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균열론’이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최근 미 정부 고위 당국자가 “한국이 수십 년 이어져 온 동맹의 기준을 준수하길 기대한다. 정보 및 방첩 관련 사안과 관련해 그렇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한미 사이에 ‘균열’을 확인시켜줬다.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한국 측에 한미동맹 기준을 준수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히면서도 구체적인 기준이나 위반 여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북한 우라늄 농축시설 발언 이후 대북 정보 공유가 제한되고, 국가정보원이 미국 요청으로 북한 사이버 위협 대응을 위한 한미일 회의에서 배제된 데 따른 우회적 경고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논란은 지난 3월 정 통일부 장관이 국회에서 북한 평안북도 구성의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데서 비롯됐다. 민감한 정보를 공개한 것에 반발한 미국은 그 이후 한국에 대한 대북 정보 제공을 제한해 오고 있다. 한국과는 기밀을 공유할 수 없다는 불신을 표출한 셈이다. 그 이후 미국은 지난 6월 워싱턴에서 열린 제5차 북한 사이버 위협 대응 한미일 실무그룹 회의에 국정원을 제외할 정도면 한국에 대한 불신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감이 온다.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선 더불어민주당 직전 대표인 정청래 의원이 해외 국정감사를 위해 미국 비자를 신청했다가 심사가 지연돼 미국에서 유럽으로 옮긴 사실이 밝혀졌다. 이종석 국정원장이 한미일 실무회의에서 배제된 사실도 국정감사에서 공식 확인됐다.

그런데도 정부는 일각에서 거론되는 한미동맹 ‘균열론’을 부인하면서 “한미간의 신뢰가 굳건하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국가정보원도 이미 지나간 일이며, 현재 미국과 오해 없이 사이버·북한 등 안보 전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미국 측은 안보와 관련해 한국에 대한 불신을 거두지 않는 분위기다. 고위 당국자가 “동맹의 기준을 준수하라”고 촉구할 정도인데도 아무 문제가 없다면 그게 정말 문제인 거다.

갈수록 틈이 벌어지는 한미동맹 관계를 이대로 내버려 뒀다간 정말 큰 일이 닥칠 수 있다. 한미동맹에 금이 가면 외교·안보와 경제가 동시에 흔들리는 상황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을 초래한 안보통일 라인에 철저한 책임을 묻고 한미간의 신뢰를 회복하는 게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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