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국제부] 과거 영국성공회 사제였던 현직 국회의원이 '동성애' 문제로 영국성공회를 완전 떠났다. 그 자신이 동성애자인데, 최근 세계성공회가 동성애에 대한 전통·성경적 관점을 고수하자 그에 대한 반발로 몸담았던 교단을 떠난 것이다.
英하원 크리스 브라이언트(Chris Bryant) 의원은 최근 트위터를 통해 이와 같은 사실을 밝혔다. 그는 동성결혼에 반대하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표명한 영국성공회를 비난하면서 "동성애에 대한 교회의 입장은 2세기 전 교회가 노예제도를 지지했던 것처럼 평등의 관점에서 잘못된 것으로 비쳐지게 될 것이라 주장했다.
또 크리스 브라이언트 의원은 뉴욕 맨해튼 리디머 장로교회(Redeemer Presbyterian Church) 담임목회자인 팀 켈러 목사의 발언도 언급했다. 과거 팀 켈러 목사는 "많은 교회가 성경에 근거해 동성애를 죄라고 하고 있다"며 "이전에 노예제도를 성경에 근거해 옹호하다가 지금은 입장을 바꾼 것처럼, 동성애에 대한 입장도 바뀔 수 있다"고 했었다.
브라이언트 의원은 팀 켈러 목사의 주장에 대해 "역사는 19세기 '성경이 흑인노예제도를 용인하고 있다'고 주장한 일부 사람들이 당시 큰 논란을 일으켰고, 동의를 받지 못했다는 사실을 가르쳐준다"고 말하고, "대부분 서구 사람들은 노예제가 성경에 철저히 위배되는 것으로 여겨 반대했고 정죄했다"면서 "가톨릭도 아프리카 노예 무역에 대해 반대했다"고 전했다.
BBC와의 인터뷰에서는 "(세계성공회의 이번 결정이) 미국성공회에게 망신을 준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하고, "영국성공회는 동성애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을 취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웨일스의 영국성공회는 이 문제에 대해 더 자유주의적"이라며 "교회지도자들이 성경 속 예수 메시지는 증오·분열이 아니라 평화·이해에 대한 것이란 사실을 읽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편 지난 11일부터 진행되어 온 성공회 세계 관구장(Primate) 회의에 모인 지도자들은 14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성경의 가르침에 따른 성공회 교회의 전통적인 교리는 결혼을 한 남성과 한 여성 사이의 신실하며 평생토록 지속되는 결합으로 보며, 이 자리에 모인 이들 대부분이 이 가르침을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브라이언트 의원은 지난 1987년 목회자로 임명됐지만, 1991년 사임했다. 그는 2010년 하원 국회의사당에서 동성 파트너인 자레드 크래니(Jared Cranney)와 첫 번째로 동성간에 인정된 혼인관계(civil partnership)를 자축하는 행사를 갖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