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다룬 영화 ‘암살자(들)’이 형사고발을 당했으나, 법조계에서는 제작진이 실제로 처벌받을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5일 나왔다.

이종배 국민의힘 전 서울시의원은 지난달 29일 영화 제작진을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 역시 작품 속 묘사가 사자명예훼손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 영화는 박 전 대통령이나 중앙정보부가 사건을 계획했을 수 있다는 상상력을 더해 역사 왜곡 논란을 빚었다. 당시 수사당국은 문세광이 박 전 대통령을 저격하려다 실패해 육 여사가 숨졌다고 결론 내렸다.

법조계는 창작물에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죄를 적용하기 어렵다고 봤다. 석상엽 법무법인 일로 변호사는 “통상 창작물인 영화에는 제작자의 해석이나 의견이 담기는 만큼 그 내용을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라고 판단할 가능성은 낮다”며 “제작자의 해석이 담긴 일종의 의견 표명이라고 볼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이어 석 변호사는 “해석이 가미된 것이라고 사전에 고지하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고 설명했다.

‘암살자(들)’ 고발 번졌지만 법조계선 처벌 회의론
[사진=뉴시스]

황진섭 법무법인 대륜 부대표 변호사도 “팩션(팩트+픽션)이 처벌되기 어려운 이유는 단순히 '허구라서'가 아니라 허위 사실과 이에 대한 고의까지 형사재판의 기준으로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아울러 사자명예훼손죄는 친고죄여서 박 전 대통령 유족의 직접 고소가 없으면 제3자의 고발만으로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과거 대하드라마 ‘서울1945’와 영화 ‘명량’ 제작진도 후손들에게 고소당했으나 대법원 무죄 확정이나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민사 소송에서는 영화 ‘그때 그 사람들’처럼 일부 장면 삭제와 손해배상 판결이 나온 적도 있다. 반면 영화 ‘실미도’의 684부대 훈련병 유족과 드라마 ‘공주의 남자’의 신숙주 후손들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는 일정 범위의 각색이 허용된다는 이유로 기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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