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흐름으로 이해하는 로마서

도서 「흐름으로 이해하는 로마서」

‘성경 중의 성경’, ‘성경의 다이아몬드’라 불리며 기독교 신앙의 핵심 진리를 담고 있는 위대한 서신 로마서. 그러나 역설적으로 로마서는 가장 많이 인용되면서도 가장 자주 ‘단편적으로’ 읽혀 온 책이기도 하다. 특정 교리를 뒷받침하기 위해 한두 구절씩 발췌되어 소비되는 동안, 로마서 전체를 관통하는 바울의 치밀한 논리와 복음의 거대한 흐름은 가려지기 일쑤였다.

신간 『흐름으로 이해하는 로마서』는 바로 이 맹점을 짚어내며, 본문이 요구하는 논리적 연결과 ‘흐름’을 따라 복음의 진수를 통전적으로 엮어내는 탁월한 안내서다.

부분이 아닌 ‘흐름’으로 읽는 하나님의 의(義)

책은 유대인이나 이방인이나 할 것 없이 모든 인간이 죄의 노예로 전락해 스스로를 구원할 능력을 잃어버린 ‘절망적 어두움’에서 출발한다. 율법은 이 질곡을 깨닫게 해줄 뿐 벗어나게 할 힘이 없다. 저자는 이 캄캄한 배경 위에서 ‘하나님의 의’가 어떻게 나타나며, ‘믿음’이라는 동력 전달 장치를 통해 어떻게 모든 믿는 자에게 차별 없이 작동하는지를 본문의 접속사와 논리를 따라 세밀하게 추적한다.

나의 공적이 아닌, 스스로를 몸값으로 내어주신 예수 그리스도를 신뢰함으로 얻는 ‘의롭다 여겨짐’의 은혜가 어떻게 율법의 시대를 넘어 우리에게 주어졌는지 명쾌하게 풀어낸다.

칭의와 성화: 입자이면서 파동인 빛처럼

"구원 안에는 우리를 ‘의롭게 여겨 주심(칭의)’과 실제로 ‘의롭게 변화시키심(성화)’이 모두 들어있다. 마치 물리학적으로 빛이 입자이면서 동시에 파동인 것처럼..."

이 책의 가장 빛나는 통찰 중 하나는 ‘칭의(믿음으로 의롭다 여겨짐)’와 ‘성화(믿음으로 의롭게 변화됨)’가 결코 분리될 수 없음을 선명하게 밝힌 대목이다.

저자는 성화란 내가 하나님의 선물에 보답하기 위해 종교적, 도덕적 의로움을 스스로 닦아나가는 것이 아니라고 단언한다. 그럴수록 ‘하나님의 의’는 퇴색하고 ‘자기 의’만 남기 때문이다. 성화의 참된 본질은 내 의지력이나 금욕주의가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 ‘머묾’을 통해 ‘되어 감’”에 있음을 깊이 있게 설명한다.

악을 선으로 이기는 새로운 지혜

육신의 지배로부터 우리 몸을 탈환하는 것은 오직 성령의 능력과 그리스도를 사랑하는 믿음으로써만 가능하다. 나아가 저자는 이러한 복음의 생명력이 성도의 실제 삶에서 어떻게 작동해야 하는지 보여준다.

악인들을 향해 똑같이 분노하고 갚아주는 것은 결국 악을 흉내 내는 ‘반동적 악(counter-evil)’에 불과하다. 복음 안에서 의롭다 인정받은 성도는 “악은 궁극적으로 선을 통해서만 극복된다”는 새로운 지혜를 가지고 살아가는 존재임을 일깨워 준다.

『흐름으로 이해하는 로마서』는 로마서를 처음 체계적으로 읽고자 하는 평신도부터, 본문의 뼈대를 세우려는 신학생, 복음의 본래 의미를 선명하게 선포하기 원하는 목회자까지 모두를 만족시킬 만한 책이다. 파편화된 성경 지식을 넘어, 삶을 변화시키는 복음의 강력한 생명력을 경험하고 싶은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이 든든한 길잡이를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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