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신분석가 장 다비드 나지오 박사 특별강연
청소년 중독 및 자살 예방 위한 관계 중심 접근 조명

청소년중독예방운동본부 국제학술대회
청소년중독예방운동본부 국제학술대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예본
사단법인 청소년중독예방운동본부(이사장 홍호수, 이하 청예본)는 지난 17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한불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청소년의 정신건강과 정신분석’이라는 주제로 정신건강 학술문화 교류 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청소년 정신건강과 중독 문제를 정신분석학적 관점에서 조명하고, 청소년의 정서적 고통을 이해하기 위한 학문적·실천적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프랑스의 정신과 의사이자 정신분석가인 장 다비드 나지오(Jean-David Nasio) 박사의 특별강연을 비롯해 청소년 자살 예방을 위한 아들러 개인심리학 강연, 나지오 박사의 정신분석에 관한 주제강연 및 자유토론 등이 진행됐다.

행사에서는 청소년의 문제행동을 단순한 일탈이나 통제의 대상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그 행동 이면에 있는 정서적 고통과 심리적 갈등을 이해해야 한다는 점이 주요하게 다뤄졌다.

나지오 박사 “청소년의 침묵, 소통 의지 없다는 뜻 아냐”

특별강연을 맡은 장 다비드 나지오 박사는 ‘다루기 힘든 청소년과 어떻게 만날까? 부모와 전문가를 위한 조언’을 통해 청소년기의 심리적 특성과 위기 청소년을 이해하는 정신분석적 관점을 소개했다.

나지오 박사는 청소년기가 신체적·사회적 변화와 함께 다양한 감정이 교차하는 시기라는 점을 설명했다. 청소년은 자신의 감정을 정확히 인식하거나 언어로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며, 이때 내면의 고통이 침묵이나 충동적 행동, 위험행동 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청소년중독예방운동본부 국제학술대회
프랑스의 정신과 의사이자 정신분석가인 장 다비드 나지오 박사(왼쪽)가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청예본
그는 청소년이 말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반드시 소통을 원하지 않는 것은 아니며, 자신에게 일어나는 감정과 고통을 스스로 이해하고 표현하는 방법을 아직 찾지 못했을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중독과 파괴적 행동을 이해할 때 행동 자체만을 문제 삼기보다 그 행동이 반복되는 심리적 배경과 고통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관점을 제시했다. 이는 부모와 교사, 상담자 등 청소년을 만나는 어른들이 성급한 비난이나 낙인보다 경청과 이해를 바탕으로 관계를 형성해야 함을 시사한다고 주최 측은 전했다.

아들러 개인심리학으로 살펴본 청소년 자살 예방

김상인 교수(한국상담전공대학원협의회)는 ‘청소년 자살 예방을 위한 아들러 개인심리학-사랑과 협력, 소속감, 격려, 공동체감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청소년 자살 예방의 방향을 제안했다.

청소년 자살을 우울이나 충동성 등 개인의 심리적 문제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가족 갈등, 또래 괴롭힘, 사회적 고립, 관계 단절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개인과 가족, 학교 및 지역사회를 함께 고려하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소년중독예방운동본부 국제학술대회
김상인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청예본
특히 아들러 개인심리학의 관점에서 자살 위험에 놓인 청소년을 의지가 약하거나 문제가 있는 존재로 낙인찍기보다, 반복된 실패와 비난, 비교와 배제, 관계적 상처로 인해 삶의 용기를 잃은 존재로 이해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사랑과 협력, 소속감, 격려, 공동체감을 청소년의 심리적 회복을 돕는 중요한 보호 자원으로 제시했다. 또한 모든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보편적 예방, 고립과 괴롭힘 등을 경험하는 청소년을 위한 선택적 예방, 자살 위험이 높거나 중증 정신건강 문제를 겪는 청소년을 위한 집중적 지원을 구분해 접근하는 방안을 다뤘다.

이러한 관계 중심의 예방적 접근이 전문적인 위험 평가와 안전계획, 의료기관 연계 및 지속적인 추적관리를 대체할 수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정신분석의 이해와 현장 적용 방안 논의

김홍근 한국정신분석심리상담학회 이사장은 ‘J. D. Nasio의 정신분석’이라는 주제로 나지오 박사의 정신분석적 관점과 이론을 다루는 강연을 진행했다. 이어 나지오 박사와의 자유토론을 통해 청소년 정신건강과 정신분석을 둘러싼 학술적 논의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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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근 한국정신분석심리상담학회 이사장이 발표하고 있다. ©청예본
이번 학술문화 교류는 청소년의 정신건강 문제를 개인의 의지나 행동 교정에만 맡겨서는 안 되며, 정서적 어려움을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상담과 전문적 치료로 연결하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과제를 제시했다.

특히 중독 예방과 자살 예방은 서로 분리된 과제가 아니라 청소년의 심리적 고통, 관계의 어려움, 사회적 고립 등을 함께 살펴야 하는 영역이라는 점에서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 전문기관 간 협력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청예본 “학술과 현장 연결해 청소년 회복 위한 안전망 강화할 것”

청예본 홍호수 이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디지털 환경의 변화, 인터넷·사이버 도박과 약물 관련 중독 위험, 과도한 학업 경쟁 및 정서적 고립 등 청소년이 마주한 복합적인 어려움을 지적하고, 청소년의 마음을 돌보고 중독을 예방하는 일을 사회 공동의 책임으로 강조했다.

청소년중독예방운동본부 국제학술대회
청예본 이사장 홍호수 목사가 국제학술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예본
청예본은 이번 학술문화 교류를 계기로 청소년 정신건강에 대한 사회적 이해를 넓히고, 학술적 논의가 실제 예방교육과 상담·회복 지원, 정책적 과제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방향을 밝혔다.

청예본은 “청소년의 문제행동을 단순히 처벌하거나 억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행동에 담긴 고통을 이해하며 적절한 지원으로 연결하는 일은 청소년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청소년 중독 예방과 정신건강 증진을 위해 학술 및 현장 전문가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청소년과 가족이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 구축에 힘쓸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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