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범죄수사청이 출범 직후 수사 지연을 초래할 수 있는 전산망 미비와 기관 간 관할 경합 문제를 내부적으로 인정했던 것으로 9일 확인됐다.
중수청의 '2027년도 성과계획서' 내 SWOT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중수청은 자체 위협 요인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나 경찰과의 관할 경합 및 절차 이원화에 따른 수사 지연 우려를 명시했다. 형사사법절차 전자문서화 같은 기술적 환경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기 어렵다는 점도 한계로 꼽았다.
수사 인프라 부실도 즉각적인 걸림돌로 떠올랐다. 중수청은 검찰 전산망인 이프로스의 판례 데이터베이스를 공유받지 못해 법리 검토가 막힌 상태다. 피의자·참고인 신원 조회를 위한 자동화 연동망과 디지털 포렌식 시스템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사실조회를 팩스나 오프라인 문서로 처리하는 실정이다.
재경지검 한 부장검사는 “검찰 전산 없으면 일 못한다. 경찰 전산망을 쓴다고 하지만 정말 중요한 판결문 검색은 경찰망에 없다”며 “이프로스 시스템은 검찰이 구축한 데이터라서 경찰한테 공유 안 한다”고 말했다.
인력 확보 역시 난항을 겪고 있다. 회계·금융분석과 포렌식 등 전문인력은 민간과의 처우 격차 탓에 수급이 어렵고, 전입 인력 중심이라 조직문화 통합에도 시일이 걸릴 것으로 파악됐다. 중수청의 한 간부는 “양질의 평검사들이 많이 넘어와 줬으면 한다”며 “특히 인지수사 경험이 있는 분들, 중간에 수사 지휘를 해줄 수 있는 평검사급 과장들이 조금 더 있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중수청은 수사 차질을 막고자 '중대범죄 사건 12개월 내 처리율 70%'를 목표로 잡고 2027년도 예산 4724억 원을 편성했다. 중수청 운영비 1064억 원, 수사지원 및 역량강화 917억 원, 업무 정보화 구축 191억 원 등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중수청이 수수방관하는 사이 대형 사기나 비리 사건의 대응 틈새가 벌어질 수 있다”며 “수백억 원의 예산만 집행할 것이 아니라, 당장 수사 현장에서 가동할 수 있는 전산망 연동과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 실질적인 인프라 복구가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