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아시아연합교회 이준무 목사 [인터뷰] 아시아연합교회 이준무 목사](https://images.christiandaily.co.kr/data/images/full/101181/image.jpg?w=600)
2008년 경기도 포천시 소흘읍에서 아시아연합교회를 개척한 이준무 목사(67)는 16년 동안 외국인 근로자를 상대로 목회를 하고 있다. 이 교회의 출석 교인 40여 명 가운데 약 90% 이상이 네팔 출신 근로자들이다. 태국, 캄보디아 출신 근로자들도 있다.
이 목사는 매 주일 예배 이후 ‘사비’를 들여 외국인 근로자들이 현지 식재료를 구입하도록 한 후 함께 요리를 해 먹는다. 그는 외국 신자들을 상대로 효과적인 성경 공부를 위해 ‘세르지우 카리에요’가 그린 성경 만화책 ‘액션 바이블’(출판사 생명의말씀사)을 사용한다. 이를 현지 언어로 일일이 번역해 외국 교인들에게 읽도록 한 후 ‘퀴즈’를 풀이하는 방식으로 주일예배 이후 성경 공부를 진행한다.
이 목사는 그가 졸업한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M.div, 이하 합동신대)에서 함께 수학한 동기 소개로 포천 소흘읍에 교회를 개척했다. 당시엔 외국인을 상대로 목회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고 한다. 이 목사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우리교회로 알음알음 찾아오면서, 외국인 전담 목회를 시작하기로 했다”며 “이들은 ‘교회라면 한국생활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찾아왔다고 말했다”고 했다.
내국인들이 취업을 꺼리는 중소제조업 등 이른바 ‘3D 업종’ 산업체가 여럿 분포해 있는 포천시는 ‘코리안 드림’을 쫓아 입국한 외국인 근로자들이 취업차 몰리는 지역 중 하나다. 2021년 기준 포천시 통계 자료에 따르면, 관내 외국인 인구는 16,200명으로 전체 시 인구(14만 9,000명)의 약 13%에 이른다. 이 지역 외국인의 84.7%는 제조업 분야에서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도 태백시 출신인 이 목사는 젊은 시절 공장에서 용접공 등 기술근로자로 일했다. 목회 초창기엔 그런 경험을 되살려 외국인 근로자들이 일터에서 경험하는 고충을 해소하는데 주력했다. 그러나 이 같은 활동이 목회적 관점에서는 열매로 남는 것이 없었다고 그는 고백했다. 제도적 방비로 인해 외국인 근로자의 취약한 노동환경 개선이 감지되기 시작하면서다.
2003년 제정된 ‘외국인 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비전문 외국 인력의 합법적 고용을 허용하는 ‘고용허가제’ 실시로 사업주는 표준계약서 체결, 임금체불보증보험 의무를 부과 받는다. 과거 문제가 됐던 사업주의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임금체불 등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비전문 취업비자(E-9)를 받은 외국인은 입국 날짜로부터 최장 5년 이내, 일부 조건을 충족하면 최대 10년까지 한국에서 체류가 가능하다.
이 목사는 “외국인 신자 중 일부가 돈을 쫓아 다른 지역으로 직장을 옮기거나 본국으로 돌아가려고, 말도 없이 교회를 떠날 때 ‘내가 이들에게 남겨준 것이 무언인가’라는 허무함이 밀려 왔었다”며 “그 때부터 이들에게 영원히 남을 복음의 씨앗을 뿌리기로 목회 방향을 돌렸다”고 했다.
“사람은 반드시 죽고 그 이후에는 심판주이거나 구세주 둘 중 하나의 모습으로 예수님을 만날 것이라고 전합니다.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려면 지금 이 땅에서 나를 위해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믿어야 한다고 강조해요.”
![[인터뷰] 아시아연합교회 이준무 목사 [인터뷰] 아시아연합교회 이준무 목사](https://images.christiandaily.co.kr/data/images/full/101176/image.jpg?w=600)
이준무 목사는 설교 단상에서 종종 마틴 로이드 존스, 박영선 등 저명한 목회자들의 설교를 요약해 외국인 신자들에게 전한다고 했다. 아시아연합교회 집사로 봉직하고 있는 네팔 출신 근로자가 통역을 맡는다. 이 목사는 “진리의 말씀이라면 외국인들도 초롱초롱한 눈빛을 발하며 집중한다”고 했다.
18년 동안 남포교회에서 집사로 임직했다던 이 목사. 그는 당시 담임이었던 박영선 목사의 설교에 매료돼 합동신대에 입학했다. 그러면서 “박영선 목사님에게 ‘당신의 설교를 요약해 단상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전해도 되겠느냐’고 물었다”며 “그러자 박 목사님은 ‘이 목사와 외국인들이 은혜를 받는다면, 내 설교는 곧 당신 설교’라며 흔쾌히 허락하셨다”고 했다.
이준무 목사는 ‘그리스도 안에서 일만 스승이 있으되 아버지는 많지 아니하니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내가 복음으로써 너희를 낳았음이라’(고린도전서 4장 15절)를 목회 철학으로 뽑았다.
그는 “아무리 외국인이라도 사람이기에 ‘담임목사님이 나를 진심으로 사랑하는지’를 마음으로 느낀다”며 “이들을 함께 있는 동안 부모의 마음으로 양육하고, 말없이 우리 교회를 떠난다 해도 축복하고자 노력한다”고 했다.
“저도 제게 복음을 전한 사람, 설교 양육자 등 수많은 스승을 거쳐 여기까지 왔습니다. 지금 외국인 신자들이 믿음이 없을 수 있어요. 그러나 지금은 아닐지라도 나중에 본국으로 돌아가서 다른 크리스천이 그에게 복음의 열매를 맺도록 물을 줄 수 있으니까, 현재 눈에 보이는 열매가 없을지라도, 성실히 외국인 신자들에게 복음의 씨앗을 뿌리고자 합니다. 믿음은 강제가 아니라 자신이 진심으로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