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총연합이 화재 진압 도중 순직한 소방관에 대한 애도와 제복 착용자에 대한 예우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한교총은 소방관 등에 대한 부적절한 발언을 중단할 것과 부상 장병 등에 대한 지원과 사회적 존중을 당부했다.
한교총은 성명에서 지난 13일 국회 행정안전위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추미애 경기지사가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고 한 발언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했다. ‘빨대’라는 표현이 소방관을 예산이나 축내는 존재로 비하함으로써 그들의 숭고한 헌신과 자부심을 짓밟고 결과적으로 전국의 소방관들과 국민에게 깊은 상처를 안겼다는 지적이다.
추 지사의 발언이 논란을 일으킨 사흘 뒤 경기 부천시 공장 화재를 진압하던 김진석 소방위가 현장에 고립됐다가 병원으로 옮겨진 후 끝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논란의 당사자인 추 지사는 김 소방위의 빈소를 찾아 “소방관을 폄훼 의도가 없다”고 고개를 숙였으나 “사과를 바라시니 정말 마음을 다해 사과드린다”는 말로 재차 논란을 키웠다.
추 지사가 소방관을 ‘빨대’로 비유한 건 소방 재정의 구조적 문제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표현상의 실언일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이 ‘빨대’에 비유한 소방관이 화재 진압 도중 순직했는데 빈소 앞에서 “사과를 바라시니 사과한다”고 말한 건 공직자로서 심각한 결격을 드러낸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낸 6선 국회의원 출신 경기도지사의 발언이 문제가 되자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상처받은 소방관과 국민에게 사과한다고 했다. 민주당 권리당원들 사이에선 추 지사에 대해 출당 조치를 요구하는 등 후폭풍까지 거세다. 그런데 정치권의 뒤늦은 대리 사과와 변명으로 목숨을 담보로 사투를 벌이는 이들에 대한 폄훼가 가려질 리 만무하다.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위해 일선에서 싸우는 이들을 재정이나 축내는 부담스러운 존재로 여기는 게 정치권의 참담한 현실이다. 어디 그뿐인가. 이재명 대통령은 북한의 지뢰 도발로 우리 장병 3명이 부상당한 걸 ‘불의의 사고’라고 하고,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북한의 고의적인 공격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말까지 했다. 한교총은 이에 대해 “국가안보의 본질을 흐리고 국가를 위해 피 흘린 부상 장병들의 영예를 폄훼하는 부적절한 언사”라고 지적했다.
나라를 위해 제 몸을 희생한 이들과 그 가족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기는 발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고 여론에 떠밀려 ‘억지 사과’를 거하거나, 아예 사과 또는 해명조차 하지 않는 국가지도자와 고위 공직자의 태도에서 제복 입은 영웅에 대해 존중하는 마음을 눈 씻고도 찾을 수 없다. 이들은 말끝마다 “국민, 국민” 하다가도 정작 위중한 사태가 일어나면 국민 뒤에 숨어 책임을 회피하기 바쁘다.
원인은 자기가 국민 위에 서 있다는 오만에 있다. 그러니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이들까지 함부로 비하하고 폄훼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거다. 이런 오만이 착각이란 걸 국민이 깨닫게 하는 날이 오게 될 것이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