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동방송이 창사 70주년을 맞았다. 한국전쟁 직후 ‘북방선교’를 위해 출발한 방송 선교 사역이 다음 세대와 소외된 이웃까지 포용하는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
극동방송은 지난 1956년 12월 23일, 인천 학익동에서 선교사를 보내기 어려운 북방 지역에 복음을 전하는 ‘전파 선교사’ 파송을 목적으로 방송 송출을 시작했다. 그랬던 초기의 라디오 중심 사역이 1973년 아세아방송 개국과 합병 과정을 통해 AM 2개·FM 13개·중계소 14개로 확장됐다. 지금은 중국어·러시아어·일본어·영어·몽골어 방송 등 여러 언어와 플랫폼을 활용한 본격적인 방송 선교 시대의 새 장을 열어가고 있다.
극동방송 70년 사역의 성과를 꼽자면 ‘북방선교’가 가장 두드러진다. 송출하는 중파(AM) 신호가 야간이 되면 전파 전리층을 타고 북한 전역은 물론 만주 벌판과 시베리아까지 전달되는 장점을 이용해 복음을 널리 확장해 온 거다.
특히 주목할 점은 북한 내 많은 주민이 단파와 중파 라디오를 숨겨두고 몰래 이불을 뒤집어쓰고 이 방송을 들을 정도로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했다는 점이다. 방송사 측은 북한 주민들이 극동방송이 송출하는 방송으로 설교와 찬송을 들으면서 과거의 신앙을 새롭게 하거나 방송을 듣는 가운데 새롭게 결신하는 사례를 탈북민의 증언을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런 사실에 고무돼 극동방송은 통일 이후 북한에 복음방송을 세울 인재 양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탈북 청년 등에 북한 선교와 통일 비전을 교육하기 위해 시작한 ‘극동아카데미’에 탈북민 등 MZ 세대가 주목하는 이유다.
극동방송은 70주년을 기해 ‘북방선교’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변화한 미디어 환경에 맞춰 복음 전파 방식을 새롭게 설계하는 전환을 꾀하고 있다. 방송 70주년을 기해 전국 70개 미자립교회 지원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도 단순한 재정 후원이 아니라 공개방송과 성도 참여형 콘텐츠 등 방송 기능을 활용한 맞춤형 지원 모델을 추진하는 데 방점이 있다.
방송사 측은 70주년 감사예배와 함께 부산 콘서트홀에서 기념 대합창제를 시작으로 나라사랑축제와 전도대회, 홈커밍데이 등의 계획을 발표했다. 극동방송이 70주년을 기해 추진하는 다양한 사업과 행사 등은 방송사의 향후 방향성과 직간접적인 연결점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6.25 한국전쟁 직후 폐허나 다름없는 환경에서 ‘북방선교’ 일념으로 걸어온 발자취가 헛되지 않으려면 디지털 미디어로서 콘텐츠 경쟁력 강화와 전파 선교의 외연 확장에만 힘을 쏟아선 안 될 것이다. 한국교회 성도 모두에게 사랑받을 순수 복음방송으로서의 입지를 든든히 세워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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