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기독교 학살 사건…풀라니 목동 9명 재판, 국제사회 압박 속 수사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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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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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국제사회 주목 속 ‘예르와타 학살 사건’ 재판 시작
나이지리아 미예티 알라 소 사육자 협회(Miyetti Allah Cattle Breeders Association of Nigeria) 나사라와 주 지부장인 아르도 라왈 모하메드 도노(Ardo Lawal Mohammed Dono)의 모습. ©Franc Utoo, for Truth Nigeria

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나이지리아 베누에주 예르와타(Yelwata)에서 발생한 기독교인 집단 학살 사건과 관련해 풀라니(Fulani) 목동 지도자 9명이 재판에 넘겨졌다고 4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번 사건은 수백 명의 기독교인이 희생된 대규모 공격과 관련된 드문 기소 사례로 평가되며, 미국 정부가 나이지리아의 종교 박해 문제 대응을 위한 양자 협정을 검토하는 상황과 맞물려 국제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지 매체 사하라 리포터스(Sahara Reporters)에 따르면 풀라니 목동 단체 ‘미예티 알라 소 사육자 협회(Miyetti Allah Cattle Breeders Association of Nigeria)’ 나사라와주 지부장 아르도 라왈 모하메드 도노(Ardo Lawal Mohammed Dono)를 포함한 9명이 테러 관련 혐의 등 총 57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2025년 6월 13일부터 14일까지 베누에주 구마(Guma) 지역 예르와타에서 발생한 대규모 공격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사건은 200명 이상의 기독교인이 숨진 것으로 알려지며 나이지리아 전역에서 큰 충격을 불러일으켰다.

“자금 모금·무장 공격 조직”…테러 지원 혐의 적용

현지 검찰에 따르면 피고인들은 예르와타 공격을 위해 자금과 무기를 제공하고 공격 조직을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도노는 테러 행위를 지시하고 재정적 지원을 제공한 핵심 인물로 지목됐다.

프리미엄 타임스(Premium Times)는 도노가 다른 피고인 중 한 명인 무하마두 사이두 아르도(Muhammadu Saidu Ardo) 등에게서 자금을 모아 공격을 준비하도록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검찰은 또 다른 피고인 하룬나 압둘라히(Haruna Abdullahi)가 풀라니 지도자의 거주지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해 공격 계획을 논의했으며, 공격에 사용할 무기와 자금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수사 당국은 이들이 나사라와, 콰라, 타라바 등 여러 지역에서 무장 인원을 모집하고 공격을 조직했다고 밝혔다. 일부 피고인은 AK-47 소총을 포함한 무기를 준비하고 공격대 파견을 조율한 혐의도 받고 있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이번 사건이 2022년 제정된 테러방지법과 총기 관련 법률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예르와타 기독교 학살 사건…수백 명 희생

CDI는 예르와타 공격이 지난 2025년 6월 13일 밤 시작됐다고 밝혔다. 국제 기독교 인권 단체 크리스천 솔리대리티 월드와이드(CSW)는 무장 공격자들이 처음에는 국내 실향민 400여 명이 머물던 선교 시설을 공격했지만 군 병력에 의해 저지됐다고 밝혔다.

이후 공격자들은 예르와타 중앙시장으로 이동해 건물에 불을 지르고 주민들을 공격했다. 보고에 따르면 일부 피해자들은 집 안에 갇힌 채 불에 타 숨졌으며 시신 훼손 사례도 확인됐다.

공격 당시 가해자들은 “알라후 아크바르(Allahu Akbar)”라는 구호를 외쳤다는 증언도 나왔다. 해당 공격은 사건 발생 전 수일 동안 이어진 테러 폭력 이후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사건 수사를 강화하기 위해 올해 2월 집단 매장지에서 약 105구의 시신을 발굴해 법의학 분석을 진행했다.

보안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단순한 농민과 목동 간 충돌이 아니라 조직적인 공격의 일부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미국 의회 “나이지리아 기독교 박해 대응 필요”

CDI는 이번 재판은 미국 정부가 나이지리아와 종교 박해 대응을 위한 양자 협정을 검토하는 상황과 맞물려 주목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의회에서는 라일리 무어(Riley Moore) 의원 등이 참여한 보고서를 통해 나이지리아에서 기독교 박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적 협력 필요성이 제기됐다.

보고서는 나이지리아 정부가 폭력 사태를 끝내기 위한 정치적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하며 풀라니 무장 세력의 무장 해제, 강제로 점유된 농지에서 목동 세력 철수, 보안군의 공격 대응 강화, 북부 지역의 샤리아 법 폐지 등의 조치가 제안됐다.

또 미국 정부가 제재, 외교 압박, 비자 제한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해 나이지리아 정부의 대응을 촉구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기독교 박해 통계…전 세계 희생자의 72%가 나이지리아

국제 기독교 단체 오픈도어즈(Open Doors)의 ‘2026 세계 기독교 박해 보고서(World Watch List)’에 따르면 2024년 10월부터 2025년 9월까지 전 세계에서 신앙 때문에 살해된 기독교인 4,849명 가운데 3,490명이 나이지리아에서 발생했다. 이는 전체 희생자의 약 72%에 해당하는 수치다. 보고서는 나이지리아가 기독교인이 신앙 생활을 하기 어려운 국가 순위에서 7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나이지리아에서는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 보코하람(Boko Haram)과 서아프리카 이슬람국가(ISWAP) 등도 활동하고 있으며, 일부 풀라니 무장 세력 역시 기독교 공동체를 공격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말리에서 시작된 알카에다 연계 조직과 관련된 새로운 무장 세력 ‘라쿠라와(Lakurawa)’도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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