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문안교회 데이나 로버트 교수
데이나 L. 로버트 교수 ©새문안교회 유튜브

제14회 언더우드 국제심포지엄이 ‘우리의 땅끝은 어디인가?-세계기독교 시대의 지구촌 선교’라는 주제로 27일 서울 종로구 새문안교회(담임 이상학 목사)에서 열렸다. 이날 강연자로 나선 데이나 L. 로버트 박사(보스턴대 공로교수)는 ‘최전방: 땅끝까지’라는 제목으로 첫 번째 강연을 전했다. 로버트 박사는 28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국제심포지엄에서 계속 강연을 이어나간다.

그녀는 첫 번째 강연에서 “호레이스 언더우드 선교사는 1885년 한국으로 왔고 이듬해에 최초 한국 개신교인에게 세례를 줬다. 1887년 새문안교회를 세웠다. 1912년엔 현재의 평택대, 1917년엔 현재의 연세대를 세워 각각 교장과 학장으로 재임했다”며 “언더우드는 당시 젊은 서양인의 한 사람으로서 한국을 향한 세계복음화 운동에 열정적이었다. 당시 세계 기독교인의 80%는 유럽, 아프리카 기독교인은 겨우 8백만 명, 한국 기독교인의 숫자는 약 1200만 명의 인구 중 12만명으로 추산됐었다”고 했다.

이어 “오늘날 우리는 기독교 역사에서 다른 국면으로 진입했다. 기독교는 여러 대륙에 골고루 흩어져 있다. 아프리카 대륙에 가장 많은 수의 기독교인들이 있다. 한국 기독교인구는 전체 인구 중 3분의 1을 차지한다”며 “만일 언더우드가 오늘날의 선교사라면 다른 지역만을 향한 일방통행이 아닌 전 세계적으로 움직이는 상호통행하는 선교사의 모습일 것”이라고 했다.

또 “과거나 오늘이나 미래에 대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적 가치는 동일하다. 오늘날 언더우드가 살아 있다면 그는 무엇을 행할 것인가. 그가 1908년 출간한 ‘한국의 소명’에 나오는 몇 가지 개념을 소개할 것이다. 이를 통해 오늘날 선교의 의미를 탐색할 것”이라며 “이번 강연에서는 전 세계를 향해 경계를 넘어선다는 의미로서의 ‘최전방’이라는 용어를 사용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역사적으로 예수의 제자들은 복음 전도를 위해 경계를 넘어서는 것에 대한 생각을 견지해왔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땅끝’으로 가라고 명령하셨다. 이 단어는 ‘최전방’으로도 번역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빌립은 아프리카로, 마가는 이집트로, 도마는 인도로, 베드로는 로마로, 사도바울은 로마제국 주변의 도시들을 따라 1만 마일을 여행했다. 지중해에서 적어도 세 번 난파했다”며 “땅끝에 대한 정의는 여러 세기에 걸쳐 당대 지식과 선교사의 사회적 위치에 따라 변화했다. 고대 기독교인들에게는 로마제국과 페르시아제국 내에서 복음을 전하는 것이 땅끝을 의미했다. 이후 땅끝은 로마제국의 경계를 넘어 복음 전파로 의미가 변화했다”고 했다.

가령 “5세기 성 패트릭은 영국의 영향권을 넘어 아일랜드의 황야로 가는 복음의 과정을 분명히 썼다. 네스토리우스파 기독교인들은 7세기 실크로드를 따라 중국으로 여행했다”며 “나의 친구 고 크리스티 윌슨 교수는 1952년 아프가니스탄 카불에 첫 번째 교회를 세웠다. 그리고 열방으로 가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성취했다고 믿었다”고했다.

그녀는 “언더우드는 그의 책 ‘한국의 소명’에서 한국은 땅끝, 새로운 최전방이었고 하나님의 섭리 안에 있으며 ‘우리가 이곳에 도착하기 이전에 하나님께서 성령으로 이 땅 곳곳에 일하고 계셨음을 우리는 발견했다’고 했다”며 “따라서 언더우드에게 한국이라는 최전방에 그리스도를 전파하는 것은 단순히 비어있는 자리에 하나님을 채우는 문제가 아니었다. 이미 은혜를 통해 한국에서 활동하시는 하나님을 발견하고, 그곳에서 하나님의 일에 참여하는 문제였다”고 했다.

이어 “선교사들은 1885년의 한국을 땅끝으로 생각했다. 당시 한국에서 기독교 전파는 금지됐고 이를 어기면 사형에 처해졌다. 불과 20년 전인 1866년의 병인박해에서 많은 가톨릭 한국인들이 순교자가 됐다”며 “(그럼에도) 언더우드는 한국이 기독교를 통해 세계적인 영향력을 갖고 기독교적 세계관을 형성할 것이라고 믿었다. 언더우드는 ‘한국의 소명’에서 한국과 세계를 기독교적으로 변혁하라는 선교적 소명을 묘사하며 자신의 희망과 꿈을 제시했다”고 했다.

