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지는 최더함 박사(Th.D. 바로선개혁교회 담임목사, 개혁신학포럼 책임전문위원)의 논문 ‘구원론’을 연재합니다.

3. 대속자 그리스도

최더함 박사
최더함 박사

이 말씀은 그리스도의 속죄 사역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줍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자신이 이루어야 할 사역을 분명히 말씀하신 것입니다. 그분은 자신의 생명을 ‘대속물’로 내어 줄 것이라 하신 것입니다. 여기서 ‘대속물’(옛날에는 ‘속전’이라고도 했습니다)의 헬라어는 ‘뤼트론’(ransom)입니다. 이 단어의 동사는 ‘뤼오’(λυω)인데 이는 ‘풀어주다’ ‘해방하다’ ‘속박을 풀다’라는 의미를 갖습니다. 그렇다면 대속물, 즉 ‘속전’의 개념은 무엇인가를 풀어주고 사로잡힌 것을 자유롭게 한다는 뜻을 갖습니다.

이 개념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매우 흡사합니다. 옛날에는 노예를 해방하거나 전쟁 포로를 석방하는 조건으로 지불된 돈을 ‘속전’이라 불렀습니다. 오늘날에는 ‘속전’이란 유괴 상황에 그대로 적용됩니다. 유괴범은 사람을 납치해 인질로 삼고 석방을 조건으로 돈을 요구합니다. 여기서 잠깐 알아볼 것은 ‘속전의 액수를 정하는 사람이 누구인가?’ 하는 것입니다. 이 액수를 정하는 사람은 거래위원회 같은 곳에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노예의 주인이거나 인질을 잡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 사람이 액수를 먼저 정한 다음에 인질이나 노예를 자유롭게 해 주기를 원하는 사람에게 지불할 것인지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 통례입니다.

이런 것을 염두하고 그리스도의 속죄에 대해 이해해야 합니다. 즉 그리스도의 십자가 구속의 의미는 죄인을 자유롭게 해 준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자유는 지금까지의 신학적 입장에서는 속전의 값을 지불한 보상으로 얻은 것으로 이해했습니다. 즉.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들을 애굽에서 구출하시었듯 예수님은 사탄에게 속박된 하나님의 자녀들을 자유롭게 해방하기 위해 속전을 지불하셨다는 것입니다. 사탄은 마치 납치범처럼 하나님의 집에서 하나님의 자녀를 납치해 결박해 놓고 예수님께 값을 지불하라고 요구한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예수님은 속전을 지불하고 하나님의 자녀를 사탄의 손아귀에서 해방시키신 것입니다. 이것이 지금까지의 그리스도의 속죄론의 핵심입니다.

그런데 R.C 스프로울은 이 속죄론에는 부족한 것이 하나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 속죄론은 모든 결말이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으로 종료됩니다. 그것으로 값이 다 계산되었다면 사탄은 자신의 목적을 이룬 것입니다. 만약 이 속죄론이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의 이야기로만 끝나는 것이라면 우리에겐 희망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역전의 명수이십니다. 하나님은 이 죽음을 승리의 사건으로 바꾸어 버리십니다. 사탄은 그리스도를 죽였다고 잠시 좋아했는지 모르지만 사탄이 모르는 것이 있었습니다. 십자가 사건은 사탄의 승리가 아니라 영원한 멸망의 사건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리스도는 십자가상에서 죽고 실패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에 의해 ‘승리자 그리스도’(Christus Victor)가 되어 마침내 사탄을 완전히 정복하신 것입니다. 만약 사탄에게 속전이 지불되었다고 하면 승리는 사탄의 것입니다. 유괴범이 돈을 지불받았다면 유괴범은 소정의 목적을 달성한 것입니다. 과연 사탄이 자신의 목적을 달성한 것입니까? 아닙니다. 우리는 결코 그렇게 말해서는 안됩니다. 사탄은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 행위로 말미암아 철저히 실패하였습니다. 승리자는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하나님은 결코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흘리신 피의 값을 헛되이 사용하시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의 피는 보혈입니다. 보혈의 능력으로 우리의 죗값을 다 계산하시고 그리고 사탄에게 결정적인 패배를 안기고 주의 백성들이 구원을 받을 길을 열어 주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함부로 당신의 피를 흘리지 마셔야 합니다. 동시에 함부로 다른 사람의 피를 흘리도록 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 안에는 주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의 피가 흐르고 있음을 깨닫고 살아야 합니다. (계속)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더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