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다현

LG아트센터와 '명성황후'·'영웅'의 윤호진(66) 연출이 이끄는 에이콤 인터내셔날이 공동 제작하는 뮤지컬 '보이첵'이 10월 9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초연한다.

독일 작가 게오르그 뷔히너(1813~1837)의 미완성 동명 희곡이 바탕이다. 윤 연출이 2005년부터 기획한 작품으로 LG아트센터가 2000년 개관 14년 만에 처음으로 제작에 참여하는 뮤지컬이다.

윤 연출은 '보이첵'을 뮤지컬로 만들기 위해 2007년, 영국의 그리니치 극장과 협력하여 50여 팀의 영국 창작진과 접촉했고, 이 중 영국의 언더그라운드 밴드 '싱잉 로인즈(Singing Loins)'를 발탁했다.

정규 교육 조차 받은 적 없는 그들의 음악에는 '보이첵'의 강렬한 드라마가 그대로 담겨 있었다. 그들이 만든 아름답고 서정적인 멜로디는 웨스트엔드 스태프들의 마음을 단박에 사로잡았다.

이후 수 차례의 퇴고와 두 번의 영국 워크숍 등을 통해 뮤지컬 '보이첵'은 지난 8년간 서서히 숙성되어갔고, 마침내 오는 10월 세계 초연을 갖게 되었다.

LG아트센터는 "'보이첵'은 연극, 무용, 오페라 등 여러 장르로 다양하게 해석됐지만 대형 뮤지컬로 제작되는 것은 이번이 세계 최초"라고 소개했다.

영국의 언더그라운드 밴드 '싱잉로인즈'가 극본과 작곡을 맡았다. 영국에서도 무명에 가까운 인디 밴드다. 낮에는 공장에서 일하고 저녁에는 퍼브에서 노래를 부르는, 전형적인 노동계층 멤버들로 구성됐다.

그러나 소설과 시집을 발표할 정도로 문학적 재능을 보유한 밴드의 리더 크리스 브로더릭이 '보이첵'과 '마리'의 비극적인 헌신과 사랑을 중심으로 한 대본을 집필했다. 밴드의 또 다른 멤버 롭 셰퍼드는 브로더릭과 함께 서정적인 음악을 완성했다.

LG아트센터는 "이들이 만든 극본과 음악은 웨스트엔드의 유명 음악감독 나이젤 릴리 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알렸다.

마리 역의 김소향   ©뉴시스

2008년 5월 첫 번째 워크숍 공연 이후 수 차례의 수정 과정을 거쳐 2012년 6월 29일 영국 런던 도심의 채링 크로스 극장에서 '루비 목걸이'라는 제목으로 2차 워크숍 공연을 열었다. 세계 시장 공략에 앞서 한국 관객들에게 먼저 선보이기 위해 영어 원작을 다시 한국어로 번역했다.

말단 군인 보이첵은 연인 마리와 갓난아기 '알렉스'와 함께 살고 있다. 몹시 가난한 보이첵은 가족을 부양할 돈을 벌기 위해 생체 실험에 지원한다. 군의관의 명령에 따라 매일 완두콩만 먹은 그는 인생을 소모 당한다.

마리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던 군악대장은 이때를 틈타 그녀에게 접근한다. 그는 가짜 다이아몬드 목걸이로 그녀의 환심을 사고, 보이첵에게 행해지는 실험을 멈춰주겠다고 유혹한다. 군악 대장에게 설득당한 마리는 그와 하룻밤을 보낸다.

시간이 지날수록 정신 착란 증세를 보이던 보이첵은 중대장을 통해 마리가 부정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듣게 된다. 시시각각 덮쳐오는 환상과 환청 속에서 점점 미쳐가는 보이첵은 마리를 죽이기로 결심한다.

생체 실험으로 서서히 황폐해가던 중 아내의 부정으로 파멸의 길을 걷는 보이첵 역에는 뮤지컬 배우 김다현과 김수용이 더블캐스팅됐다. 마리 역은 지난 해 브로드웨이 '미스 사이공' 공연의 '지지' 역으로 발탁된 김소향이 맡는다. 마리를 유혹하는 군악대장은 뮤지컬 배우 김법래가 연기한다.

뮤지컬 '보이첵'은 11월 8일까지 볼 수 있다. 음악 감독 장소영, 안무 이란영, 무대 디자인 박동우, 조명 디자인 고희선. 러닝타임 150분(인터미션 15분). 4만~8만원. LG아트센터. 02-2005-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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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