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작가들의 말말말>

도서 「몽당연필」

일제 강점기의 국민학교에 다니던 나의 필갑(필통)에는 언제나 몽당연필이 가득했다. 그 시대의 가난 때문이기도 했으나, 몽당연필이라도 손에 더 이상 잡히지 않을 때까지 깎고 깎아서 사용하던 것이 습관이 되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월말고사나 중간고사 또는 기말고사 때 다른 학생들은 새 연필을 몇 자루씩 날카롭게 깎아서 책상 위에 내놓고 시험을 치르곤 했는데, 나는 필갑에 가득 들어 있는 몽당연필을 뾰족하게 깎아서 시험 답안지를 썼다. 시험 감독을 하는 일본인 교사가 내 곁에 와서 보고는 “호카노 엔삐츠와 나인다카?”(다른 연필은 없느냐?)라고 묻고, 다음 시간에는 자기가 쓰던 연필을 갖다주었던 기억도 생생하다. 몽당연필로 평소에 필기도 하고 다른 모든 시험도 치렀지만, 나는 언제나 자랑스러운 우등생이었다. 구약 성서(시 90:10)가 말하는 강건한 나이(80세)를 훨씬 넘고 아흔(90)을 바라보며 인생의 해 질 무렵을 사는 나는, 마땅히 생각할 그 이상의 생각을 품지 않고(롬 12:3) 분수에 맞게 누군가의 손에 잡히기를, 몽당연필로 여생을 보내기를 염원하고 있다.

주진경 – 몽당연필

도서 「전도서, 그리스도 중심 성경 읽기」

하나님의 집은 비록 때때로 그분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인간의 오용 때문에 결함을 드러내지만, 여전히 우리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의 임재를 상징한다. 하나님이 우리 동네에 집을 마련하셨다는 사실은, 해 아래서 온갖 소란이 난무하는 세상에서도 우리가 교회에 가야 하는 강력한 이유가 된다. 그래서 솔로몬은 하나님과 그분의 집이 동일하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우리도 분명히 해야 한다). 더 나아가 비일비재한 악의 한가운데서도, 전도자는 하나님이 자기 백성에게 하나님을 즐거워하며 살게 하는 힘을 소유하고 계심을 강조하고자 한다. 하나님은 우리가 사는 모든 날 동안 우리를 그분 곁에 즐겁게 ‘사로잡아’ 두시기 위해 이 ‘악들’ 속으로 친밀하게 들어오신다(전 5:19, 20; 6:2). 요약하면, 하나님은 단지 그분의 집에서 우리를 만나시는 게 아니라 그분의 세상에서도 우리를 만나신다.

잭 애스와인 - 전도서, 그리스도 중심 성경읽기

도서 「착하게 살다 지친 당신에게」

‘내가’ 구원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예수님을 보내주신 것이다. 우리는 이것을 사랑이자 은혜라고 부른다. 하나님의 사랑은 선물이다. 우리의 사랑은 이미 ‘받은’ 사랑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사랑을 살아내기 위해서는 연습이 필요하다. 사랑의 훈련은 대가가 아니라 사랑의 응답이다. 십자가에서 예수님이 이루신 일을 진심으로 깨닫고 붙잡는 순간, 죄책감과 수치심에서 해방된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주님을 기쁘시게 하고 싶다’라는 마음이 일어난다. 하지만 그 순종은 억지로 떠안은 의무가 아니다. 은혜를 경험한 사람에게 순종은 짐이 아니라 기쁨이고, 강요가 아니라 자유로운 반응이다. 사랑은 내 것을 채우는 일이 아니라 내 것을 비워주는 일이다. 세상은 더 많이 가지는 것을 성공이라 말하지만, 하나님은 더 많이 내어주는 것이 사랑이라고 말씀하신다.

안세진 - 착하게 살다 지친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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