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국내 최초의 민영교도소인 소망교도소에 대한 법무부 감사 과정에서 위법한 직무집행이 있었다고 판단하며 국가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이에 따라 국가가 소망교도소 전 소장에게 1억 5천만 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9민사부는 심동섭 전 소망교도소장이 국가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대한민국이 원고에게 1억 5천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이번 판결은 민영교도소 운영과 감독을 둘러싼 법적 쟁점을 본격적으로 다룬 판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반복 감사 경위 살핀 법원…“3차 감사, 중복성 인정”
판결문에 따르면, 심 전 소장은 법무부와 소망교도소 운영 주체 간 체결된 위탁계약에 따라 설치·운영된 소망교도소의 소장으로 재직했다. 소망교도소는 정부가 예산 범위 내에서 운영비를 지급하는 구조로, 계약에는 운영비 집행과 시설 운영, 관리·감독에 관한 규정이 포함돼 있다.
재판부는 법무부가 소망교도소를 상대로 1차와 2차 감사를 진행한 뒤, 다시 3차 감사를 실시한 경위를 집중적으로 살폈다. 그 결과, 문제 된 3차 감사는 앞선 감사들과 실질적으로 중복되는 내용과 범위를 갖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공공감사 관련 법령과 감사의 일반 원칙을 근거로, 이미 감사가 완료된 사안에 대해 특별한 사정 없이 감사를 반복하는 행위는 감사 중복을 제한하려는 제도의 취지에 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징계·해임 이후 형사 절차까지…정신적 손해 배상 인정
법원은 감사 이후 이어진 징계와 해임 절차도 함께 검토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심 전 소장은 소망교도소로부터 감봉 처분을 받은 뒤 해임됐고, 이후 형사 절차에까지 회부됐다. 다만 해당 형사 사건에서는 이후 무죄가 확정됐다는 점도 판결문에 명시됐다.
재판부는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원고가 상당한 불이익과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국가의 위법한 직무집행과 원고가 입은 손해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보았다.
다만 법원은 원고가 주장한 손해 전부를 그대로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급여 미지급 등 재산적 손해 부분에 대해서는 손해 발생과 범위에 대한 입증이 충분하지 않다고 보고, 손해배상액을 1억 5천만 원으로 제한했다.
공무원 개인 책임은 부정…“고의·중과실 인정 어려워”
심 전 소장은 당시 감사와 징계에 관여한 법무부 관계자들에 대해서도 개인적인 손해배상 책임을 물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국가의 배상 책임은 인정하면서도, 관련 공무원 개인에게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었다고 볼 만한 증거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공무원 개인에 대한 청구는 기각됐고, 소송비용은 원고와 피고가 일부씩 나눠 부담하도록 정해졌다.
민영교도소 운영·감독 쟁점 다시 부각
이번 판결은 민영교도소에 대한 국가의 감독 권한 행사와 감사 절차의 한계를 둘러싼 법적 기준을 다시 한 번 드러낸 사례로 평가된다. 소망교도소는 국내 최초로 도입된 민영교도소로, 공공성과 민간 운영이 결합된 특수한 구조를 갖고 있다.
심동섭 전 소장은 법무법인 로고스 변호사, 애드보켓코리아 총재를 지냈으며 신학박사로서 사단법인 한국가족보건협회 이사장을 역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