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에서 북한인권법 재승인을 위한 법안이 3년 만에 다시 발의됐다. 2022년 만료 이후 4년째 답보 상태에 놓인 북한인권법이 이번 회기에서 재승인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팀 케인 민주당 상원의원과 댄 설리번 공화당 상원의원은 25일(현지시간) 북한인권법 재승인 법안을 공동 발의했다고 밝혔다. 미 상원에서 관련 법안이 발의된 것은 2023년 3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에는 상원의원이었던 마코 루비오 현 국무장관이 법안을 주도했지만, 최종 가결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후 북한인권법은 의회 문턱을 넘지 못한 채 사실상 실효 상태가 이어져 왔다.
북한인권법은 2004년 한시법으로 처음 제정됐다. 이후 2008년과 2012년, 2018년 만료 시점마다 연장됐으나, 2022년 9월 30일 만료된 뒤에는 재승인안이 의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지난 회기였던 2024년에는 하원에서 재승인안이 가결됐지만 상원을 넘지 못했다.
◈ 2030년까지 인도적 지원·민주주의 프로그램 재승인
이번 법안은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민주주의 지원 프로그램 등을 2030년까지 재승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북한 주민의 정보 접근과 기본적 자유 증진을 위한 기존 지원 체계를 유지·확대하겠다는 취지다.
법안에는 탈북민 강제북송에 책임이 있는 중국과 러시아 관리들에게 제재를 부과하도록 2016년 제정된 북한제재법을 개정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또 북한인권특사 자리가 공석일 경우 행정부가 의회에 관련 상황을 보고하도록 의무화했다. 보고에는 해당 직책을 채우기 위해 취한 조치가 포함된다.
아울러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 실제 전달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장애 요인을 의회에 보고하도록 하는 조항도 담겼다. 여기에는 북한 당국의 지원 전용, 기존 제재, 외국 정부의 방해 등이 포함될 수 있다.
◈ 케인 “북한 주민 탄압 멈추도록 계속 압박해야”
케인 의원은 법안 발의와 관련해 “중국이 더욱 대담해지는 상황에서 미국은 독재자들에 맞서고 가장 기본적인 자유마저 부정당하는 이들을 보호해야 할 책임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고 밝혔다.
그는 “김정은 정권은 수십 년간 북한 주민들을 상대로 심각한 인권유린을 자행해 왔다”며 “미국은 북한이 자국민 탄압을 멈추도록 계속 압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리번 의원도 “자유와 기회는 미국의 기본 원칙”이라며 “독재정권에 맞서 북한 주민들을 지원하기 위한 우리의 지속적인 노력은 한반도의 안정과 안보를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법안은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이 함께 발의했다는 점에서 초당적 추진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과거에도 유사한 재승인안이 상원 문턱을 넘지 못한 만큼, 실제 통과 여부는 향후 상임위원회 논의와 본회의 일정에 달려 있다.
◈ 하원에서도 재승인안 추진 중
하원에서는 영 김 공화당 하원의원이 지난해 11월 북한인권법 재승인안을 발의해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상원에서도 법안이 다시 발의되면서 양원 차원의 논의가 재개될 가능성이 커졌다.
북한인권법은 미국의 대북 인권정책을 뒷받침해 온 핵심 법률로 평가된다. 법안에는 북한 주민에 대한 정보 유입 확대, 탈북민 보호, 인도적 지원, 민주주의 증진 프로그램 등이 포함돼 왔다.
이번 재승인 법안이 통과될 경우 미국의 북한 인권정책은 2030년까지 법적 기반을 다시 확보하게 된다. 장기간 교착 상태에 머물러 온 북한인권법 재승인 논의가 이번에는 실제 입법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