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음주의신약학회 제73회 정기논문발표회
한국복음주의신약학회 제73회 정기논문발표회가 온라인 줌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한국복음주의신약학회 제공

한국복음주의신약학회(최승락 회장)가 최근 제73차 정기논문발표회를 온라인 줌으로 개최했다. 이날 발표회에서 김두석 박사(McMaster University, Phd)가 ‘고린도전서 15장의 상호텍스트성 연구: 문화담화와 이질언어성에 (헤테로글로시아) 대하여’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김 박사는 “묵시적 바울을 연구하는 현대 신학자들 사이에서 바울의 부활과 사후세계 사상의 기원을 발견하기 위해 유대교, 헬레니즘, 영지주의, 이집트, 페르시아 문헌과 바울의 서신을 비교하는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져 왔다”며 “그와 같은 연구들의 성과를 높이 평가하지만, 몇 가지 맹점이 존재한다”고 했다.

이어 “먼저, 기존의 연구들은 바울의 사상이 어떤 특정한 전통(유대주의 혹은 헬레니즘)에서 기인했을 것이라는 전제를 가지고 연구를 시작하며, 둘째로 비교문헌 연구는 바울이 이미 존재하고 있는 문헌의 특정 부분을 인용 혹은 암시했다는 전제로 연구를 진행한다”며 “마지막으로, 특정 문헌과의 비교연구만으로 바울의 부활 사상, 더 나아가 바울의 묵시사상의 기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정을 전제로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러한 전제들은 바울이 특정 문헌을 인용 혹은 암시했을 것이라는 것은 어떻게 증명할 수 있는가. 만약 동일한 표현이나 단어들이 여러 문헌에서 발견된다면 그 중 어떤 문헌을 바울이 인용하며 사용했다고 판단할 수 있는가”라며 “또한 특정전통을 따르는 문헌마저 다양성을 갖고 있다면, 즉 부활사상에 대한 장르적, 규범적 척도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문헌비교연구를 통해 바울 부활 사상의 기원을 찾는 것은 정당성을 가질 수 있는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사실, 1세기 그레코-로만 사회는 다양한 문화, 언어, 그리고 종교가 혼합된 사회였으며, 유대주의와 헬레니즘 역시 서로 영향을 주고받고 있었다. 바울 또한 그 시대의 하나의 소우주로서 바울의 묵시적 사상은 다양한 사회와 문화적 배경 속에서 형성, 발전되어 왔다고 보는 것이 적합하다”며 “더욱이 유대문헌과 헬라 문헌 모두에서 부활에 대한 유사한 기록과 사상을 발견할 수 있으며 또한 각 전통 안에도 통일성과 다양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바울의 부활 사상이 어떤 특정 전통에서 기인한 것이라는 결론은 시대착오적이며 성급한 결론이라 비판할 수 있다”고 했다.

김두석 박사
김두석 박사가 발제를 하고 있다. ©한국복음주의신약학회 제공

그는 “부활과 사후세계에 관한 개념은 오랜 시간을 걸쳐 형성되어 고대사회에서 공유되고 있는 하이퍼텍스트 혹은 문화담화라고 볼 수 있다”며 “이 하이퍼텍스트는 개별 담화의 종교적, 문화적, 그리고 사회적 배경으로 인해 다양성을 나타낸다”고 했다.

이어 “상호텍스트성의 주된 관심은 문헌비교 연구를 통해 바울의 부활사상의 특정 기원을 찾는 것에 있지 않다. 또한, 바울이 어떤 특정 텍스트를 인용 혹은 반향 했을 것이라는 가정위에 서 있지 않다”며 “오히려 고린도전서 15장의 상호텍스트성은 부활에 대해 말하고 있는 바울의 개별담화와 부활이라는 문화담화 사이에 연속성이 존재할 때 발견될 수 있다고 제안한다. 그리고 문화담화는 동일한 주제에 대해 비슷한 언어적 특징과 주제형성을 통해 재구성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박사는 “고린도전서 15장과 제1에녹서 그리고 플라톤의 파이돈의 부활에 관한 부분을 비교분석 하여 죽은 자의 부활, 심판, 두 종류의 몸, 혈과 육의 무능, 그리고 몸의 변화와 같은 유사한 주제형성을 발견하게 된다”며 “이와 같이 여러 텍스트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공통된 주제형성은 문화담화를 밝히는 단서가 되며, 개별텍스트와 문화의 관계 속에서 상호텍스트성을 제안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했다.

