씀은 젊은이에게 직업에 대한 소명의식을 회복시킬 수 있다.

세속적인 가치관은 돈이나 안정을 보장하는 직업을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그곳으로 사람들이 몰리게 되고 그것을 이루지 못한 사람은 실패감을 맛보게 된다. 그러나 하나님이 불러서 맡긴다는 소명의식을 가진 사람은 자신의 열정과 이웃의 필요가 만나는 것에서 찾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세속적인 가치를 초월해서 소명의식을 가질 수 있다.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남들이 인정해주지 않는 일은 하려고 하지 않는다. 하는 일이 좀 힘들고 귀찮으면 그런 일을 쉽게 포기한다. 일하는 지역이 외진 곳이면 가려고 하지 않는다. 소명의식이 회복되면 이런 일들에 대해 마음을 열게 되고 그런 일에 대해서 의미를 찾게 된다. 그렇게 되면 마치 선교지에 가는 마음으로 그 일에 임할 수 있다. 어찌 보면 지금 젊은이들에게는 세계선교를 위한 사명감을 고취시키는 것보다 그들 앞에 주어진 일을 소명의식을 가지고 하도록 격려하는 것이 훨씬 더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3) 헌신의 회복이 필요하다.

젊은이들이 자신들의 삶을 돌아보면서 희망을 갖기보다 불안해하고 두려워한다. 이전에 만들어 놓은 빚이란 담과 앞으로 만들어야 할 집이란 담 사이에 끼어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요즈음 젊은이들이 결혼을 미루거나 아예 하지 않고 또 결혼을 하고도 자녀들을 낳지 않으려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이것이 사회의 문제가 되어 버렸다. 안타까운 것은 크리스쳔 젊은이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그들의 믿음이 삶을 대하는 자세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도 비난이나 책망을 하기보다는 그들의 상황을 이해해주면서 결혼과 가정의 가치를 비롯해서 우리의 삶의 모든 영역이 믿음으로 살아내야 함을 가르치고 그 일에 헌신하도록 도전해야 한다.

지금까지 젊은이들에게 요구한 헌신은 주로 전도와 선교에만 적용되었다. 지금도 헌신을 요구하는 영역은 목회나 선교를 비롯한 특정한 사역에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지금 젊은이들에게 그런 헌신을 향한 도전을 수용할 여유가 없는 것 같다. 그러니까 신학교 지원자나 선교사 지원자들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오늘날 우리 젊은이들에게 요구하는 헌신은 세속의 풍조를 따르지 않고 성경적인 가치관을 따르는 일상의 삶에 적용하는 것이 더 필요한 것 같다. 현 사회에 속에 살고 있기 때문에 젊은이들이 느끼는 문제를 이해하고 공감해주면서, 세상과는 다르게 살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주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교회는 젊은이들에게 경건하게 살라고 권면하면서 술 담배를 금하도록 하거나 성적인 면에서 성결한 삶을 사는 것을 강조했다. 그것은 여전히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그것은 경건한 삶을 살기 위해서 필요한 소극적인 방법일 뿐이다. 좀더 적극적으로 경건하게 살기 위해서는 오늘 세속의 풍조를 거스르는 자세가 필요하다. 전통적으로는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 것이 평범한 일이었지만 지금 이 시대에는 세속의 풍조를 거스르는 것으로 젊은이들이 믿음으로 헌신해야 할 영역이 되었다. 어찌 보면 선교사역에 헌신하는 것 이상으로 헌신이 필요한 영역이다. 믿음이 있는 젊은 크리스쳔들이 믿음으로 결혼하고 믿음으로 자녀를 낳는다면 그 어떤 다른 것보다도 일반 사회에 믿음의 힘을 보여줄 수 있다. 그러므로 오늘 이 시대에 젊은이들이 세속과 다른 삶을 사는 일에 헌신하도록 도전하는 것이 교회의 가장 긴급한 사명이 아닐까 생각된다.

/자료=한국복음주의협의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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