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속도전, 군공항 이전이 최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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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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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800조원 투자 부지로 광주 군공항 확정...반도체팹 조기 착공 위해 단계적 이전·훈련 기능 분산 해법 주목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산단이 들어설 군공항 부지. ©뉴시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800조원을 투입하는 호남권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입지로 광주 군공항 부지가 최종 확정되면서 공군 제1전투비행단 이전 문제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반도체 산업 특성상 착공 시점과 생산 일정이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만큼, 광주 반도체팹 조성을 위한 군부대 이전 해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등에 따르면 광주 군공항 부지에 대규모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려면 현재 공군 제1전투비행단이 점유하고 있는 826만㎡ 규모의 부지를 비워야 한다. 이는 약 250만 평에 해당한다.

이 부지는 군사시설 보호구역과 비행 안전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민간인 출입은 물론 개발 행위도 제한돼 있다. 국가산업단지로 지정되더라도 전투기 이착륙과 군사훈련이 계속되는 한 초미세 공정이 핵심인 반도체 공장 착공은 사실상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도체 업계 안팎에서는 광주 군공항 이전과 규제 해제가 지연될 경우 투자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이 국가 반도체 패권 경쟁과 맞물린 만큼, 정부와 지자체가 어떤 방식으로 속도를 낼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단계적 이전론, 현실적 대안으로 부상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는 군부대 전체 이전을 기다리지 않고 일부 부지에서 먼저 착공하는 ‘단계적 이전론’이 거론된다. 군공항 전체를 새로운 기지로 완전히 이전하는 방식이 원칙적으로는 가장 명확하지만, 수조원대 사업비와 주민 반발, 행정 절차 등을 고려하면 착공이 수년간 지체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특히 지자체가 먼저 신공항을 건설한 뒤 기존 부지를 넘겨받아 개발하는 현행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는 최소 10년 이상 소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경우 광주 반도체팹 조성 일정이 늦어지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투자 계획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1단계로 탄약고와 일부 지원시설을 이전하고, 2단계로 정비시설을 옮긴 뒤 활주로 일부를 폐쇄하며, 3단계로 비행단 본체를 이전하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이 방식은 군공항 이전이 완전히 마무리되기 전에도 일부 부지에서 반도체 공장을 우선 착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전남대 최영태 명예교수는 “임기 내 군공항 이전을 완료하고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며 “이미 국방부가 매입해 둔 군공항 인근 탄약고 예정 부지 63만 평과 마륵동 탄약고 부지 60여만 평 중 한 곳을 활용해 우선 착공하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기능 소산과 훈련 분산도 대안으로 거론

기능별 분산 배치론도 해법으로 제시되고 있다. 전투기 운용은 다른 공군기지로 옮기고, 정비창과 탄약고, 교육시설 등은 각각 별도 시설이나 기존 기지로 나누어 배치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한 곳에 대규모 군사시설을 새로 조성해야 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병력과 장비, 시설을 한곳에 집중하지 않고 여러 지역으로 분산하는 ‘소산’ 방안도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군사 기능을 분산하면 전력 운용을 유지하면서도 광주 군공항 부지 일부를 먼저 활용할 수 있다는 논리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무안에 새로운 군공항이 건설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현재 광주 군공항의 훈련 수요를 타 공군기지로 신속히 분산하는 방안을 공군과 협의해 착공 시점을 최대한 앞당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회 산업자원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진욱 의원은 “올해 착공해 3년 내 반도체 생산을 시작해야 800조원 투자가 흔들림 없이 진행될 수 있다”며 “비상한 시기인 만큼 군공항 훈련 기능의 신속한 이전이라는 과감한 방안을 실행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해외 훈련기지 이전론도 재부상

지난해부터 제기돼 온 조종사 훈련 기능의 해외 이전론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광주상공회의소는 지난해 대통령실에 조종사 훈련센터의 해외 이전을 건의한 바 있다. 광주 군공항 이착륙 비행의 대부분이 조종사 양성을 위한 훈련비행이라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광주상의는 건의문에서 해외 훈련기지 운영이 국내 소음 갈등을 근본적으로 줄일 수 있고, 전시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조종사 양성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김성걸 전 국방연구소 연구원도 지난해 8월 ‘광주 군공항 이전, 해법을 말하다’ TV 토론회에서 훈련 기능만 해외 기지로 이전하는 분리 모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주민 수용성을 높일 수 있고, 해외 공군기지 공동 활용은 이미 여러 국가에서 운영 중인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노병균 전 공군 교육사령관은 해외 훈련을 통해 국제 협력과 연합훈련을 확대할 수 있다고 봤다. 또 기지 건설과 운영 과정에서 국산 항공기와 정비 기술 수출 등 방위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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