특히 “고린도전서 15장이 나타내는 이질언어성은 개별텍스트의 메시지를 분명하게 해 주는데, 본문의 의미와 메시지는 유사한 문화담화를 가지고 있는 다른 본문과의 비교 속에서 분명해지기 때문”이라며 “먼저, 이질언어성은, 바울은 몸의 부활을 명확하게 이야기 하고 있는 반면 제1에녹서와 플라톤의 파이돈은 영혼의 부활을 이야기 한다. 제1에녹서는 의로운 자들의 공동체적 부흥과 회복에 집중하고 있으며, 파이돈에서는 몸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고 했다.

이어 “둘째로 바울이 죽은 자의 부활에 대한 자신의 논지를 그리스도의 부활을 통하여 전개하고 있다”며 “동일한 문화담화를 가지고 있는 제 1에녹서와 플라톤의 파이돈에서는 한 사람의 부활을 통해 모든 사람의 부활을 설명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또한 “담화 속에서 특정 대상과 동일하고 반복적인 패턴은 독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으며, 동사상을 통한 문법적 현저성은 유사한 문화담화를 가지고 있지만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고린도교회 성도들에게 자신의 강조점을 분명하게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부활은 바울에게서만 발견되는 사상 혹은 신학이 아니라, 문화 속에 이미 형성되어 있던 담화”라며 “바울은 자신이 새롭게 경험한 부활에 대한 이해와 이미 존재하고 있던 문화담화의 대화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언어로 표현하였고, 그의 독자들도 그들이 가지고 있던 부활에 대한 이해와 바울의 담화의 대화를 통하여 바울을 이해한다”고 했다.

아울러 “바울은 같은 문화담화를 가지고 있는 다른 텍스트 그리고 심지어 고린도교회 성도들과 차별점을 보이는데, 그 이질성의 중심에는 그리스도가 있다”며 “몸의 부활에 관한 그의 설명도 그리스도의 부활을 중심으로 설명하며, 그리스도와 함께 의미론적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곳에서 문법적 현저성을 보이며 그리스도를 더 부각시킨다. 이를 통해 유추해 볼 수 있는 것은, 바울은 문화적 배경 속에서 부활과 같은 묵시사상에 이미 노출되어 있었지만, 그의 부활사상은 그리스도의 육체부활이라는 새로운 경험과 개념을 통해 수정되고 완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김진옥 박사
김진옥 박사가 발제를 하고 있다. ©한국복음주의신약학회 제공

두 번째로 발제한 김진옥 박사(명지대)는 히브리서 4:12~13에 사용된 말씀의 해석에 대한 고찰’이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김 박사는 “히브리서 기자는 4:12~13에서 살아있는 말씀의 효력을 분석하여 세밀하게 설명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 단락은 이스라엘을 안식으로 인도하는 데 실패하였던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백성들을 다시 하나님의 안식으로 인도할 대제사장 사이를 잇고 있는 중요한 구절”이라며 “현대에 이르러 이 구절에 대한 다양한 연구와 해석이 개진되고, 몇몇 학자들이 히 4:13b 에 대한 다른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은 더욱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R. Eklund 는 이 구절의 균형 있는 해석을 연구하면서 두 개의 로고스가 가진 ‘모호성(ambiguity)’을 즐겁게 생각하였다”며 “이러한 Eklund 의 고백은 이 구절의 해석에서 중요한 지적으로 여겨진다. 전통적인 견해를 따라 히 4:13c의 ‘로고스’를 ‘결산’이나 ‘응답’으로 해석하는 것도 충분히 납득할만한 해석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단어를 ‘말씀’으로 번역했을 때 확보되는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은 계속해서 본문을 재고하도록 학자들을 이끌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히 4:13c를 ‘말씀’으로 번역했을 때 이는 ‘결산’과 ‘말씀’ 두 개의 해석을 모두 지지할 수 있는 언어적 기반을 제공할 수 있다”며 “매우 정교한 문장을 통하여 세밀한 의미전달을 구사하고 있는 히브리서 기자가 이 문장을 통해서 이와 같은 열려진 의미를 전달하려고 했을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본문의 의미를 이탈하지 않고 문맥을 오히려 살릴 수 있는 해석이 될 수 있다면, 히 4:13c의 ‘로고스’를 ‘말씀’으로 번역하여 의미를 넓혀서 이해하는 것도 고려해 볼만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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