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은 우리 경제가 소비 회복을 중심으로 완만한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8일 발표했다. 금리 인하와 정부의 2차 소비쿠폰 지급 등이 맞물리며 소비 관련 지표가 개선되고 있지만, 건설업 부진과 통상 불확실성이 성장 회복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KDI는 12월 경제동향에서 "건설업 부진이 지속되지만 소비 중심의 경기 개선세가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부터 부정적인 경기 평가를 이어왔지만, 9월 이후 추경 효과 반영으로 평가가 점차 완화되며 최근에는 ‘완만한 경기 개선세 유지’라는 진단을 제시했다.
KDI는 "소비는 금리 인하 효과와 정부 지원 정책으로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고, 이에 연관된 고용도 부진이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9~10월 전산업생산은 평균 1.6% 증가했으며, 서비스업 생산이 증가세를 견인했다. 반면 건설업 생산은 전년 대비 14.2% 감소했고, 자동차·기계장비 등도 부진했다.
소매판매는 금리 하락과 지역화폐 할인 등의 영향으로 9~10월 평균 1.3% 증가했다. 숙박·음식점업과 여가 관련 산업도 증가세를 보였다. 설비투자는 운송장비 호조로 9~10월 평균 4.2% 증가했고, 11월 수출은 반도체 수요에 힘입어 8.4% 늘었다. 다만 KDI는 반도체 가격 급등에 따른 일시적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KDI는 한미 관세 문제와 관련해 미국 연방대법원 판결이 남아 있는 등 통상 환경 불확실성이 지속된다고 전망했다. 물가는 공급 요인으로 높은 수준이지만 기조적인 상승세는 안정적이며, 환율 변동폭도 확대됐다고 밝혔다.
KDI는 "소비자심리지수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만큼 소비 개선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단기 등락 가능성을 언급했다.