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을 하루 앞두고 “핵보유국 지위는 절대 불퇴의 한계선”이라고 밝히며 비핵화 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북중 관계 강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핵 문제는 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7일 노동신문 담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지난달 미중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목표를 재확인했다는 미국 측 주장을 “완전한 날조”라고 반박했다. 그는 “비핵화는 미국 관리들의 희망일 뿐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담화가 미국을 겨냥한 형식을 취했지만, 실제로는 시 주석 방북을 앞둔 중국을 향한 메시지 성격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북중 정상회담에서도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는 논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점을 사전에 못 박았다는 것이다.
◈ 시진핑 방북 앞두고 핵보유국 지위 강조
김 부부장은 북한의 핵무력을 국가주권과 국가방위의 핵심 역량으로 규정하며 핵전쟁 억제력 강화 노선은 되돌릴 수 없는 결론이라고 주장했다. 핵 문제를 외교 협상이 아닌 체제의 근본 문제로 규정한 셈이다.
특히 미국은 미중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 목표가 논의됐다고 밝혔지만 중국은 별도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공개 반박에 나선 것은 시 주석에게도 비핵화 압박을 거론하지 말라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 미국 반박 형식 속 중국 향한 메시지
북한은 중국과의 관계 개선은 원하지만, 비핵화 문제를 연계하는 것은 경계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 부부장의 담화는 북중 협력 확대와 별개로 핵보유국 지위는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중국에 핵보유국 지위를 공식 인정하라고 요구하기보다는 사실상 묵인하라는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중 정상회담에서도 북한은 자신을 비핵화 대상이 아닌 전략적 파트너로 다뤄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 전문가들 “중국 압박 성격 강해”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의 반응이 중국을 향한 심리적 압박 성격을 띤다고 평가했다. 그는 북러 밀착과 핵능력 강화로 북한이 과거보다 자신감을 갖게 된 점도 배경으로 꼽았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역시 김여정 부부장이 시진핑 방북 직전에 담화를 낸 것은 중국을 겨냥한 직접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핵보유국 지위를 기정사실화하며 북중 정상회담의 의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설명이다.
북한은 이번 담화를 통해 북중 관계 강화와 별개로 핵 문제는 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