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 임금 합의안 가결 유력… 커지는 글로벌 신뢰도 타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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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이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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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파업 고비 넘겼으나 AI 반도체 맞춤형 생산 차질 불안감 여전 빅테크 고객사 이탈 가능성 제기
삼성전자 노사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찬반 투표 시작일인 22일 점심시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 앞에서 직원들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삼성전자 노동조합의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 통과가 유력해지면서 당장의 총파업 사태는 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반도체 공급망의 대외 신뢰도에 적지 않은 타격이 발생하며 삼성전자를 향한 빅테크 고객사들의 불안감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26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과 초기업노조 등 삼성전자 노조는 오는 27일 오전 10시까지 조합원을 대상으로 2026년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업계는 전체 조합원 중 메모리사업부 소속 직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해당 합의안이 무난하게 가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합의안이 원안대로 통과될 경우 메모리사업부 직원들은 1인당 6억 원 규모의 막대한 성과급을 받게 된다.

합의안이 가결되면 삼성전자는 그동안 산업계를 긴장시켰던 총파업이라는 최악의 위기를 넘기게 된다. 그러나 사상 초유의 파업 리스크를 지켜본 글로벌 반도체 업계 내부에서는 이번 사태가 삼성전자의 글로벌 대외 신뢰도에 무거운 짐을 얹었다는 냉정한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HBM4 등 AI 반도체 맞춤형 생산 필수 빅테크 고객사 공급망 불안 고조

현재 폭발적으로 성장 중인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서는 안정적인 생산 라인 가동과 차질 없는 공급 능력이 기업의 생존을 결정짓는 핵심 경쟁력이다. 특히 빅테크 고객사들이 요구하는 설계에 맞춰 완벽한 맞춤형 생산을 진행해야 하므로 제조사와 고객사 간의 굳건한 신뢰가 필수적이다.

올해부터 본격적인 개화기를 맞이한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는 기존 HBM 시리즈와 달리 근본적인 구조에서부터 맞춤형 설계가 요구된다. 이는 칩 생산 과정 전반에 걸쳐 고객사와의 긴밀한 협업이 지속되어야 함을 뜻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삼성전자 내부의 불안정한 노사 관계와 전사적 동의를 얻지 못한 성과급 체계를 심각한 잠재적 리스크로 판단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삼성전자 내부의 갈등 불씨는 여전히 꺼지지 않았다. 현재 비메모리 사업부와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합의안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거세게 일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일부 주주들은 임시주주총회 소집 요건인 지분 1.5%를 확보해 경영진에 임시 주총 소집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단체협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강력한 법적 대응까지 병행하며 안팎으로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

삼성전자 노조 리스크 글로벌 반도체 업계 확산 파운드리 1위 TSMC도 동요

앞서 성과급을 둘러싼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격화되자 주요 빅테크 고객사들은 즉각 공급 차질 규모와 향후 대응 방안을 문의하며 민감하게 반응했다. 일부 빅테크는 실제 총파업이 발생할 경우 파업 기간 중 생산된 반도체 칩은 품질 저하를 이유로 납품받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까지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빅테크 기업들이 반도체 공급 안정성을 얼마나 엄중하게 다루고 있는지를 방증한다.

이번 삼성전자 성과급 사태를 계기로 글로벌 반도체 업계 전반에서는 노조 리스크 보유 여부가 향후 공급망 형성의 핵심 판단 기준으로 고착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같은 파장은 이미 경쟁사로도 번지고 있다. 글로벌 파운드리 1위 기업인 대만의 TSMC 내부에서도 최근 성과급 삭감설이 돌면서 일부 직원들이 삼성전자의 사례를 언급하며 파업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삼성전자의 생산 라인에 공급 불안 요인이 잔존할 경우 빅테크 고객사들은 언제든 구매선을 노조 리스크가 없는 타 기업으로 돌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예측 가능하고 투명한 성과급 제도를 운영해야만 글로벌 시장의 불안 요소를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압도적인 기술력과 생산 능력이 시장을 지배했다면 이제는 공급망 안정성과 노조 리스크 관리 능력이 기업의 명운을 가르는 시대가 되었다"고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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