책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나는 효율적인 부인전도대, 성경을 읽는 자들, 전국 곳곳에서 고통받는 자를 섬기는 여집사들, 그리고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예를 보여주는 자비로운 기관들을 본다.” “나는 기독교 가정, 기독교 마을, 기독교 통치자, 기독교 정부에 대한 비전이 있다...나는 역량 있고 잘 훈련됐으며 철저히 헌신하면서 토착민 사역을 하는 조직화된 교회, 즉 그리스도의 연합되고 비분파적인 교회를 본다.” “나는 이 나라가 중국과 일본으로 강력하고 영향력이 있는 선교를 펼쳐 중국의 편견들과 보수주의를 완화시키며 일본의 신앙을 안정되게 할 것을 본다.” “그리고 이 세 나라는 영원 무궁히 어린양을 찬양하고 만왕의 왕이시며 만유의 주이신 예수를 환호하여 맞이하는 기독교 나라들의 대권에 참여할 것이다.”

데이나 L. 로버트 박사는 “언더우드의 비전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개개인에게 전하는 것과 더불어 기독교적 영향을 통해 교육과 의술, 교회와 여성 지도력 분야에서 한국사회를 근대화하는 것을 모두 포함했다”며 “또 한국이 중국과 일본을 시작으로 세계를 변화시킬 것으로 봤다. 외적 활동을 통해 한국은 아시아와 전 세계를 기독교 국가로 견인할 것이라고 했다”고 했다.

그녀는 “언더우드가 글을 쓸 때는 한국인 대부분이 자국의 언어를 읽을 수 없었고 중국의 영향권 내에 있었으며 러일전쟁을 통해 일본은 한국을 잠식해오고 있었고 1910년 을사조약을 통해 한국을 식민지배하기 시작했다”며 “언더우드는 1907년 9월 17일 네 개 교단들이 함께 모인 조선 예수교장로회 설립모임에서 열린 목사 안수식에서 한국인 목사 7명에게 안수를 줬다. 그 가운데는 최전방인 제주도로 파송받은 이기풍 선교사가 있었다. 언더우드는 이기풍에 대해 ‘16년 전 그는 평양거리에서 나에게 돌을 던졌으나 이제는 그가 한국 장로교회의 목사가 됐다’고 회고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들이 땅끝을 예수 그리스도를 알지 못하는 나라들과 민족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것을 생각한다. 그러나 최전방의 개념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계속 변화한다. 이 개념은 교회가 1920-1950년대 사이 더욱 확장되면서 산업화, 근대화 등 여러 사회적 불안을 포함한 세계 문제를 다루는 것도 포함했다”고 했다.

그녀는 “20세기 중반에 들어서 선교의 최전방을 하나님이 부재하는 세속적 공간들, 즉 젊은 인구로 넘쳐나는 서구의 대학들과 도시지역 같은 곳들도 포함했다. 즉 점령이라는 식민주의적 초점에서 문화적, 민족적, 지리적 중심지의 경계를 넘어선다는 의미로 최전방 개념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가령 “미국은 최대 선교 파송국일 뿐만 아니라 또한 최대의 피선교국이다. 한국 개신교는 미국 애틀란타에서 교회들을 개척한다. 남미 오순절교인들은 대륙을 횡단해 도시와 마을에서 사역을 시작한다. 이주민 선교를 위해 교단은 조직화는 물론, 이주민 노숙자 빈곤층의 사람들을 위해 지역교회와 도시 선교회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협력한다”고 했다.

특히 “북미 도시에서 젊은이들은 적어도 50개 이상의 초교파적 도시운동을 하고 있다. 세속적 도시의 젊은 기독교인들은 교파적 분열에서 벗어나 공동의 예배와 봉사를 갖추고 ‘전 교회가 도시의 평화와 변영을 추구하기 위한 연합, 통전, 지속적 노력으로’ 함께 단결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언더우드는 변방의 나라 조선에 자신이 파송됐다고 믿으면서 그가 정착한 지 25년 만에 한국 기독교인들은 스스로 다른 나라로 선교사들을 파송하기 시작했다. 한국의 기독교 복음이 중국과 일본 모두에 전파될 것이라는 언더우드의 예언은 선교학자들이 주변부로부터의 선교라고 부르는 것의 예가 되고 있다”고 했다.

나아가 “선교는 중심에서 주변부로, 사회 특권층에서 소외계층으로 이어나간다. 즉 주변부에 있는 사람들이 선교의 주체로서 주된 역할을 한다는 개념”이라며 “주변으로부터 생명력이 성장하는 동안 기독교는 전 세계로 나가 겸손을 장착한다. 오늘의 주변부가 내일의 중심이 되는 것이다. 선교는 주변부에 있는 사람들을 주체로 격상하는 것이다. 하나님은 가난하고 힘없고 어리석은 자들을 택하셔서 생명이 충만하도록 이끄신다”라고 했다.

그녀는 “언더우드는 하나님이 이미 한국에 계셨으며 세계 기독교 시대에 선교적 변방은 정복이나 무력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길과 바울의 선교를 내세운다. 그리스도는 자신을 비워 십자가를 지셨고, 바울은 복음 전파를 위해 여러 사람에게 여러 모습이 됐다”며 “특히 캐나다교회협의회는 2021년 개최한 포럼에서 상호 문화성을 위한 원리들을 개발했다. 즉 원주민이 가진 토착 형태의 지혜에 대한 존중, 그리고 관계 형성에서 탈식민지화를 주장했다. 즉 캐나다 원주민을 정복하는 것이 아니라, 식민주의적 과거를 비판하고 회개하며 겸손한 상호성의 태도를 회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끝으로 “최전방의 역설은 교회가 땅끝까지 복음을 신실하게 전달해야 하지만, 이러한 소명은 희생과 겸손의 마음가짐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점이다. 왜냐면 이 세상에 하나님께서 진실로 계시지 않은 땅은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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