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연흥
▲추연흥 목사ㅣ미래교육연구원 원장

지난 호에서 모빌은 단순히 아기의 시각적 놀이기구가 아니라 아기의 지능발달과 동기유발에 중요한 기능을 하는 도구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므로 반드시 모빌은 아기의 몸으로 연결해 주는 것이 두뇌발달에 굉장한 도움이 된다고 했습니다. 요즘 나오는 모빌은 그렇게 활용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어서 설명을 드리면 아기는 사실상 24시간을 주 양육자와 함께 생활을 해야만 합니다. 명확히 의사표현을 할 수 없는 아기의 입장에서는 엄마와 함께하는 일상이 답답하기도 하고, 힘들기도 하고, 싫을 수도 있고 생각하지 못한 경험을 하기도 하지요. 예를 들면 유모차를 타고 마트에 가는 일은 때로는 즐거울 수도 있겠지만 매우 불편할 수도 있는 일입니다. 불편을 느낀 아기가 울거나 하면 엄마는 아기를 업거나 안거나 하면서 나름 배려는 하지만 아기에게 지금 엄마가 어디를 가고 있고 무엇 때문에 가야만 하는지에 대해서는 일절 설명을 하지 않습니다. 절대 다수의 부모님들은 아직 배밀이도 못하는 아기에게 엄마의 일과를 설명 할 생각도 못하고 그렇게 해야 할 이유를 느끼지도 못합니다. 그저 엄마의 필요에 의해 행동할 뿐이며, 아기의 불편은 일정부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할 뿐이지요.

모처럼 친정 나들이를 하는 엄마가 아기를 안고 버스를 타고, 전철을 갈아타면서 2시간의 거리를 가야만 하는데 버스를 타고 얼마가지 않아 아기가 울기 시작합니다. 대부분의 엄마들은 아기를 달래 보려고 여러 가지 방법들을 동원하지만 사실은 아기가 답답해서 그런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답답해~ 응 그래그래 다왔어 다왔어” 아기를 안고 흔들흔들 해 보지만 아기는 그칠 생각이 없습니다. 이 때 엄마가 해야 할 것은 다왔어~ 다왔어~가 아니라 사실적인 상황을 설명하는 일입니다. 지금 엄마가 할머니 댁에 가는 길인데 시간은 두 시간이 걸릴 거야 이제 버스를 탔는데. 앞으로도 전철을 갈아타고 한 시간은 더 가야돼, 많이 힘들고 답답하지....?

무슨 말도 안돼는 소리냐구요? 아기가 무엇을 안다고... 엄마가 제정신이 아닌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반드시 그 상황에서는 이렇게 설명을 해야만 합니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아기가 울음을 그친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어른들이 아기에게 배려를 한다고 생각하지만 아직 말을 배우지 못한 아기도 엄마가 이렇게 설명을 하면 울음을 그치고 참습니다. 울음을 그치고 참는 것은 아무것도 모를 것 같은 아기가 엄마에게 하는 배려인 것입니다. 말은 못해도 엄마의 설명은 충분히 알아듣습니다. 설명해 주세요. 이 때로 부터 시작되는 설명은 평생을 하여야 합니다.

맞벌이 하는 엄마가 아기를 일찌감치 어린이 집에 맡기고 출근을 하려고 합니다. 엄마에게서 안 떨어지려고 선생님 품에서 발버둥을 칩니다. 이 때 엄마의 설명은 선생님하고 조금만 놀고 있어 엄마 금방 올거야~ 이처럼 사실이 아닌 설명을 반복하게 되면 아기는 엄마가 오늘도 거짓말을 한다는 사실을 압니다. 그래서 더 불안을 느끼게 되지요.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고 지속되면 아기는 불안정애착장애를 경험하며 불리불안을 드러냅니다. 불리불안이 지속되면 ADHD를 경험할 확률이 높아지고 역시 이 상태가 지속되면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는 학습장애를 겪을 수도 있으며, 해결되지 않은 상태가 지속되면 품행장애로 발전하고 더 나아가서는 반사회성으로 발전할 수도 있습니다.

설명이 지나치게 비약적이기는 하지만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러한 상황에 노출될 것 같으면 실제로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설명을 할 때는 반드시 사실적인 설명을 하여야 합니다. 엄마가 지금 출근을 하는데 함께 있어주지 못해서 미안해~ 친구들하고 공부도 하고 놀기도 하고 밥도 먹고 있으면 저녁 6시 되면 엄마가 데리러 올 거야 그 때까지는 선생님이 잘 돌봐 주실 거야 알았지! 이러한 설명을 반복하게 되면 아기는 얼마 가지 않아 엄마 바이 바이를 하게 될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사실을 설명해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설명은 부부사이에서도 적용됩니다. 어느 날 시어머니께서 오셔서 며느리한테 둘 째 결혼시켜야 한다고 이천만원을 준비하라고 말씀을 하십니다. 어머니 저희도 전세 살면서 겨우겨우 생활하는데 어떻게 그렇게 큰돈을 준비해요. 큰 애 들어오면 그렇게 애기하라고 하시면서 가버리셨습니다. 며느리는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화가 치밀어 견딜 수가 없습니다. 남편이 퇴근하기를 기다리자니 마음속에서는 화가 증폭이 됩니다. 남편이 퇴근하지마자 폭발된 감정을 전달합니다. 도대체 당신네 어머니는 이해가 안 돼. 이천만원이 무슨 애 이름인가. 왜 그러는데. 낮에 어머니 왔다 가셨는데 글쎄 둘 째 결혼시킨다고 우리더러 이천만원을 만들어 달라잖아요. 난 모르니까 당신이 알아서 해요. 알아서 하긴 뭘 알아서 해. 당신네 식구들은 뭐 안 그래. 폭발된 감정을 전달하면 결국 다같이 폭발하고 말겠지요.

이렇게 감정을 폭발시키기 보다는 설명을 하면 훨씬 서로의 마음이 편해집니다. 여보 낮에 어머니 다녀가셨는데 둘 째 결혼 시키신다고 우리더러 이천만원을 준비하라고 하시네요. 우리 형편을 말씀드려도 무작정 해놓으라고만 하시고 가버리셨는데 정말 속상하네요. 비록 화는 나지만 차분히 상황을 설명하면 듣는 남편도 덜 속상할뿐더러 걱정마 내가 어머니한테 잘 말씀드릴께. 설명은 기대 이상의 결과를 낳습니다. 이처럼 어린 아기로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사실적인 설명을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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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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