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확산에 채용 시장 구조 변화 가속… 정규직 채용 축소·‘대잔류’ 현상 뚜렷

진학사 캐치 ‘2026 채용 트렌드 리포트’ 분석… 청년 일자리 감소와 경력 경로 재편 우려

산업 전반에 인공지능(AI) 도입이 본격화되면서 채용 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분명해지고 있다. 기업들은 경기 불확실성과 기술 전환 부담을 동시에 고려하며 채용에 한층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이러한 흐름이 단기적 조정이 아닌 중장기적 구조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채용 플랫폼 진학사 캐치가 발표한 ‘2026 채용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대기업 정규직 신입 채용 공고는 전년 대비 43% 감소했고, 경력직 채용 공고 역시 41% 줄었다. 노동시장 내 이동성이 둔화되는 이른바 ‘대잔류(Great Stay)’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이는 경기 침체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와 함께 AI 확산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됐다.

◈AI 도입, 기업 채용 판단 더 신중하게 만들어

진학사 캐치는 보고서를 통해 “AI는 기술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과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며, 기업의 채용 결정을 더욱 신중하게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상당수 기업이 신규 인력 충원보다는 기존 인력의 재교육과 재배치를 통해 AI 전환에 대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기조는 업종별 채용 통계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IT·통신 업종의 정규직 신입 채용 공고는 2024년 899건에서 지난해 293건으로 606건 줄어들며, 감소율이 67%에 달했다. AI 도입 이후 신규 채용보다 내부 인력의 역량 전환에 집중한 결과로 풀이된다.

◈전 산업군으로 확산되는 정규직 채용 감소

IT·통신 업종에 이어 건설·토목 분야의 정규직 신입 채용 공고는 53% 감소했고, 판매·유통은 44%, 서비스 업종은 38%, 제조·생산 분야는 3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AI 확산의 영향이 특정 산업에 국한되지 않고 전 산업군으로 확산되면서 채용 시장 전반을 압박하고 있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기업들이 기존 인력 규모를 최대한 유지하려는 전략을 택하고 있는 만큼, 채용 감소가 일시적 위축에 그치지 않고 구조적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역시 정규직 채용 규모가 추가로 축소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청년 일자리 감소, AI 노출 높은 업종에 집중

AI 확산은 특히 청년층 고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은행의 ‘AI 확산과 청년고용 위축’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부터 최근 3년간 청년층 일자리는 21만1000개 감소했으며, 이 가운데 20만8000개가 AI 노출도가 높은 업종에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챗GPT 출시 이후 컴퓨터 프로그래밍·시스템 통합 및 관리업, 출판업, 전문 서비스업, 정보 서비스업 등에서는 청년 고용이 각각 11.2%, 20.4%, 8.8%, 23.8% 감소했다. 한국은행은 저연차 근로자일수록 AI로 대체 가능한 업무 비중이 높아 청년층 일자리가 우선적으로 줄어드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력 경로 재편과 소득 격차 확대 가능성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 경우 청년층의 경력 개발 경로가 근본적으로 재편되고, 소득 격차 확대 등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도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AI가 단순·반복 업무를 빠르게 대체하면서 전통적인 신입 사원 중심의 경력 축적 구조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조사역은 “AI를 보완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스타트업과 신산업 분야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청년층이 AI 확산 환경 속에서도 새로운 산업 기회를 찾고 안정적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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